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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미(美), 7000억 달러 '약발' 없었다 /신용경색 해소 안되고 실물경제마저 비틀 (조선일보)
글쓴이 조선일보 등록일 2008-10-07
출처 조선일보 조회수 1331

다음은 조선일보  http://www.chosun.com 에 있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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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 7000억 달러 '약발' 없었다
신용경색 해소 안되고 실물경제마저 비틀

전문가들 "정부가 부실 모기지 사들여야"
뉴욕=박종세 특파원 jspark@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미국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 조치가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구제 조치가 미 정계의 격론 끝에 어렵게 의회를 통과한 순간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안 해소를 위한 다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구제금융 조치가 하원을 통과한 지난 3일, 미 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DJIA)이 157포인트나 하락한 것은 이런 시장의 아우성을 반영한다.

미 사상 최대 규모의 공적자금 투입계획이 당장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신용경색이 해소되지 않았다. 이번 금융위기의 최대 뇌관은 자금시장 압박이다. 지난 9월 15일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을 계기로, 자금시장은 줄곧 벼랑 끝에서 아슬아슬하게 고비를 넘기고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 뉴욕법인장은 "10년 전 외환 위기 때 우리 금융기관들이 금리·기간·금액을 불문하고 자금을 구했던 '3불(不) 현상'을 미 금융회사들이 똑같이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짜리 자금으로 연명하는 상황이 구제금융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았다. 미 투자전문지인 배런스는 "구제금융 조치가 실시돼 미 정부가 금융회사들의 부실 모기지 자산을 사들인다고 하더라도 과연 금융회사들이 그렇게 수혈 받은 돈을 다시 대출로 시장에 풀겠느냐는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용경색'이라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이미 글로벌 시장으로 전염되기 시작했다. 유럽이 첫 타깃이 돼 부글부글 끓고 있다. 런던자금시장에서 은행들이 서로 빌려주는 금리가 사상 최대로 치솟고, 미 국채가 제로금리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은 돈을 못 벌어도 좋으니 안전한 게 최고라는 극도의 공포심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는 미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위기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금융을 넘어 미국의 실물경제가 비틀거리면, 글로벌 경제의 안전지대는 없어지고 만다. 미국의 신용경색은 실물경제의 위기를 재촉하고 있다. 돈을 못 빌리는 비(非)금융회사, 모기지·크레디트카드·오토론·학자금 융자 등이 막힌 소비자들이 바짝 움츠리고 있고, 이는 실물경제의 하강을 앞당기고 있다. 미국의 최근 월간 경제지표는 고용·생산·소비·주택 등 각 분야에서 모두 경고음을 내고 있다. 월가의 금융위기가 폭발한 지난달 이후의 상황이 실제로 지표에 반영되면 더욱 암울한 경제상황이 그려질 것으로 시장은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동시에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경색 자체가 글로벌 현상인 만큼 각국 중앙은행의 공조가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또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에서 구제금융 조치를 보완하는 후속조치를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내놓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케네스 로고프(Rogoff) 미 하버드대 교수, 마틴 펠드스타인(Feld stein) 하버드대 교수, 누리엘 루비니(Roubini) 뉴욕대 교수 등은 결국 정부가 부실 모기지를 직접 사들이는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입력 : 2008.10.07 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