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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만물상] 김정운(조선닷컴)
글쓴이 조선닷컴 등록일 2009-02-21
출처 조선닷컴 조회수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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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김정운

 

최병묵 논설위원 bmchoi@chosun.com

 

 

키 235㎝의 이명훈을 비롯한 북한 농구선수 10명이 1998년 어느 날 노동당의 연락을 받았다. 이들이 차에 실려 간 곳은 김정일 관저였다. 선수들은 팀을 갈라 김정일의 두 아들 정철과 정운이 보는 앞에서 시합을 했다. 형제는 한 팀씩 맡아 응원했다. 경기가 끝나자 정철은 "수고했다"며 자리를 떴지만 정운은 반성회를 갖고 잘잘못을 가렸다. 정운은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고 한다.

김정일의 큰아들 정남, 둘째 정철과 달리 정운에 대해선 바깥에 알려진 게 거의 없다. 11세 때 사진이 올해 초 공개되기 전까진 얼굴도 몰랐다. 정운은 김정일과 셋째 부인 고영희 사이에서 1983년 1월 8일 태어났다. 97년을 전후해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에 잠시 유학했지만 집과 학교만 오갔다. 어쩌다 외출할 때도 김정일 비자금 관리인인 스위스 주재 북한대사 이철과 동행했다.

▶정운은 어머니가 2004년 죽기 전까진 군복 차림에 권총을 차고 김정일이 시찰할 군부대에 먼저 가서 아버지의 '선군(先軍)정치'를 논하곤 했다. 컴퓨터와 음악에 빠진 정철과 달리 정운은 스포츠를 좋아한다. 김정일은 그래서 "정철은 여자애 같다" "정운은 리더십이 있다"고 했다 한다. 평양체육단 출신 탈북자는 "형보다 훨씬 드세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김정일의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는 "얼굴과 체형이 아버지를 빼닮아 김정일이 마음에 들어 했다"고 했다.

▶정운은 2002년부터 5년간 군 간부를 양성하는 김일성군사종합대에서 군사학을 공부했다. 교수들을 집으로 불러 개인지도를 받았다고 한다. 생모의 죽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175㎝ 키에 몸무게가 90㎏까지 불었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심한 고혈압과 당뇨를 벌써부터 앓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 작년엔 오토바이를 타다 다쳤다는 얘기도 있었다.

▶정운이 김정일의 후계자가 됐다는 설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7일 북한 정권 관계자를 인용해 "정운이 후계자로 낙점됐다"고 했다. 지금까지 공식 직책이 없던 정운이 차관급 군 간부직을 맡고 있다고도 했다. 김정일은 20년이나 아버지와 공동 통치를 하며 권력기반을 다졌지만 지금은 아들 누가 뒤를 잇든 그럴 시간이 많지 않다. 희대의 3대 권력세습이 이뤄지면 한반도의 불안정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