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국의 자존심’ 車빅3 어쩌다 이 지경까지… (동아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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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아일보 | 등록일 | 2008-11-13 |
출처 | 동아일보 | 조회수 | 1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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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국제 2008.11.13(목) 03:12 편집 |
퇴직자에도 의보-연금 ‘예
정된 몰락’
‘2.92달러.’
미국의 자존심이었던 제너럴모터스(GM)의 11일 종가다. ‘0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한때 미국 제조업의 근간이었던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 업체의 현주소를 보여 주는 수치다. ‘빅3’는 이제 언제 파산할지 모르는 벼랑 끝 위기에 몰려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변화하는 시장에 대처하지 못한 무능한 경영진, 눈앞의 잇속 챙기기에 급급한 노조, 경쟁력 없는 제품 등 ‘3박자’의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 수십 년간 몰락의 길 걸어온 ‘빅3’
1960년대에 연료소비효율이 좋은 소형차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는 두 차례의 오일쇼크를 거치며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1976년 7.0%에 머물렀던 일본 자동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980년 20.8%까지 높아졌다.
미국은 보호무역으로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려고 했지만 이는 오히려 ‘빅3’의 방만한 경영을 부추겼다.
고급차 시장에서는 벤츠 BMW 등 유럽 자동차에 밀렸고, 일반 승용차 시장에서는 일본 한국 등의 값싼 고효율 자동차들이 미국시장을 잠식했다.
‘빅3’는 이익이 많이 나는 대형차와 픽업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품에 집착하며 고연비 차량 개발에 힘을 쏟지 않았다. 자동차 업계의 로비로 최소연비 의무화 관련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미 정치권의 방조도 ‘빅3’의 무사안일을 부추겼다.
그나마 경쟁력이 있던 픽업트럭과 SUV는 고유가 시대의 직격탄을 맞았다. 휘발유가격이 갤런(3.78L)당 3달러를 넘어서자 소비자들은 미국 자동차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경기 위축의 여파로 시장 전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빅3’의 판매 감소 폭은 일본 한국 유럽 자동차에 비해 훨씬 컸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빅3’의 미국 판매 대수는 56만6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5% 감소했다. 이 기간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빅3’ 판매는 8.0%, 유럽과 한국 자동차의 판매도 각각 6.8%와 1.9% 줄었다.
2000년대 초 70% 수준에 이르던 미국 ‘빅3’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올해 10월 말 현재 48.3%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일본 자동차의 점유율은 20% 수준에서 39.7%로 뛰었다.
○ 언제 바닥날지 모르는 자금난
강성 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무리한 복지혜택 요구는 회사 경영을 더욱 어렵게 했다.
자동차 노조는 수십 년간 최고 수준의 의료보험 혜택을 누려 왔다. 회사를 퇴직해도 ‘빅3’로부터 여전히 의료보험이나 연금 혜택을 받는 사람이 100만 명이 넘는다. 지난해 노사 간의 합의를 통해 퇴직자 보험 지원 규모를 크게 줄이거나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의료비 부담은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을 준다.
UAW는 수년 전에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들이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권리를 유지하기 위한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판매 감소와 고비용 구조는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 GM은 2분기(4∼6월)에 154억7100만 달러의 적자를 낸 데 이어 3분기(7∼9월)에도 25억4000만 달러의 적자를 봤다.
여기에 GM의 현금 유동성이 3분기 말 162억 달러로 급감하면서 GM 경영진은 내년 상반기 중 자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 “정부의 구제금융이 이뤄진다고 해도 미국 자동차 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노조의 변화,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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