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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12-28 10:33
교황청 "한국은 브레이크 없이 비탈길 질주"
교황청이 한국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최근의 황우석 사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장 엘리오 스그레치아(77) 주교는 최근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와 서면으로 가진 신년특별대담에서 "한국 사회가 생명윤리에 반대해서 자신의 이익을 선택한 것은 위험한 일이고, 브레이크 없이 비탈길을 질주하는 것"이라며 한국인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환상을 경계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은 생명윤리에 관한 문제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세계의 생명문화 육성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됐다.
비록 산하기구긴 하지만 교황청이 한국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직접적으로의견을 나타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그레치아 주교는 최근 한국 사회에 큰 혼란을 몰고온 황우석 사태에 대해서도"우리는 어떻게 배아줄기세포를 얻기 위해 인간 배아를 파괴하는 특권을 '과학의 권리'로 요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연구를 하기 위해서 허가를 받고 돈을 얻기위해서 거리낌없이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그들의 광적인 열의를 도무지 이해할 수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나아가 "성체줄기세포가 윤리적, 의학적으로도 유용한 대안"이라는 가톨릭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배아줄기세포는 '살해'된 배아의 살아있는 한 부분이고, 이 줄기세포로부터 야기되는 암 발생의 위험성은 상존하며, 면역 거부 반응 때문에 질병 치료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배아줄기세포 연구자들은 이 세포로 온갖 질병이 치료될 수 있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약속해왔지만 이는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성체줄기세포 연구는 이미 상당한 긍정적인 연구성과들을 축적하고 있다"면서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빠르게 진전되는 이유는 그것이기대하는 세포로 분화되기 쉽고, 암을 발생시키지 않으며, 몸의 어디서든 손상된 세포와 장기를 치료하고 재생하는데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아르체비아에서 태어난 스그레치아 주교는 1952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교황청 가정평의회 차관 등을 지낸 뒤 올해 1월 생명학술원장으로 임명됐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