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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李대통령, 재향군인회 초청 오찬서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 연설 (조선일보)
글쓴이 조선일보 등록일 2008-10-09
출처 조선일보 조회수 1333

다음은 조선일보  http://www.chosun.com 에 있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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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세력, 틈만 나면 국가 흔들려 해"
李대통령, 재향군인회 초청 오찬서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
연설

MB "나라 어려울때 달러 사재기 해선 안돼"

전문가 "지도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중요"

 

주용중 기자 midway@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이명박 대통령이 8일 재향군인회 간부 26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근래 보기 드물게 열정적이고 긴 연설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편한 청중들 앞에서는 원래 말씀을 많이 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이 대공황에 이은 1930년대 경제위기를 맞았을 때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했던 일을 상기시키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사실상 두려워할 만한 근본적 이유가 없다. 10월, 11월, 12월에는 예상대로라면 수출 흑자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일부에서 달러가 자꾸 귀해지니까 달러를 사재기하는데 국가가 어려울 때 개인의 욕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금융위기 때문에 (달러 등을) 사재기하는 기업이나 국민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보유한 외환이 단기로 돌아온 외채를 상쇄하는 데는 충분한 여유가 있다"며 "지금 갖고 있는 2600억달러는 모두 현금화할 수 있는 것으로 근본 문제는 없다"고 했다. 경우에 따라 '환(換)투기 세력'을 향해 비상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박세직 재향군인회장이 "일부 불순세력이 지난 수개월간 촛불집회를 하면서 반미(反美) 등으로 국가를 무력화하는 것을 목격해왔다"고 하자 "좌파 세력이 이념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이 땅에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여러 사태를 통해서 볼 수 있다"며 "모 친북 단체 간부가 구속되자 '2년만 더 지났으면 통일됐을 텐데…'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우리 국민들도 이런 분위기에 대해 민감하지 않은 것 같아 더 걱정스럽다"고 했다.

박 회장이 친북 좌파 세력에 대한 척결 노력을 강조한 데 대한 응대이기도 하지만 좌파 세력을 강한 톤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10년 만에 정권이 바뀌었지만 (친북 좌파들의) 뿌리가 매우 깊고 매우 넓게 형성돼 있다"면서 "배고픈 북한 동족을 우리가 동정하고 도와주고 싶은 순수한 마음과 우리가 이념적으로 북한 세력을 동조하는 것은 확실히 다른데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념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틈만 나면 국가를 분열시키고, 틈만 나면 국가를 흔들려고 하는 세력은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땅에 이념 논쟁을 일으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도 "대한민국이 어떻게 하든 확고한 정체성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교과서 이념 편향 문제에 대해 "대한민국이 민주화와 산업화에 성공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비판적으로 써 놓고 오히려 북한의 사회주의가 정통성이 있는 것 같이 쓰인 교과서가 있다"면서 "교과서 문제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겠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국민이 대통령의 이런 문제 의식에 공감할 것이냐는 점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국민들에게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사람은 진정한 지도자가 아니지만 관건은 국민들이 지도자의 쓴 소리를 약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그 지도자를 신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입력 : 2008.10.09 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