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09-03-09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운반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를 북한이 이미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의회 조사국(CRS)이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2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영춘 신임 인민무력부장과 리영호 총참모장을 대동하고 참관한 포병사령부 산하 제681군부대의 포사격 훈련 모습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의회 산하의 의회조사국은 ‘북한의 핵무기’라는 제목의 최신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 2006년 핵실험을 한 목적이 탄도 미사일용 (핵)탄두를 소형화하기 위해서 일지도 모른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의회조사국이 지난 2월12일 작성해 의회에 배포한 이 보고서는 그 근거로 우선 당시 핵실험의 핵출력이 낮았던 점을 들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의도적(intentional)으로 핵출력을 낮췄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때문에 중거리 노동 미사일에 장착하려고 고안한 정교한 장치(a sophisticated device designed for a Nodong medium range missile), 즉 소형 핵탄두를 핵폭발에 사용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당시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한 평계리 일대의 지진계 자료를 보면, 핵출력이 1킬로톤 미만으로 9킬로톤을 기록한 파키스탄을 비롯해 다른 나라의 핵실험 때보다 현저히 낮았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인 칸 박사가 리비아와 이란에 이어 북한에도 중국의 핵무기 설계도를 제공했을 가능성도 북한의 핵탄두 보유를 추정하게 하는 다른 근거라고 설명했습니다.
비록 이 설계도가 “고농축 우라늄(HEU)에 기반을 두긴 했지만 여전히 북한이 탄도 미사일용—즉 , 작고 가벼우면서 탄도 궤적을 따라 이동하면서도 맞닥뜨리는 극한 상태를 충분히 견딜 만한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핵) 탄두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핵물질의 무기화, 즉 핵물질을 탄두로 만두는 작업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플루토늄-239와 고농축 우라늄과 같은 핵 분열 물질(fissile material)의 생산에 비해서 핵 물질의 무기화(weaponization)가 비교적 쉽다(relatively easy)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미국 국제정책센터(CIP)의 셀리그 해리슨 선임연구원이 지난 1월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 관리가 30.8kg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무기화했다(weaponized)”고 밝힌 점을 소개했습니다. 이는 “플루토늄이 현재 탄두(warheads)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의미(possibly meaning)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의회조사국은 국가정보국이 지난 2007년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핵무기(nuclear weapons)를 장착할 수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을 이미 보유 중이지만 북한이 실제로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의회 조사국은 20쪽 분량의 이 보고서에서 비록 북한이 핵 재처리 시설의 가동을 중단했지만 과거 생산한 플루토늄이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핵 탄두(warheads)를 생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