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 가스관 통과 문제 이미 접촉”

러시아 대표기업 가스프롬이 한국과 러시아의 자원협력을 위해 북한과 접촉해 온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1020억 달러(약 118조 원)의 가스 협력사업에 합의한 지난달 29일 세르게이 쿠프리야노프 가스프롬 대변인은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접촉해왔다”고 밝혔다.

가스프롬은 또 이날 ‘한국이 2015년부터 30년간 매년 750만 t의 러시아 천연가스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공식 보도 자료를 서방 언론에 보냈다. 가스프롬이 한국과의 계약을 서방에 알리고 러시아와 북한의 접촉 사실까지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스프롬은 지금까지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 문제에 대해 대외적으로 ‘비용은 저렴하지만 남북한이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태도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을 설득해 달라’는 한국의 제안에 앞서 가스프롬이 이미 가스관 문제에 대한 타당성 검토 작업과 함께 북한과 협상을 벌인 것으로 분석했다.

알렉세이 마카르킨 정치공학센터 연구관은 “가스프롬이 적극 나서면 북한이 경제 회생을 위해 가스관 통과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전문가 발레리 네스테로프 씨는 “가스관 통과는 북한-러시아 철도 연결처럼 난관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