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중국은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채권국으로서 보유 가치가 급감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신문은 이에따라 중국은 대미(對美) 투자 자체를 재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지도부는 안전하다고 믿었던 미 국채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 것을 불편해 하고 있다. 모간스탠리나 리먼브러더스 기업어음(CP)에 투자된 머니마켓펀드(MMF) 프라이머리 리저브 펀드, 프레디맥과 패니메이 등에 대한 투자 손실에 대해서도 역시 마찬가지.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는 모간스탠리, 프라이머리 리저브 펀드 등에 투자했다. 이에따라 아예 중국 자금을 원하는 미국 기업들에 신규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으며, 프레디맥과 패니메이 채권에선 발을 빼고 있다. ◇ 미국을 혼내는 중국..환율조작국 발언으로 갈등 고조원자바오 총리는 공개 석상에서 미국을 호되게 비난하고 나섰다.
▲ 원자바오 중국 총리원 총리는 지난 28일 WEF에서 미국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저축률이 낮고 소비율은 높은 발전 모델은 계속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금융사들은 이익에 눈이 멀었으며, 자기 규제도 결여돼 있다"고 결과적으로 미국을 지적했다. 관련기사 ☞ (다보스포럼)中·러 "금융위기, 서방국 책임"
왕치산(王岐山) 부총리도 최근 "미국은 경제와 금융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하며, 그렇게 해서 미국에 투자한 중국 자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이런 비난이 없었던 건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찍어내는 미국의 국채를 중국이 기꺼이 소화해 왔고, 미국 소비자들은 중국에서 수출되는 제품을 소비해 주는 사이클이 원만하게 유지돼 왔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2조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기반으로 미 국채를 사들여 왔다. 지난해 9월엔 일본을 제치고 미 국채 보유 1위국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 뒤엔 중국 위안화 환율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중국으로선 당연히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위안화의 빠른 절상을 원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으로선 그렇지가 못하다.
금융위기는 미국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중국에 타격을 입혔고, 이런 가운데 가이트너 재무장관까지 환율조작국 얘기를 꺼내 버려 갈등은 크게 불거지고 말았다.
◇ 中의 美 불신 깊어져
신문은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새 정부가 들어서기 훨씬 전부터 중국과 미국의 갈등은 표면화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시장에서 결제가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중국 중앙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 대여(lending)를 중단했다. 이는 채권시장 기능을 망가뜨렸고, 미국 정부가 대여를 풀어달라고 해도 중국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또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프레디맥과 패니메이 채권을 460억달러 순매수했던 중국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동안 261억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또 최근 중국 금융 시장에선 러우지웨이(樓繼偉) CIC 회장, 저우 샤오촨 인민은행 총재 등이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과 너무 결탁돼 있었다는 점을 비난하는 글이 돌기도 했다. 그래서 미 국채를 이렇게 많이 사들였고, 미국 경제와의 관계가 깊어지며 중국 경제의 독립성이 저해됐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국 관료들은 미국의 상황을 거의 알지 못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9월 폴슨 장관이 베이징 올림픽에 참석하며 저우 인민은행 총재와 회동했지만 바로 다음 달 프레디맥과 패니메이가 국유화되고 리먼브러더스가 망하는 사실은 전혀 몰랐던 것.
신문은 당장 양국의 경제 관계는 상당히 긴밀하게 묶여 있어 급격하게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갈등은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의 미국에 대한 불신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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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1.30 11:41 / 수정 : 2009.01.30 1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