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특별대표, 대북 정책 전
반 조정 역할 맡아"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09-02-20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임명된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앞으로 대북 협상의 일선에 나서기보다는 대북 정책의 전반을 조정하는 역할에 치중합니다.
AFP PHOTO/Paul J. RICHARDS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임명된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앞으로 대북 협상의 일선에 나서기보다는 대북 정책의 전반을 조정하는 역할에 치중할 것이라고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이 밝혔다. 사진은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스티븐 보즈워스 주한 미국대사(왼쪽)가 서울에서 한국사회 지도자들과 만나고 있는 모습.
변창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대북정책 특별대표(Special Representative for North Korea Policy)’에 임명됐다고 20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보즈워스 전 대사는 애초 ‘북한 특사’(Special Envoy)란 직함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정역에 치중한 ‘특별대표’로 직함이 바뀌었습니다.
데이비드 두구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협상의 권한을 가진 특사(envoy)직과 달리 특별대표직은 해당 정책의 전반에 관한 업무를 조정하는 권한을 갖는다”면서 두 직책을 구별했습니다.
David Duguid: Sung Kim will remail as our special envoy, and he'll handle day-to-day contacts and discussions... (따라서 국무부 성 김 특사는 앞으로 6자회담 상대와 일상적인 접촉과 협의를 하는 반면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대북정책 전반에 관한 조정을 맡는다.)
20일 국무부 발표에 따르면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대북 정책과 관련한 업무를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과 같은 부서를 거치지 않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습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국무장관실이 있는 국무부 청사 7층에 별도의 사무실을 두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자신이 맡고 있는 터프츠 대학 부설 플레처 외교대학원(Fletcher School) 원장직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함으로써 사실상 비상근으로(part time) 일하게 됩니다. (자유아시아방송 2월 17일 자 보도 참고)
일부에선 북한 핵을 비롯해 북한정책 전반에 관한 중책을 감당해야 할 보즈워스 전 대사가 플레처 외교대학원의 행정을 돌보면서 비상근으로 특별대표직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최근 중동특사에 임명된 조지 미첼 전 상원 의원과 인도-파키스탄 특사에 임명된 리처드 홀부르크 전 대사는 국무부에 자체 사무실과 직원을 두고 해당 지역을 순방하며 상근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국무부 본부가 아닌 매사추세츠 주의 플레처 외교대학원에 주로 머물며 대북정책 업무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비상근 근무와 관련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현 단계에서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반응입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에서 북한연구국장을 지낸 스티븐 코스텔로 씨의 지적입니다.
Stephen Costello: I'm not worried yet, and I think the main thing is that this gives him a flexibility, so if he's going nowhere with North Koreans... (아직은 걱정하지 않는다. 이번 특별대표직의 주된 특색은 업무의 신축성이다. 따라서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대북 문제에 아무런 진전이 없으면 학사 행정을 돌보면 되지만, 일이 잘 돼서 협상이 타결되고 미북 관계도 확대된다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고, 학교에서 그를 볼 일도 적을 것이다)
코스텔로 전 국장은 특히 “북한이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진정 돼 있느냐에 달려있다”면서 “그런 준비를 하지 않고는 평양에서 보즈워스 특별대표를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대학원(SAIS) 부설 한미연구소(US-Korea Institute) 돈 오버도퍼 소장은 “특별대표직을 비상근으로 할 수 있는지는 더 지켜보자”면서도 “재능을 겸비한 보즈워스 전 대사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오버도퍼 소장은 특히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조정역을 맡은 일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잘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Don Oberdorfer: You can't really separate from the overall North Korean situation... (사실 핵 문제를 북한의 다른 전반적인 상황과 따로 떼서 볼 수 없다. 북한 경제도 핵과 많은 연관이 있고, 중국과 미국 등 다른 나라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특별대표직이 효과를 거두려면 북한 문제 전반을 들여다봐야 한다)
한편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20일 별도로 발표한 성명에서 “앞으로 6자회담의 미국 대표로 봉직한다”고 밝혔지만 협상의 전면에 나설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국무부 관리 출신의 정통한 외교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앞으로 통상적인 협상은 성 김 특사가 하겠지만 북한과 하는 협상이 고위급에서 이뤄지면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나설 것이 유력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