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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돌고 돈 500만 달러’ 건호씨가 투자 결정-운용 주도 정황 (동아일보 )/다른 기사들
글쓴이 동아일보 등록일 2009-04-17
출처 동아일보 조회수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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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   2009.4.17(금) 02:56 편집


‘돌고 돈 500만 달러’ 건호씨가 투자 결정-운용 주도 정황

 



문재인, 6시간 동안 머물러
노무현 전 대통령 측에 건네진 ‘600만 달러’의 사용처에 대한 대검 중수부의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16일 오전 9시 20분경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이 오후 3시 10분경 김경수 비서관과 이야기를 나누며 사저를 나서고 있다. 김해=김재명 기자
아들과 처남 공동투자 했는데 盧는 정말 몰랐을까
 
 

박연차 ‘꼼꼼한 진술’ vs 盧 “증거대라” 진실게임

문재인 前실장, 봉하마을 방문… 盧소환 대책 협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8개월 시차를 두고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넸다고 진술한 100만 달러와 500만 달러의 용처 추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은 16일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를 세 번째로 불러 2008년 2월 말 박 회장의 홍콩 계좌에서 빠져나간 500만 달러의 투자 경로를 조사했다.

▽용처 추적 결과는?=500만 달러의 용처 수사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조카사위 연철호 씨가 받은 정상적인 투자금이라며 노건호 씨는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500만 달러의 투자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노 씨는 물론이고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동생인 권기문 전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장까지 등장했다.

무엇보다 검찰은 노 씨가 500만 달러의 투자 문제를 사실상 결정했거나 투자금의 운용을 주도했다고 볼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노 씨가 대주주였던 ‘엘리쉬앤파트너스’가 수억 원을 권 씨의 회사에 투자한 사실은 노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친인척들이 500만 달러의 존재와 투자 문제 등을 서로 알고 있었을 가능성까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홍만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16일 “아들이 사용한 것을 아버지가 몰랐겠느냐는 상식에 관한 것을 정황으로 찾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이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에 대해 9일 청구했던 구속영장에서 노 전 대통령과의 공범으로 규정했던 ‘뇌물’ 100만 달러의 용처는 별 진전 없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상태다. 노 전 대통령 부부가 2007년 6월 말 100만 달러를 건네받은 직후 과테말라 방문을 위해 미국 시애틀을 경유했을 때 아들 노건호 씨에게 이를 유학자금으로 건넸다는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다. 100만 달러가 정 전 비서관에 의해 청와대 관저까지 건네졌다는 것 이상으로 박 회장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다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검찰은 당시 관저에서 100만 달러를 직접 건네받은 사람이 노 전 대통령인지, 권 여사인지를 파악하려 했으나 청와대 관저에는 폐쇄회로(CC)TV 기록 등이 남아 있지 않아 이 역시 확인하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100만 달러는 모두 국내에서 사용했고 유학자금 등으로 해외에 반출된 적이 없다”며 ‘시애틀에서의 유학자금 전달’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왜 용처 추적에 집중할까=그렇다면 검찰은 왜 600만 달러의 용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노 전 대통령이 600만 달러를 받았다는 혐의는 박 회장이 돈을 건넸다는 진술과 실제로 돈이 건네진 것만 확인되면 입증이 가능하다. 100만 달러와 500만 달러가 각각 건네진 시기와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박 회장이 자세하게 진술했다. 100만 달러는 노 전 대통령 측도 “권 여사가 받았다”는 것까지는 인정하고 있고 500만 달러는 노건호 씨가 관여한 흔적이 상당 부분 드러난 상태다.

우선 검찰은 전직 대통령을 기소할 경우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유지하기 위해선 진술과 증거가 많을수록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검찰 쪽에서는 이번 사건에서 무엇보다 박 회장의 진술을 가장 결정적인 증거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진술은 언제라도 바뀔 수 있고 상대방에 의해 허점이 드러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진술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방대해 검찰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만일 법정에서 노 전 대통령 측과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박 회장의 진술이 한군데라도 무너지게 되면 박 회장의 진술 전반이 신빙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중요한 것은 증거다. 박 회장은 내가 아는 것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박 회장의 진술을 무너뜨리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로서는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광범위한 정황 증거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용처 추적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16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6시간가량 머문 뒤 떠났다. 다음 주로 예상되는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와 검찰 수사 진행상황을 놓고 깊은 대화를 나눴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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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   2009.4.17(금) 02:56 편집


노건호, 외삼촌 권기문 회사에 투자

 


박연차가 건넨 500만달러 중 수억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이 지난해 2월 노무현 전 대통령 측에 송금한 500만 달러 중 수억 원이 권양숙 여사의 동생인 권기문 전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장이 대표인 국내 벤처회사에 우회 투자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이 2008년 2월 22일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에게 송금한 500만 달러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가 대주주인 조세회피지역의 투자회사 ‘엘리쉬 앤 파트너스’ 등을 거쳐 국내의 벤처회사 2곳에 우회 투자됐다.

