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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위기가 채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유럽 등 주요국 실물경제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16일 한국 증시가 사상 최악의 폭락을 기록했다.이날 다른 나라들의 증시도 급락하면서 우리나라의 일부 자산운용사가 펀드환매(고객 요청으로 투자금을 돌려주는 것)를 중단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10년10개월 만에 최고치인 133.50원 폭등했다.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6.50포인트(9.44%) 폭락한 1213.78로 마감했다. 우리나라 증시에서 126.50포인트의 하락폭은 사상 최고치이며, 9.44%의 하락률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2일의 12.02%와 IT버블 붕괴 때인 2000년 4월 17일의 11.63%에 이어 세 번째 기록이다. 코스닥지수 역시 35.85포인트(9.19%) 폭락한 354.43으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 만에 유가증권·코스닥 양 시장에서 시가총액 69조5000억원이 증발했다.
- ▲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사상 최대(126.5포인트)로 떨어진 코스피 지수가 전광판에 기록돼 있다. 이날 주가 폭락으로 한국 증시 시가총액(670조원) 중 약 70조원이 날아갔다고 거래소측은 밝혔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외국인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우량주를 중심으로 620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매도액에서 매수액을 뺀 것)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들은 최근 신흥시장에 투자했던 돈을 일제히 회수해가며 전세계 신흥시장 증시 폭락을 일으키고 있다.외국인들이 주식을 판 돈을 달러화로 바꿔 빠져나가면서 이날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다시 133.50원 폭등(원화가치 폭락)해 1373원으로 마감했다.이날 한국증시의 대폭락은 전날 미국 증시의 폭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소매판매 실적 등 일부 악화된 경제지표 발표를 계기로 실물경제 침체 불안이 증폭돼 다우지수가 733포인트(-7.87%) 떨어졌다. 이날 일본증시도 엔화 가치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수출 기업 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까지 겹치며 닛케이 평균이 11.41% 폭락했다. 대만(-3.24%), 중국(-4.24%), 호주(-6.66%), 싱가포르(-5.25%), 인도(-2.11%) 등 다른 나라 증시도 대부분 급락했다.전날 폭락했던 미국 증시는 16일(현지시각)에도 장 초반 3% 이상 급락하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유럽에서 영국·프랑스·독일 증시는 장 막판에 5% 안팎 폭락 양상을 보였다.한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아시아 은행시스템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은행들의 신용등급 전망이 아시아에서 가장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입력 : 2008.10.17 03:13 / 수정 : 2008.10.17 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