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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PD 생각대로' 오역, 교묘하게 편집, 방송직전 번역 바꿔치기…(조선일보)
글쓴이 조선일보 등록일 2009-06-21
출처 조선일보 조회수 1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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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건ㆍ사고

'PD 생각대로' 오역, 교묘하게 편집, 방송


직전 번역 바꿔치기…

 

  •  입력 : 2009.06.19 03:14 / 수정 : 2009.06.19 09:13

총 30여군데 장면에서 주요 사실 과장·왜곡 "광우병 단정 못한다" 등

중요 인터뷰는 모두 누락


증세만 얘기한 주치의 말 마치 광우병 진단한양 편집

 

지난해 4월 29일 방송된 MBC PD수첩의 '미국 쇠고기 얼마나 안전한가' 편은 모두 30여 군데 장면에서 번역과 사실 관계 왜곡, 주요 내용 누락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검찰은 PD수첩에 대한 수사 결과 발표에서 "PD수첩이 방송을 불과 5~6시간 남겨 둔 상황에서 미국 20대 여성의 사인(死因)을 CJD(크로이츠펠트야콥병)에서 vCJD(인간광우병)로 바꾸는 등 곳곳에서 사실 관계를 과장하거나 허위 내용을 보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PD수첩이 '①주저앉는 소는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 ②주저앉는 소들이 불법 도축돼 유통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아주 위험하다 ③미국에서 20대 여성이 미국 쇠고기를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려 숨졌다 ④한국인의 인간광우병 감염 확률은 94%'와 같은 일련의 주장을 통해 프로그램을 구성했으나, 주요 사실이 과장됐거나 왜곡이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번역 및 자막 제작 과정 곳곳에서 의도적 왜곡

PD수첩은 그동안 제기된 번역 왜곡 또는 의도적 오역에 대해 '단순 실수'라는 주장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검찰이 확보한 사전 대본과 번역 수정본 등을 비교해보면, 방송 당일 바로 몇 시간 전까지도 정상적으로 번역돼 있던 부분이 실제 방송용 자막에는 오역되거나 임의로 자막이 추가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메일 압수수색을 통해 인터뷰 대상자 전원의 번역본 및 녹취서 등 방송자료 1640여쪽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PD수첩이 인간 광우병 증세로 숨진 것처럼 보도한 미국의 20대 여성 아레사 빈슨의 사인(死因)에 대해 빈슨양의 어머니가 "MRI 결과 의사가 CJD(크로이츠펠트야콥병)가 있을 수도 있다고 했어요"라고 말한 내용은 방송 당일 오후까지도 자막 의뢰서에는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으로 표기돼 있었다. 그러나 이날 밤 방송에서는 CJD가 'vCJD'(인간광우병)로 바뀌어 방송됐다. CJD는 쇠고기 섭취와 관련이 없는 뇌 질환이다.

또 농장 직원들에게 소를 불법적으로 도축하는 이유를 묻는 장면에서도 최초 번역본은 "저희가 농장직원에게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니"라고 돼 있었다. 그러나 자막 의뢰서에는 "현장 책임자에게 (광우병 의심 소를 억지로 일으켜 도살하느냐고) 물었더니"와 같은 방식으로 '광우병'이라는 말을 삽입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미국 쇠고기 안전하다"는 미국 시민단체 발언 등 중요 인터뷰 누락

PD수첩은 미국의 동물애호단체와 소비자 단체 전문가들의 발언을 통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이들 전문가들조차 미국 쇠고기에 대해 "안전하다"는 주장을 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마이클 그래거씨의 "아직 젊은 여성이 광우병 때문에 죽었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발언이나, "미국 쇠고기를 먹어서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극히 작다"고 말한 부분은 모두 방송 과정에서 누락됐다. 마이클 핸슨 미국 소비자 연맹 수석연구원도 아레사 빈슨의 사인과 관련, "뇌 해부를 해 보았는가, 그 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으나, 이 내용 역시 방송에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PD수첩은 빈슨양의 어머니가 40분에 걸쳐 딸이 위 절제 수술 이후 사망에 이른 과정을 시기별로 정확히 설명했으나, 이 내용도 누락시켰다.

교묘한 화면 편집으로 시청자 착각에 빠트려

PD수첩은 또 화면 편집을 통해 빈슨양의 주치의인 바롯씨가 마치 빈슨양에게 인간 광우병 진단을 내린 것처럼 구성했다. PD수첩은 빈슨양의 어머니가 MRI 결과에 대해 발언한 내용을 방송한 후에 김보슬 PD가 주치의인 바롯씨와 인터뷰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그러나 이 주치의는 빈슨양의 증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일반적인 CJD와 vCJD의 차이점에 대해서만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롯씨는 수사팀에 보내온 이메일에서 "단 한 번도 한국 PD와 특정 환자의 케이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답변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하지만 PD수첩은 바롯씨와의 인터뷰 장면에 앞서 "아레사에게 인간 광우병 의심 진단을 내렸던 의사를 만나봤다"는 내레이션을 넣어 시청자들에게 마치 PD수첩 제작진이 빈슨양의 사인에 대해 인터뷰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검찰은 PD수첩이 미국 버지니아주 보건 당국 관계자를 인터뷰한 부분도 몰래 촬영한 것에 불과하고, 편집 구성안에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명시돼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 발표에는 PD 수첩 제작진 스스로도 빈슨양의 사인이 vCJD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정황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춘근 PD의 경우, 수의사 박모씨에게 "헛다리 짚을까 겁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김보슬 PD도 송모 변호사에게 "그쪽 언론을 보니 인간 광우병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고 하던데…"라고 질문한 내용을 검찰은 확인했다. 이에 대해 송 변호사 역시 "우리도 확실히 모르며, 인간광우병으로 최종 확정되면 (미국 언론이) 보도할 것"이라며 "이런 보도는 한 사회를 공황상태로 몰아갈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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