검찰은 16일 노건호 씨를 세 번째로 소환해 권 여사의 동생이자 노 씨의 외삼촌인 권 전 단장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 투자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박 회장이 연 씨 명의 계좌로 송금한 500만 달러의 투자 결정권은 노 씨에게 있었으며, 노 전 대통령도 이 돈의 송금 사실을 미리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홍만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변호인을 통해 노 씨에게 500만 달러의 투자 관련 자료를 정리해 오라고 했는데 정리가 잘 안되는 것 같다”면서 “아들이 사용했는데 아버지인 노 전 대통령이 몰랐겠나”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구속)과 박 회장,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을 동시에 소환했다. 검찰은 강 회장을 상대로 2007년 8월 서울 S호텔에서 박 회장, 정 전 비서관을 만났을 때에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활동 자금을 마련하는 문제를 논의한 과정과 이 내용을 노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당시 3자 회동의 대화 내용과 전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하면 이들의 3자 대질 신문도 할 방침이다. 검찰은 강 회장을 상대로 자신이 운영하는 시그너스골프장에서 횡령한 50억 원을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의 숲과 생태를 복원하기 위해 설립된 ㈜봉화에 투자한 경위도 함께 조사했다.

한편 검찰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007년 4월 박 회장의 계좌로 입금한 50억 원의 성격 규명을 위해 최근 신한은행 본점을 방문해 라 회장의 금융거래 명세 등이 담긴 자료를 확보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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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   2009.4.17(금) 02:56 편집


초췌한 박연차… 檢 “진술 변화는 없다”

 


최근 심장병 도져
 
 

변호인에 고통 호소

지난해 12월 12일 구속된 이후 4개월이 넘게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심신이 많이 지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세무조사부터 검찰 수사까지 9개월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이 잇따라 구속되거나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심적인 압박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 최근에는 지병인 심장병 때문에 자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구치소에서 박 회장을 접견한 변호인 등은 16일 “박 회장이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온 지인들이 계속 사법처리돼 상심이 크고 심리적 갈등도 큰 탓인지 다소 불안정해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천성이 워낙 강단이 있는 사람이라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실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최근까지도 검찰 조사를 받을 때는 말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흐트러지거나 횡설수설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또박또박 정확하게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최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 회장이 검찰에서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며 박 회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반박한 홈페이지 글도 변호인을 통해 상세하게 읽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에도 진술 내용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게 검찰 측의 설명이다.

박 회장은 최근엔 심장병과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의 변호인 중 한 명인 박찬종 변호사는 “박 회장이 심장병 때문에 고통을 종종 호소하고 있다”며 “구치소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허리도 안 좋아져 힘들어 한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검찰에 불려와 조사를 받을 때에도 종종 심장에 통증이 와 가슴을 부여잡는 일이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심장병 약을 꾸준히 먹고 있고, 구치소 안의 병실도 자주 이용하고 있다는 것. 며칠 전에는 건강 때문에 검찰 조사를 받지 못하고 구치소에서 계속 잠을 자거나 치료를 받았다. 한때는 허리 통증이 심해져 외부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박 회장의 최근 모습이 공개된 자리는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 때였다. 이날 박 회장은 구속되기 전 우람한 체격에 당당했던 풍채는 사라지고 살이 빠진 초췌한 모습이었다. 녹색 내의 위에 푸른색 미결 수용자복을 입은 박 회장은 한동안 이발과 염색을 하지 않은 듯 희끗희끗한 머리칼이 덥수룩했고 안색도 좋지 않았다. 박 회장은 재판이 끝나자 방청석의 지인들에게 잠깐 눈길을 준 뒤 아픈 허리 때문에 다리를 약간 저는 듯한 불편한 걸음걸이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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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   2009.4.17(금) 02:56 편집


입조심 건호씨… 신문하면 한참뒤 답변

 



16일 오전 대검 중수부에 세 번째로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가 승용차를 타고 대검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검찰은 이날 노 씨를 상대로 노 씨가 대주주인 엘리쉬앤파트너스를 통해 외삼촌 권기문 씨의 회사에 우회 투자한 경위를 조사했다. 변영욱 기자
말 한마디 잘못하면
 
 

노 전대통령에 치명적

허점 안보이려고 애써

16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를 세 번째 소환조사한 검찰은 노 씨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노 씨를 상대로 신문하는 데에는 다른 참고인들을 조사할 때보다 몇 배나 더 시간이 걸리고 있기 때문. 검사의 사소한 질문에도 노 씨는 한참 동안 골똘히 생각한 뒤 답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노 씨를 조사한 검사가 지치고 힘들어할 정도라는 것. 홍만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노 씨는 답변 하나하나를 오래 생각하면서 굉장히 신중하게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노 씨를 상대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 500만 달러 중 절반이 투자된 ‘엘리쉬앤파트너스’의 대주주로서 지배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 조사과정에서 노 씨가 지나칠 정도로 신중한 이유는 자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버지인 노 전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500만 달러의 투자결정 권한 등 ‘지배력’이 최초 이 돈을 송금받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에서 노 씨 자신에게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노 전 대통령의 연루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노 씨는 말 한마디를 할 때도 검사가 질문하는 의도에 대해 고민하면서 허점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씨는 검찰에 소환될 때에도 취재진의 카메라를 피하지 않고 당당한 표정으로 응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노 씨가 500만 달러의 처분 권한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요구로 보낸 돈”이라고 진술한 것은 물론 그 돈이 나중에 어떻게 투자됐는지를 자세히 모르고 있는 점에 비춰 이 돈을 연 씨에 대한 투자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홍 수사기획관은 “아들이 한 일을 아버지가 몰랐다고 하면 그런 부분은 상식의 틀에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당초 15일 노 씨를 세 번째로 불러 조사하기로 했으나 하루를 미뤘다. 노 씨가 돈의 투자 경위 등에 관한 정리된 자료를 제출할 시간을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6일 조사에서 노 씨는 제대로 정리된 자료를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씨의 변호는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정재성 변호사와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법무비서관을 지낸 김진국 변호사 등이 맡고 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