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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내가 13억 받는 동안, 남편은 "몰랐다"/검찰 "600만달러 전부가 노(盧) 전(前)대통령에 게 간 뇌물"
글쓴이 조선일보 등록일 2009-04-13
출처 조선일보 조회수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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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종합

아내가 13억 받는 동안, 남편은 "몰랐다"

 

 

 

입력 : 2009.04.13 03:07 / 수정 : 2009.04.13 03:44

 

노건호씨 어제 검찰 소환


권양숙 여사 11일 검찰서 주장


"100만달러와 3억원 청와대서 내가 받아… 무슨 빚 졌는지


왜 달러로 받았는지 이야기 할 수 없다"


노(盧) 전(前)대통령 어제 홈페이지에 올려


"부끄럽고 구차하지만 아내가 한 일 난 몰라


사실대로 가는 게 원칙 중요한 것은 증거… 그래서 기대 갖고 있다"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1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36)씨를 소환 조사했으며, 부인 권양숙 여사도 11일 부산지검에서 비공개로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건호씨는 이번 주 초 한두 차례 더 불러 조사하고, 권 여사는 더 이상 조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가 임박했다. 검찰은 이번 주 초반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소환통보를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여사는 11일 중수부 검사들이 부산지검에서 벌인 조사에서 "박 회장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준 100만달러(2007년 6월 말)와 현금 3억원(2006년 8월)은 모두 내가 전달받았다"고 진술했다고, 조사에 입회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했다.

권양숙여사(왼쪽),노무현 전 (前)대통령(오른쪽)

건호씨 역시 12일 조사에서 "박 회장이 연철호(36)씨에게 2008년 2월 송금한 500만달러와 나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권 여사와 건호씨는 이번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참고인"이라고 말해, 박 회장이 건넨 600만달러는 모두 노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글에서 " '아내가 한 일이고 나는 몰랐다'고 말하는 것이 부끄럽고 구차해 '내가 그냥 지고 가자'고 사람들과 의논도 해봤지만 결국 사실대로 가기로 했다"면서 "몰랐던 일은 몰랐던 것이고 중요한 것은 증거"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저는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이라며 "박 회장이 검찰과 (현)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법정투쟁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함과 동시에, 현 정권과 검찰이 자신에 대한 짜맞추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대전지검은 이날 강금원(57·구속) 창신섬유 회장이 회사에서 빼돌린 비자금 266억원 가운데 7억여원이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여택수(44) 전 청와대 제1부속실 수석행정관에게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 대전지검은 이미 강 회장이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10억원가량을 제공한 사실을 밝혀냈으며, 또 다른 친노(親盧) 인사들에게도 금품이 건네졌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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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종합

권양숙 여사 "노(盧) 전(前)대통령은 모르는 일"


되풀이

 

 

입력 : 2009.04.13 03:06

 

 

 

11일 부산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62) 여사는 '빚진 게 있어서' 박연차 회장에게 돈을 빌렸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무슨 빚인지는 말할 수 없다. 그것은 검찰이 밝혀라"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9시40분까지 11시간 넘게 이어진 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은 모르는 일"이라고 시종일관 대답했다고 한다.

권 여사는 또 "왜 하필 달러로 받았느냐"는 검찰의 추궁에 "빚을 갚으려고 그런 것이고, 왜 달러인지는 말 못한다"고 버텼다고 검찰 관계자들은 전했다. 권 여사는 전직 대통령 부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검찰청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사람으로 기록됐다. 앞서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가 2004년 5월 전 전 대통령 비자금 문제로 대검 중수부에서 4시간 30분가량 조사를 받은 일이 있다. 검찰은 권 여사에 대해 나름대로 '예우'를 갖추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권 여사 거주지인 봉하마을(김해)에서 가까운 부산지검에서 조사를 진행했고, "우리(검찰) 쪽에서 배려했다"고 밝혔다.

소환조사가 이뤄진 11일은 언론의 관심이 온통 아들 노건호(36)씨의 입국 여부에 쏠려 있었고, 대검 중수부는 10일 밤 "주말에는 특별한 소환자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 주변에선 권 여사 소환 형식 등은 노 전 대통령 측과의 교감하에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권 여사 조사에 변호인 자격으로 입회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검찰이 이런저런 배려를 해줘서 중간 중간 몇 차례 휴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노 전 대통령이 권 여사가 박연차 회장에게 13억원을 받았다는 말을 들은 뒤 엄청나게 화를 내면서 기운이 다 빠져 탈기(脫氣) 상태까지 갔었다"면서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심한 허탈감에 빠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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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종합

검찰 "600만달러 전부가 노(盧) 전(前)대통령에


게 간 뇌물"

 

 

       입력 : 2009.04.13 03:06

 

주초에 노(盧) 소환 통보


노(盧) 전(前)대통령 "사실과 다른 얘기 하는 朴회장의 '특별한 사정' 밝힐 것"

