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억 원이면, 김정일 정권 무너질 것"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땅 속으로 굴을 뚫지만, 남한의 자유주의
자들은 하늘로 풍선을 날린다.
『몇 억 원만 있으며 김정일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민복(李民馥)씨의 이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2003년부터 북한에 풍선을 날려 온 탈북자다. 95년 2월 러시아를 거쳐 입국, UN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은 첫 번째 인물이기도 하다. 『평양에 세운 개선문(凱旋門)을 보십시오. 총 한 방 안 쏘고 해방을 맞이한 김일성의 항일(抗日)투쟁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죠. 북한은 어떤 면에선 강성대국입니다. 그러나 그 「강함」은 거짓에 기초합니다. 그리고 「거짓」된 힘의 원천은 폐쇄(閉鎖)입니다. 결국 북한의 폐쇄(閉鎖)를 뚫고 신정(神政)을 깨야 합니다. 풍선이 알리는 진실(眞實)은 바로 그것이죠.』 李씨는 『공산주의는 거짓이지만, 우리는 진실』이라며『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풍선에 담겨진 전단(삐라)은 어둠을 누르는 빛입니다. 우상화와 선군사상, 주체사상 북한의 온갖 위선과 허구는 전단에 담긴 사실(事實) 앞에 무너집니다. 이것은 북한의 인민을 깨우는 것이죠.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입니다. 북한의 선군독재는 골리앗처럼 막강해 보이지만, 대북풍선은 다윗의 물멧돌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영웅 다윗은 다섯 개 물멧돌로 거인 골리앗을 무너뜨린다. 실제 대북풍선은 북한 선군독재 정수리를 향해 날아가는 물멧돌이다. 2008년 이민복氏의 기독북한인연합과 對北풍선단 등에서 날린 전단은 3800만장. 이건 무시무시한 숫자이다. 농업연구원 출신인 李씨는 풍선날리기에서도 과학자가 돼 있었다. 타이머 등 기술을 개량해 북한지역에 정확히 낙하할 수 있도록 발전시켰다. 대북전단은 비닐에 인쇄돼 썩지도 않는다. 한번 뿌려지면 언젠가는 읽혀진다. 풍선을 날리면, 몇 분 안에 상승기류를 타고 치솟아 오른다. 공중에서 터지기 전에는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북한군이 사격으로 떨어뜨릴 수도 없다. 산 속에 떨어지면 못 읽는다는 말도 있지만, 북한은 대부분 민둥산이다. 李씨는『로스율은 절대적으로 낮다』며 이렇게 말한다. 『전단을 날리면 인민군이 수거하니까 효과가 낮다는 말은 과장된 비판입니다. 그럴 여력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군인들이 전단을 읽게 되죠. 북한은 그만큼 폐쇄된 사회입니다. 구석기시대 같은 일이지만, 북한의 실정에 맞는 게 풍선입니다』 李씨는 『전 국민이 대북풍선 날리기에 힘을 합쳐준다면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6만장의 전단이 담긴 대형풍선 1개를 후원하는데 드는 돈은 12만원. 풍선에는 후원자 또는 후원단체 이름이 새겨져 날려지고,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돼 다시 후원해 준 이들에게 보내진다. 북한의 공산주의자들은 땅 속으로 굴을 뚫지만, 남한의 자유주의자들을 하늘로 풍선을 날린다. 국민이 각출한 10만여 원은 평양을 폭격할 사랑의 핵폭탄이 될 지 모른다. 김정일의 마지막이 오고 있다. 이민복씨와 인터뷰를 정리하며 한반도의 결정적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http://libertyherald.co.kr/)
김성욱(리버티헤럴드 기자)
written by. 김성욱 2008.12.22 10:28 입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