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본회의장 여야점거…“국회추태 용납안돼” (동아닷컴,연합뉴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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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아닷컴.연합뉴스 | 등록일 | 2009-07-16 |
출처 | 동아닷컴 - 연합뉴스 | 조회수 | 12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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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 2009.7.15(수) 19:14 편집 |
여야 상호불신이 부른 동시농성에 비판론 대두
여야가 15일 미디어법과 비정규직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신경전을 펼치면서 본회의장에서 동시에 점거농성을 벌이는 웃지 못할 상황이 빚어졌다.
여야는 이날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가 끝나면 전원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기로 하는 신사협정을 맺은 바 있으나 쟁점법안 직권상정 여부를 놓고 상호불신 속에 동시점거에 들어간 것이다. 범죄를 공모한 두 죄수가 서로에 대한 불신 때문에 범죄를 자백하는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게임이론의 `수인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처럼 여야 모두 서로를 믿지 못해 민의의 전당인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악수를 선택하게 된 셈이다.
이를 놓고 정치권 원로와 학계 전문가들은 사회 갈등을 생산적으로 해결해야 할 국회가 도리어 문제만 만들어 정치불신을 키우고 있다며 더는 국회가 국민에게 추태를 보여선 안 된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평생 정치하면서 여야가 본회의장에서 동시에 점거농성하는 일은 처음 본다"며 "국회는 전쟁터가 아니며 국민을 위해 일하는 민의의 전당인 만큼 제헌절을 앞두고 더는 국민에게 추태를 보이지 않는 게 좋다"고 밝혔다.
국회운영제도개선자문위원장인 경남대 심지연 교수는 "더이상 의회정치의 본당인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여야가 성실히 협상하되 안되면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는 게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만큼 여야를 이러한 기본을 지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일 먼저 정신을 차려야 하는 게 국회다. 국회가 자꾸 이렇게 되면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며 "보수, 진보를 떠나 일반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이 대대적인 의회감시 운동을 철저히 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대화하고 타협하는 방법론은 물론 왜 국회의원이 됐는지 초심을 찾지 못하는 것 같다"며 "국회의원들이 어디 조용한 선사에 들어가 자신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여야가 합의할 의사가 있으면 미디어법도 얼마든지 조율이 가능할 것 같은데 아쉽다"며 "국회는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지 문제를 만드는 곳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여야 지도부와 국회의장이 정치력을 발휘해 본회의장 점거를 풀어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됐다.
이 전 국회의장은 "여야는 서로 의심하고 불신할 게 아니라 설사 속는 한이 있어도 당당함과 아량을 보이는 쪽이 승자가 될 것"이라며 "국회의장도 이쪽저쪽 눈치를 보지 말고 소신을 갖고 정치력을 발휘해달라"고 조언한 뒤 "전직 국회의장으로서 국회와 나라를 위해 진심으로 충고하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국회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최종의 장소가 본회의장인데 여기를 점거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그것 자체로 문제를 만들게 된다"며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