검찰이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36)씨를 주말에 전격적으로 소환 조사하는 등 노무현 전 대통령 턱밑까지 치고 들어갔다. 검찰은 권 여사와 건호씨를 "참고인"이라고 지칭하면서, 박 회장이 건넨 '600만달러'를 받은 사람은 노 전 대통령 본인이며 범죄혐의도 노 전 대통령에게 적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제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만을 남긴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세 번째로 글을 올려, 현 정권 및 검찰과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현 정권과의 결전(決戰) 의지를 밝힘으로써 사건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검찰 가기 전엔 여유… 조사 받고 나선 심각 11일 밤 인천공항에 내린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뜻 모를 웃음을 지으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 진 왼쪽) 하지만 12일 밤 대검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에 올라탈 때 카메라에 잡힌 그의 표정은 심각하게 굳어 있다./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노 전 대통령은 담을 깨부수고 가려 한다"

노 전 대통령은 12일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라는 글에서 "보도를 보니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나는)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말 중 박 회장이 했다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는 "박 회장이 '100만달러와 500만달러를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먼저 달라고 요구했고, 청와대로 불러 고맙다고 했다'고 진술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 등을 지칭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이를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말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선 노 전 대통령이 "(100만달러를 권 여사가 요구해 받아쓴 것이라고 한 것이) 참 구차하고 민망스럽지만 몰랐던 것은 몰랐던 일이고 증거가 중요하다"고 말한 점으로 볼 때 재판과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끝까지 가리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주변인사들은 "이번 사건에 현 정권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노 전 대통령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도 말하고 있다. 즉, 청와대 기록물 유출시도와 공기업 기관장 인사 문제 등으로 노 전 대통령에게 대한 불만을 가져온 현 정권이 검찰을 활용해 '노무현 죽이기'에 나섰으며, 사업가인 박 회장의 약점을 이용해 사실과는 동떨어진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이 밝힌 '박 회장이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선 "노 전 대통령이 끝까지 법정 투쟁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일각에선 박 회장과 현 정권 핵심인사들과의 커넥션 등을 폭로하는 등 맞불을 놓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 "盧 소환만 남았다"

10일 새벽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 검찰은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10일 즉각 조카사위 연철호(36)씨를 체포한 데 이어, 11일 권 여사, 12일 건호씨를 소환조사하면서 노 전 대통령에게 쉴 틈을 주지 않고 압박하고 있다.

이제 노무현 전 대통령 본인에 대한 소환조사만 남은 것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2일 기자브리핑에서 "권 여사와 건호씨는 이번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참고인"이라고 말했다. 홍 기획관은 건호씨는 물론 권 여사에 대해 "범죄혐의는 없다고 본다"고 답해, 박 회장이 건넨 600만달러 모두 노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권 여사나 건호씨 모두 박 회장이 건넨 돈의 수혜자가 될 수는 있지만, 사법처리 대상은 아니며, 결국 노 전 대통령과 박 회장의 관계와 두 사람 사이에 돈 전달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건호씨를 이번주 초 한두 차례 더 조사하겠다고 밝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 시점은 주 중반 또는 주 후반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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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종합

노(盧) "사과한다"→"지켜보자"→"사실과 다르



다"

 

 

 

      입력 : 2009.04.13 03:06

 

 

 

'온라인 정치' 재개

 

노무현 전 대통령이 12일 다시 홈페이지 글을 올려 자기방어에 나선 것은, 인터넷과 이메일 등을 통해 '대중 정서'를 자극해 국면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려 했던 재임 중 스타일과 닮았다. 검찰 수사로 위기 상황에 몰린 노 전 대통령은 지난 7일부터 엿새 동안 모두 3건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틀에 한번꼴로 올린 글의 핵심은 "사과한다"→ "좀 지켜보자" → "박연차 회장이 사실과 다른 말을 한다"로 이동하고 있다. 이 같은 온라인 정치를 통해 자신을 죄어오는 검찰 수사에 맞대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노 전 대통령은 2005년 한나라당과의 대연정(大聯政) 얘기를 꺼낸 뒤 여야에서 모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자, 당원들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연정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역설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2007년 손학규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하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명분 없는 탈당은 성공한 적이 없다"고 했고, 한미 FTA 문제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설득한 적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아예 '국정브리핑'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글도 올리고 새벽에 댓글을 다는 등 이메일과 인터넷을 자신의 정치적 수단으로 적극 활용했다. 퇴임 후에도 '사람사는 세상'과 '민주주의 2.0'을 통해 정치 현안에 대해 발언을 이어갔다.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그는 재임 중 미리 차단막을 치거나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비판을 받았다. 측근 수사에 대해선 "깜도 안 된다" "소설 같다"고 했고,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선 "불법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 1이 넘으면 재신임을 받겠다"며 검찰을 압박했다. 이번에도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의 돈은 아내가 빌린 것" "500만달러는 퇴임 후 알았다"는 식으로 검찰 수사를 받기도 전에 판단기준을 먼저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노 전 대통령의 인터넷 정치는 재임 중에 비하면 발언의 영향력이 크게 떨어지고, 검찰 수사로 도덕성에 타격을 입어 발언의 신뢰도 역시 예전 같지 못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