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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중국에 다녀와서" 현대중공업 노조에서 보내온 편지 (조선닷컴)
글쓴이 조선닷컴 등록일 2009-01-07
출처 조선닷컴 조회수 1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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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다녀와서" 현대중공업 노조에서 보내온 편지

 

울산=김학찬 기자 chani@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5일 오후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에서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왔다.


노조 간부들이 지난해 12월8일부터 12일까지 중국연수를 다녀왔는데, 이번 연수를 통해 중국 조선업의 변화를 생생하게 느꼈고, 이를 언론에 기고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노조는 이번 연수에 오종쇄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조합간부 18명이 참가했으며, 기고문은 오종쇄 위원장이 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수는 울산시의 주선으로 마련됐다는 내용도 밝혔다.


울산시는 울산의 최대사업장인 현대중공업의 노사가 최근 수년 사이 노사공동선언을 통해 상생과 협력의 노사문화를 정착시켜나가고 있다는 점과 이를 통해 지역 노사문화의 귀감이 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에 해외견학 기회를 부여했다고 한다.

 

▲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10만5000t급 유조선을 육상건조 공법으로 건조하는 모습. / 현대중공업 제공

오 위원장은 기고문에서 "중국의 발전 속도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었다"고 소개하고, "상하이 외고교 조선소에서 확인한 중국 조선산업 역시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 설비)까지 건조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후진타오 주석이 직접 방문해 '몇 년 안에 세계 최고의 조선사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격려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외고교조선 노조위원장은 한국과 일본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선생님이라고 치켜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언젠가 한국과의 경쟁에서 앞서겠다는 열정과 의지가 뚜렷이 담겨져 있었다"는 소감도 밝혔다.


"중국에서 돌아온 뒤에도 아직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는다"는 그는 "중국 조선산업의 급부상 속에서 앞으로의 (우리나라)조선산업은 그리고 노사관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썼다. 그 이유는 "유럽 조선산업의 몰락과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조선산업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 조선산업의 빠른 성장으로 인한) 위험과 기회는 똑같은 동전의 양면일 뿐"이라며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가 지혜를 모아 자신의 노동 가치를 높이고 경쟁력을 갖춘다면 세계 최고 자리는 그리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으리라 확신한다"고 자위했다.


그는 기고문 말미에서 "노조 집행간부들이 눈앞에 닥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긴장감을 중국에서 찾았다는 현실이 안타깝지만"이라는 솔직한 소감도 밝혔다.


아래에 현대중공업 노조 오종쇄 위원장의 이름으로 보내온 기고문 전문을 소개한다.


<중국의 성장을 바라보며>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노동조합 간부, 활동가 18명과 함께 중국의 조선산업현장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다수 사람들이 중국을 저임금에 기초한 가격 경쟁, 싸구려 상품, 짝퉁 제품의 천국으로 생각했지만, 세계 경제의 생산기지인 중국의 발전 속도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었다.


철강, 조선 등 주력산업은 숙련공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고, 가전, 통신서비스 업종 등 우량 기업은 해외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다국적 기업과의 기술 협력도 확대하고 있었다.


외국기업과의 기술 협력과 자체 기술혁신으로 가격 파괴가 일어나면서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의 입지도 점점 좁아지고 있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발전이 가져다 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으며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기업, 그리고 노동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하고 있었다.


중국 조선산업의 규모는 중국에서 최고의 시설 투자규모와 기술력을 확보한 상하이 외고교 조선소에서 확인됐다. 이 조선소는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 설비)도 건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엔 중국 최고 지도자 후진타오 주석이 방문, 몇 년 안에 세계 최고의 조선사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격려했다고 한다.


외고교조선 노조위원장은 한국과 일본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선생님이라고 치켜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언젠가 한국과의 경쟁에서 앞서겠다는 열정과 의지가 뚜렷이 담겨져 있었다.


중국 총공회 본부에서 만난 최생시앙 교수는 ‘중국의 경제현황과 전망’을 이야기하는 특강에서 “미국발 경제위기로 중국경제가 2002~2007년 연평균 고성장율(10.4%)엔 못 미치나, 올해 역시 8%대의 견고한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2012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오를 경제규모 등은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으로서 중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돌아온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지만 아직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는다. 중국 조선산업의 급부상 속에서 앞으로의 조선산업은 그리고 노사관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


유럽 조선산업의 몰락과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조선산업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탓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조선산업에 대한 빠른 성장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위험과 기회는 똑같은 동전의 양면일 뿐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가 지혜를 모아 자신의 노동 가치를 높이고 경쟁력을 갖춘다면 세계 최고 자리는 그리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집행간부들이 이런 지혜의 단초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얻은 귀중한 소득이다. 눈앞에 닥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긴장감을 중국에서 찾았다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오종쇄 / 현대중공업노조 위원장

입력 : 2009.01.05 22:41 / 수정 : 2009.01.05 2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