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보도자료

제목 오바마 “美 車업계 500억달러 추가지원을” (동아일보)
글쓴이 동아일보 등록일 2008-11-12
출처 동아일보 조회수 1381

다음은 동아일보  http://www.donga.com 에 있는 기사입니다.

------------------------------------------------------------------------------------

분야 : 국제   2008.11.12(수) 02:56 편집


오바마 “美 車업계 500억달러 추가지원을”

 



“웰컴” “굿 럭”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왼쪽)과 부인 로라 여사가 10일 백악관을 찾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오른쪽),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취재진 앞에 섰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부시 “스스로 경쟁력 키워야” 일단 난색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은 색 양복-넥타이 차림

오바마 “멋진 사무실이더군요” 백악관 첫인상 밝혀

“멋진 사무실이더군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변인 로버트 깁스 씨가 10일 기자들에게 전한 오바마 당선인의 백악관 방문 소감이다.

당선인 부부가 ‘현 세입자’(대통령 부부)의 안내를 받아 백악관을 둘러보고 환담을 나누는 것은 미국 정치의 오랜 전통이다. 정권 이양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임을 과시하는 상징적 이벤트인 셈이다.

하지만 2000년 12월 19일 백악관을 방문한 당시 조지 W 부시 당선인이 빌 클린턴 대통령과 임기 말 평양 방문 문제를 놓고 논전을 벌였듯이 10일 오바마-부시 회동도 결코 상징적 만남으로만 끝나진 않았다.

○…청명한 날씨만큼이나 밝은 표정의 두 사람은 마치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 듯 양복과 드레스셔츠, 넥타이 색깔까지 같은 것으로 차려입었다.

예정 시간인 오후 2시보다 10분 일찍 도착한 오바마 당선인은 부시 대통령의 안내로 집무실인 오벌오피스로 향하던 도중 부시 대통령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는 등 친숙함을 보였다. 부시 대통령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책상 등 역사적 유물 등을 친절히 소개했다.

하지만 이어 기록요원도 없이 단둘이 마주 앉은 두 사람은 금융위기와 자동차업계 지원 방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 임기 말 부시 행정부의 어깨에 놓인 산더미 같은 현안들을 놓고 1시간 5분 동안 강도 높은 논의를 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의회가 이미 통과시킨 친환경 기술 투자를 위한 250억 달러 규모의 자동차업계 지원을 500억 달러로 증액하고,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수혜 대상에 자동차업계도 넣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기 내내 자동차 3사에 대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정부에 기대려 한다”며 비판적 자세를 취해 온 부시 대통령은 ‘시장경제 원칙’을 내세우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당선인도 평소 미국 자동차업체들에 대해 “일본, 한국 자동차와 경쟁하려면 연료소비효율 향상 기술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지만 현재 미 자동차업계의 상황은 응급처방이 필요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는 거의 1946년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시간 소재 연구기관인 자동차조사센터는 자동차 3사가 도산할 경우 300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1564억 달러의 국가부담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시카고에서 항공편으로 워싱턴에 도착한 뒤 평소 애용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신 처음으로 리무진을 타고 백악관을 찾았다. 그는 9월 금융위기 대책회의 참석 등 몇 차례 백악관을 방문했지만 오벌오피스에는 처음 들어섰다.

한편 부인 미셸 여사는 이날 두 딸의 학교 문제 때문에 먼저 워싱턴에 왔고 백악관 방문 후 남편이 시카고로 돌아간 뒤에도 혼자 남아 시내 명문 사립학교인 조지타운데이스쿨 등을 방문했다.

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오바마 당선인 부부가 두 딸을 사립학교에 보낼지, 허물어진 공교육 위기의 표본처럼 여겨져 온 워싱턴 시내 공립학교에 보낼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두 딸은 시카고에서 사립학교에 다녔다.

○…로라 부시 여사는 첫 흑인 안주인이 될 미셸 여사에게 백악관의 거주 공간인 2, 3층의 방 33개, 특히 역대 대통령의 어린 딸들이 사용했던 방을 자세히 소개했고 두 사람은 백악관에서 딸 키우기를 화제로 삼아 한동안 수다를 떨었다.

로라 여사는 올봄 민주당 경선 때 미셸 여사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국이 자랑스럽다”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를 당시 “미셸의 본의는 그게 아니었을 것”이라며 편을 들어 줬고, 이후 미셸 여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퍼스트레이디의 전범으로 로라 여사를 칭찬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날이 처음이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