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박희태 양산 재선출마 둘러싼 '여권의 방정식'
평소 친박(親朴) 챙긴 점 인정…
실제 지원할지 '예측불허'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측이 고민에 빠졌다. 친박(親朴)계에 우호적인 당 대표가 출마하는 만큼 도와주긴 해야겠는데, 그 지역에 친박계 및 친노(親盧)계 후보가 출마할 가능성 등 신경 쓰이는 문제가 일부 있기 때문이다.박 전 대표는 최근 몇몇 자리에서 "박희태 대표가 친박 진영을 포용하려고 노력해온 점은 어느 정도 인정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총선 때 탈당했다가 당선된 친박계 의원들의 일괄복당을 허용했고, 주류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복당 의원들을 일괄적으로 당원협의회 위원장으로 만들었으며, '친박 원내대표 추대'를 시도해 계파 갈등 해소에 적극 나섰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한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박희태 대표의 원만함과 유연함을 인정하고 있다"며 "박희태 대표가 원내에 복귀해 당내 최다선(6선)으로서 후반기 국회의장을 맡는 것이 차기 대선후보 경선 국면에서 박 전 대표에게 나쁠 것이 없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실제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우선 "선거는 당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게 박 전 대표의 지론"(친박 핵심관계자)이라는 것이다. 또 이 지역에는 지난 총선 때 친박을 표방하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33%의 득표율을 기록한 유재명 전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출마를 준비 중이고, 김양수 국회의장 비서실장도 사표를 내고 양산에 사무실을 열었다. 특정인만 지원하기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게다가 양산이 영남권이긴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와 인접해 있어 '조문 정국'에 기대 '친노' 인사가 출마할 경우 결과를 장담하기 힘든 것도 현실이다. 이 때문에 한 친박 핵심 의원은 "현실적으로 박희태 대표가 당선 가능성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 박 전 대표가 결심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박희태 대표는 박 전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는 표정이다. 박 대표의 한 측근은 "상황은 어렵지만, 박 전 대표가 도와주면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