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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中개혁개방 30년]<中> 전환점 맞은 중국경제 (동아일보)
글쓴이 동아일보 등록일 2008-12-17
출처 동아일보 조회수 1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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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국제   2008.12.17(수) 03:03 편집


[中개혁개방 30년]<中> 전환점 맞은 중국경제

 


외국기업 불러들여 수출로 ‘우뚝’… 이젠 홀로서기 시동
 
 

개방후 외국인투자 8609억달러… 中 수출의 동력

中정부 최근 ‘환영 → 선별’로 외자유치 정책 바꿔

10%넘던 성장률 한자리수 ‘뚝’… ‘내수’로 눈돌려

《지난해 중국의 무역흑자는 2622억 달러. 하지만 이 중 81%는 단독 혹은 합작 형태로 진출한 외국기업에 의한 것이었다. 중국이 개혁개방 30년간 연평균 9.8%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룬 데는 외국기업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낮은 임금과 13억 인구의 넓은 시장, 중국 공무원의 적극적인 외자 유치 정책 등이 합쳐져 외국기업의 중국 러시 현상이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새로운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이제 외자기업을 선별해 고부가가치산업 위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격주간 포천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에서도 중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속속 열어 첨단기술과 제품으로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개혁개방 30년을 거치면서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소기업이 줄줄이 도산하는 등 진통도 겪고 있다.

○ 고속성장의 주역 외자기업

중국 경제성장의 세 축은 투자와 소비, 수출이다.

중국은 의료 보건 교육 등 사회보장제도가 미비해 노후 등 장래를 걱정하는 중국인이 많은 탓에 40% 이상의 저축률을 보이는 등 내수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그런데도 높은 경제성장을 견인한 것은 투자와 수출이었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외국기업의 중국 투자는 1991년 43억 달러에서 1997년에는 452억 달러로 10배 이상 늘었다.

1990년대 이후 한두 해를 빼고는 매년 10% 이상 증가했다. 개혁개방 이듬해인 1979년 이후 올해 11월까지 누적 투자액은 8609억 달러였다.

수출은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해를 분기점으로 외국기업의 점유율이 50%를 넘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전체 수출에서 외국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986년 1.88%에 불과했으나 2001년 50.06%로 절반을 넘은 후 지난해 57.13%로 높아졌다.

외국기업의 투자가 늘면서 고용창출 효과도 컸다. 1990년 도시근로자 66만 명을 고용해 0.4%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583만 명으로 5.4%를 차지하는 등 매년 고용 인원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 외국기업, 새로운 정면승부 준비

중국은 단순 임가공에 대한 증치세(부가세) 환급을 올해부터 폐지해 산업구조 전환을 꾀하고 있다. 금융위기로 환급 폐지가 완화됐지만 경기가 안정되면 다시 환급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

도시근로자 연평균 임금(명목임금 기준)도 1990년 2140위안에서 지난해에는 2만4932위안으로 17년 만에 10배 이상 올랐다.

더욱이 올해부터 시행된 신노동법으로 사실상 ‘종신고용제’가 도입됐을 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보험료를 회사 측이 부담하도록 했다.

이런 환경 변화에 따라 중국에 들어오는 외국 자본의 성격도 바뀌고 있다. 새로 세우는 법인 수는 줄고 있지만 법인당 투자액은 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투자 규모가 크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진출하는 자본이 늘고 있어 정부의 산업 고도화에 부응한다”고 해석한다.

이제는 중국에서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중소 규모의 투자는 약진하는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없는 상황임을 외국기업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 일본 대만 등의 기업들은 섬유 봉제 등 일부 저임금 업종의 공장을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으로 옮기고 있다.

그러나 외국기업의 중국 이탈 움직임이 ‘세계의 공장’ 중국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중국은 보고 있다.

○ 중국경제도 금융위기의 소용돌이로

올해 베이징 올림픽 개최 등으로 국운 상승을 꿈꾸던 중국도 금융위기로 큰 시련을 맞았다.

11월 수출과 수입이 7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하락했다. 또 11월 외국인직접투자(FDI)는 5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줄었다. 지난해 11.4%에서 올해 1∼3분기 9.9%로 떨어진 경제성장률은 4분기에 더욱 떨어져 올 한 해 9% 선을 겨우 유지하고 내년에는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이어진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5일 “세계 4위 경제국으로 그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중국이 내년에는 5%대로 성장이 급격히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떨어진다고 해도 2조 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액 등을 바탕으로 미국 유럽 등 다른 선진국보다 경제적 타격을 훨씬 빨리 회복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실제 중국은 경기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등 내수 활성화에 나섰다. 개혁개방 30년을 맞은 중국이 어떻게 난국을 돌파해 세계 경제를 견인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한국 기업들 “中내수 뚫어야 산다”

15일 한국 기업이 밀집해 있는 중국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 시 청양(城陽) 구.

카메라 가방 전문업체로 불과 한 달여 전까지 500여 명의 근로자로 북적이던 K사는 경비원 한 명도 없이 텅 비어 있었다. 자동차를 타고 불과 10분도 가지 않은 곳의 I사. 핸드백을 만들어 미국에 팔던 이 업체도 건물에 ‘공장 터 세놓습니다’는 안내문만 붙어 있었다.

칭다오의 청양이나 지모(卽墨) 시 등에서는 한두 시간 차를 타고 돌아보는 동안 이처럼 문을 닫은 기업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이 지역 주요 업종은 피혁 가방 액세서리 귀금속가공업 등.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채산성 악화로 문을 닫는 기업이 부쩍 늘었다고 현지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한국 기업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저임금을 기반으로 임가공 생산품을 제3국으로 수출하던 한국 기업이 문을 닫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제는 중국 내수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활로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 점에서 산둥 성 옌타이(烟臺) 시의 두산인프라코어는 성공적인 내수공략 업체로 꼽힌다. 이 회사는 내년도 굴착기 판매 목표를 올해보다 2000∼3000대 늘려 잡았다. 올해 11월까지 판매대수도 1만1976대로 지난 한 해 판매량 1만1594대를 넘었다.

내년 판매 목표를 늘린 것은 중국 정부가 내수 확대를 위해 4조 위안에 이르는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계획을 발표하면서 굴착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

이 업체는 2003년부터 줄곧 중국 내 시장점유율 20% 이상으로 1위를 지키고 있다. 미국 유럽에 매년 500여 대를 수출하는 것 말고는 중국 내수시장에 판매한다.

이 업체 쑨잉샤(孫迎霞) 관리부장은 “42개 대리점과 349개 사무소를 통해 구축한 ‘1(1시간 내 수리 문의 회신)-2(자동차로 2시간 내 현장 도착)-1(하루 내 수리 완료)’ 서비스 시스템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산둥 성 라이시(萊西)의 CJ사료공장도 CJ가 중국 전역에서 가동 중인 9개 공장 중 한 곳으로 생산품 전량을 농촌 구석구석에 팔며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칭다오의 귀금속가공업체 ‘제모피아’는 같은 업종의 일부 업체가 문을 닫는 상황에서도 내년 목표치를 20% 이상 늘려 잡고 있다. 2004년부터 중국 시장 판매를 겨냥한 ‘내수형 공장’을 세우고 꾸준히 판매망을 구축한 데다 자체 개발한 브랜드의 인지도가 차츰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옌타이=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