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누가 앞으로 평양 책임자 될지 서울·베이징에서 조언 구할것"(조선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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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조선일보 | 등록일 | 2009-02-21 |
출처 | 조선일보 | 조회수 | 1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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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앞으로 평양 책임자 될지 서울·베이징에서 조언 구할것"
北이 가장 꺼려하는 후계 문제 거론… 큰 파장 일 듯
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
19일 밤 전용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한 힐러리 클린턴(Clinton) 미 국무장관의 한반도 방문 일성(一聲)은 예상했던 것보다 강했다.
◆"북한 후계 위기" 거론 직격탄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 문제는 건드려서는 안되는 '아킬레스건'이다. 그런데 클린턴 장관은 북한의 이 약점을 곧장 찌르고 나왔다.
우선 세계 정보가 모이는 미국의 외교 수장이 이런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뭔가 구체적인 정보를 토대로 한 말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 정보 당국자는 "클린턴 장관이 어떤 정보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며 "그러나 북한 내부에 후계를 둘러싼 물밑 논의가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본다"고 했다.
한편으론 북한을 협상으로 유인하기 위한 '의도된 도발'이란 분석도 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클린턴 장관의 방한 목적 중 1순위가 북핵 문제에 대해 한미간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아킬레스건을 자극함으로써 하루 빨리 북핵 협상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반도에 큰 파장 예상
전문가들은 "어떤 의도에서 했건 클린턴 장관의 발언은 한반도에 큰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북한의 반발이 예상된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의문들을 고려할 때 어떻게 6자회담을 재개할 것인가, 지금 평양은 누가 책임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누가 책임지게 될 것인가에 대해 (이번에 방문하는) 서울과 베이징에서 조언을 구할 것"이라든가 "남한의 지도자들은 북한이 던지는 호전적인 발언에 대응해 미끼를 물지 말기 바란다" 같은 발언도 했다. 하나하나가 북한 지도부를 극도로 자극시킬 수 있는 발언들이다.
이처럼 가장 아픈 곳을 찔린 북한으로선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할 수밖에 없다. 결국 북한은 무력 도발 등 초강수로 나가든지, 6자회담에 응하며 해빙으로 나가든지 선택을 해야 하는 국면이란 분석이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지금까지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핵을 개발했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날 클린턴 장관의 인식은 이런 외부 요인 때문이 아니라 김 위원장의 건강과 후계 구도 등 내부에 원인이 있다고 본 것"이라며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접근 방법을 처음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