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국 정상들은 이날 폐루 리마에서 폐막된 APEC 정상회의의 성명을 통해 "금융부문의 안정과 경제 성장의 강화를 위해 이미 신속하고 이례적인 조치들을 취했다"며 "이번 위기를 18개월 내에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불안정한 식량 가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세계는 부정부패와 해적행위와 맞서 싸울 태세가 돼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1년 안에 새로운 보호무역 장벽을 세우지 않으며 세계무역기구(WTO)의 DDA(도하개발어젠다) 협상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정상들의 '18개월 내에 경제위기를 극복한다'는 선언은 당초 정상선언문 초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주최국인 페루의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 요청으로 삽입됐다고 익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이번에 언급된 18개월이라는 시간은 선진국들이 2009년도에 평균 0.1%의 경제성장을 하고 이듬해에야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진단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예측과도 맞아떨어지는 시간이다.

그러나 일부 정상들과 경제전문가들은 이러한 예측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이라며 선언문의 내용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도 감지된다.

멕시코의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은 18개월이라는 기간이 예측이라기보다는 추측에 가깝다고 평가했고, 캐나다의 스티븐 하퍼 총리는 "그러한 시한을 설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혼란에 빠진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캘리포니아주립대(버클리) APEC연구센터의 비노드 애거월 박사는 "큰 차이를 만들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해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정상들이 다음달 DDA 협상에 시동을 걸기로 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리마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