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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대한민국 정통성·북(北)실상 미화 부분 집중 (조선일보)
글쓴이 조선일보 등록일 2008-10-31
출처 조선일보 조회수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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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통성·북(北)실상 미화 부분 집중
● 어떤 내용 담겼나

"이승만·박정희 정부, 객관적으로 서술하라" 의견

"교과부 수정안으론 좌편향 바로잡기 미흡" 입장도

 

안석배 기자 sbah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교육과학기술부 심은석 학교정책국장이 30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요구안 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30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권고안을 발표한 것은 지난 정부에서 검정(檢定)하고 출판해 사용 중인 교과서가 좌(左)편향이라는 외부의 지적을 상당부분 수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교과부가 수정권고안에 포함한 내용은 대한민국의 정통성, 6·25 발발 원인, 이승만 정부에 대한 폄하, 북한 정부에 대한 미화(美化) 등이다.

교과부는 이 중 102건은 '출판사에서 자체적으로 수정하겠다'는 의견을 보내와 수정 작업이 이미 시작됐고, 55건에 대해서는 출판사 측에 수정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나아가 출판사들이 수정권고안을 받아들이도록 끝까지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전체 55건 중 38건(69%)의 수정 의뢰가 금성교과서에 집중된 것도 특징이다. 근·현대사를 선택한 고교생 중 54%가 사용하는 금성교과서는 그동안 ▲1948년 이후 대한민국을 미국에 종속된 사회로 묘사하고 ▲지난 60년 간 대한민국이 성취한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를 높이 평가하지 않으며 ▲북한 사회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시각으로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교과부 수정안은 이날 6개 출판사와 집필진에 전달됐으며 11월 말까지 출판사별로 수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집필진과 전교조 교사 등이 교과서 수정 요구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며, '교과서 포럼' 등에서는 교과부 수정안으로는 좌편향 내용을 바로잡기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여 수정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정통성 왜곡 수정 요구

대표적 좌편향 교과서로 지목된 금성교과서에서 기술한 '연합군이 승리한 결과로 광복이 이루어진 것은 우리 민족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데 장애가 되었다'는 부분에 대해, 교과부는 "분단의 원인을 왜곡하고 있어 삭제 또는 수정하라"고 출판사에 권고했다.

이 같은 교과부의 수정 권고는 앞서 지난 16일 국사편찬위원회가 발표한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방향'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제국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계승한 정통성 있는 국가임을 설명한다'는 내용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일부 교과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해 학생들이 교실에서 부끄러운 한국 역사를 배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날 심은석 교과부 학교정책국장은 "대한민국 정통성과 헌법정신, 대한민국 국민의 자긍심 등을 고려해 수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승만·박정희 정부에 대한 묘사도 객관적으로 서술하라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출판사들은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한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승만 정부는 반공을 국시로 삼고 야당을 탄압하면서 독재정치를 꾀했다'(법문사) 부분은, "김일성 유일지도체제도 독재정치임을 반영하라"고 교과부는 권고했다.'박정희 정부는 통일문제보다는 경제개발문제에 집착했고'(천재교육) 부분은, '박정희 정부는 통일문제보다는 경제개발에 우선순위를 두었다'는 내용으로 출판사에서 수정하고 있다.

북한 정권 서술도 수정 요구

북한 정권에 대한 우호적 서술을 한 부분과 객관적 근거가 불충분한 표현도 수정권고 대상에 포함됐다.

통일에 대한 남북한 간 시각 차를 묘사한 금성교과서에 대해, 교과부는 "북한의 실상과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북한의 문화는 남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통문화의 영향을 그대로 간직했다'(천재교육) 부분은, 출판사에서 '북한의 문화는 남한에 비해 개방되어 있지 않고'로 수정 작업 중이다. '이념적 명분을 가지고 있었으며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던 김일성 측은'(금성출판사) 부분은, '김일성은 반대파를 광범위하게 숙청했다'는 내용으로 집필진이 수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교과부의 수정안 중 일부는 근현대사 교과서의 좌편향을 바로잡기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성교과서에 실린 1945년 당시 미군 포고령과 소련군 포고문을 비교한 것은 단순 포고령 내용을 전달해서는 안 되고 실제로 소련군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포고령 문건과 현실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 때 만들어진 교과서 편수 지침을 그대로 따르다 보니, 수정안이 자구(字句)를 고치는 데 그친 경향이 많다는 비판도 나왔다.

'교과서 포럼' 회원인 성균관대 김일영 교수는 "북한 정권과 사회의 실상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수정안이 좀 더 구체적으로 기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입력 : 2008.10.31 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