대검찰청 공안부는 외부세력들이 쌍용차 평택공장 복지동에 별도의 사무실을 설치하고, 쌍용차 공동투쟁본부 군사위원회 체제구축을 시도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외부세력 사무실에는 '주한미군 철수'라는 현판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민중교육', '민족자주화운동론',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한국노동자계급론', '해방조선Ⅱ' 등 이념서적 70점도 발견됐다.
특히 검찰은 "외부세력 외에는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한모씨 등 핵심 간부 4~5명만 이 사무실에 출입할 수 있었다"며 "외부세력들이 내부연락용 핸드폰을 만들어 경찰과 사측의 동향을 수집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등 쌍용차 노조집행부와 협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외부세력 가운데 신원이 알려진 A씨는 6월부터 쌍용차 평택공장에 상주하며 화염병 제조, 새총 발사, 바리케이드 설치 등 극렬투쟁의 실무적 측면을 진두 지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1989년 노동자 이적단체 '안양민주노동자회일동'을 구성․가입했으며, 2001년에는 대우자동차 공동투쟁본부 투쟁국장으로 유사한 점거농성을 벌인 경력도 있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외부세력인 B씨도 1991년 국가보안법상의 이적활동을 한 경력이 있다"며 "B씨는 A씨와 PD계열 운동권단체에서 함께 활동했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노조사무실에서 '군사학' 교과서가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이번 쌍용차 노조의 투쟁이 순수한 노동운동 차원을 벗어나 군대조직을 모방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쌍용차 사태에 외부세력이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에 대해 집중 수사하면서 쌍용차 노조 운영 현황, 과격시위기구 제작 경위 및 배경 등도 살펴볼 예정이다.
현재 검찰은 다연발 사제총 2개, 화염병 1539개, 쇠파이프 1000개, 가스총 4개, 표창 37개, 죽봉 19개 등 무기류 2694점과 컴퓨터 15대 등을 압수했으며, 쌀 720㎏, 컵라면 4048개, 즉석 비빔밥 300개 등 식료품도 발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구속된 외부세력 C씨는 위장취업 등으로 경기도 지역 여러 기업의 노사분규에 개입하여 왔다"며 "향후 수사를 통해 이들이 어떻게 컨트롤타워로 기능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쌍용자동차 점거 농성과 관련,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한씨 등 44명에 대해 업무방해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재 경찰은 6일 농성 해산 과정에서 검거한 458명 가운데 362명을 석방하고, 96명을 중점 대상자로 선정하여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이번 사태와 관련돼 구속된 사람은 총 2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