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지난 21일 '한국 정부가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묵인 또는 비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로 인한 무력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실상 민간단체에서 북으로 보내는 전단이 북한 주민들에게 상당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을 반증하는 사례로 보여진다.
탈북자로 북한에 직접 전단을 살포하고 있는 이민복씨는 "북한으로 삐라를 보내는 것은 통일을 위한 길로 여기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이를 멈추지 않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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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복씨는 고무풍선을 통한 전단을 보내는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일컬어진다. 특히 컴퓨터를 이용, 인공위성과 연계해 바람의 속도를 계산함으로서 의도하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보내지게 된다.
이씨는 23일 국제외교안보포럼(이사장 김현욱 전 국회의원)에 나와 북한으로 전단을 보내게 된 배경 등을 설명하고 "오늘도 새벽 1시까지 삐를 날리고 왔다. 지난번 여러분들이 후원금을 지원해 주셔서 대북 풍선 24만장을 보내고 왔다"며 국제외교안보포럼 회원들이 수시로 후원을 해준데 대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국제외교안보포럼은 이들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을 보내는데 지속적으로 후원을 보내고 있다.
그는 "2003년부터 고무풍선을 보냈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며 "이래서는 안되고 대형풍선을 개발해야겠다해서 2005년 7월부터 개발했다. 한번에 6만장을 보내고 대형은 18만장을 보냈다. 그랬더니 기미가 보이더라"면서 지금까지 20차례 이상의 항의와 자제요청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에 살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남한에서 날아온 귀순자 사진이나 여성의 나체 사진, 영문 등이 담긴 삐라를 본 기억이 있지만 크게 기억에 남지 않고 오히려 썩어빠진 자본주의 부르조아 문화라로 남조선은 어쩔 수가 없고 미제 앞잡이나 미제국주의 식민지라는 생각을 갖게 돼 오히려 역작용을 가져왔다"고 돌아봤다.
그러다 "인생을 바꾸게 된 결정적인 동기가 전단 내용에서 6·25전쟁을 북조선 김일성이 일으켰고 관련 내용이 후르시쵸프 회고록에서 증언하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어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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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그 다음부터는 그런 내용을 더 알아보기 위해 집 주변 20리를 돌아다니면서 삐라를 살피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그것이 계기가 돼 남조선으로 가야되겠다는 결심을 하고 탈북하게 되었다고 말해 실제로 남한에서 보내는 전단이 북한 주민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토로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자신에게 전단을 부탁한다고 했다. 물론 주된 내용은 북한으로 납치된 일본인들에게 보내는 내용으로 "고국은 결코 당신들을 잊지 않는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하고 정부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에서도 (북한으로 전단을 보내는 것을)막지 못했는데 왜 이 정부에서 못하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서운함을 내 비추고는 "그러나 지금은 막지 않는다. 다만 자제해 달라고는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기에 삐라를 보내자 친북단체 관계자들이 사무실까지 찾아와서 '까부시겠다'고 난리를 쳤다"고 협박을 받았음도 밝혔다.
이민복씨는 "6·15공동선언 이후 삐라가 중단되었지만 여러분의 후원이 오늘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며 거듭 후원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국제외교안보포럼은 이 날도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즉석에서 모금을 벌여 후원금을 이 단체에 전달했다.
북한의 민주조선 신문은“극우 보수단체들이 우리 군대와 인민을 심히 자극하는 비열한 심리모략전을 벌이는 것을 이명박 패당이 묵인하고 비호하는 조건에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그 어떤 우발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제 무덤을 파는 비열한 심리모략전’이라는 제목의 개인 논평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그 무력 충돌이 새 전쟁, 핵전쟁으로 번지게 될 것이며 북과 남의 온 민족이 그 피해를 입게 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