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9월 위기설 넘긴 한국 “미국發 검은 화요일 오나” 촉각 (동아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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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아일보 | 등록일 | 2008-09-16 |
출처 | 동아일보 | 조회수 | 14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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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경제 2008.9.16(화) 03:16 편집 |
■국내에 어떤 영향 미칠까
악재에 민감한 증권시장,
오늘 출발장세 주목
환율상승→물가압박… 부
동산시장 타격 우려도
‘산 넘어 산….’
‘9월 위기설’에 시달렸던 한국 경제가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메릴린치의 인수 등 ‘미국발 쇼크’로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당장 국내 외환과 주식시장이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 자금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고,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도 지속될 수 있다. 세계 금융시장의 돈줄이 더 마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발 신용위기가 종착역에 가까워오고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안정세를 보여 한국경제에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
15일 한국 중국 홍콩 일본 증시는 추석 등 공휴일로 문을 열지 않아 ‘미국발 악재’의 직격탄을 피했다. 하지만 이날 개장한 대만과 호주 증시와 유럽 증시는 ‘미국발 대형 악재’로 일제히 폭락했다.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은 16일 개장과 함께 ‘미국발 쇼크’의 사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월요일 증시 상황에 따라 한국 등 아시아 증시에 미치는 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시가 2% 이상 떨어지는 ‘블랙 먼데이’가 재연된다면 국내 증시도 상당 폭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시장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메릴린치 인수’라는 호재성 소식보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신청 발표’라는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국내 증시가 초기에는 충격을 받겠지만 혼란상태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중단기 파장은 엇갈려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작용한 미국발 금융위기가 종착역에 다가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는 전망도 많다.
9월 이전까지 JP모간의 베어스턴스 인수를 빼고는 미국의 6개 부실 금융기관의 처리 전망이 불확실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미국의 양대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 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 발표, BoA의 메릴린치 인수 등이 결정됐다. AIG도 곧 자구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부실 금융기관 중 5곳의 처리 방향이 가닥을 잡았다”며 “어차피 거쳐야 할 경로였고 AIG 문제만 해결된다면 미국발 신용위기의 해결 실마리가 잡혔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더는 구제금융이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내비치고 있어 또 다른 대형 금융기관이 무너지면 세계 금융시장은 더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 금융불안과 세계 경기 둔화 이중고
한국 경제는 당분간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세계 경기 후퇴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금융시장의 돈줄이 마르면서 은행과 기업의 달러 자금난이 심화될 수도 있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전무는 “달러화가 엔화와 유로화 등에는 약세, 원화 등 신흥시장 통화에는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세계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부족해지면서 국내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국내 금리가 오르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도 당분간 어려워 외환시장에 달러 품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 둔화와 가계대출 등 국내 문제도 중장기적인 불안 요인이다. 경상수지 적자가 커지는 상황에서 소득은 정체되고 금리가 올라 가계와 기업이 빚을 상환하지 못하면 국내 부동산 가격 폭락과 함께 금융기관의 연쇄 부실이 올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금융권 가계 대출은 622조9000억 원으로 2007년 6월 말(564조7000억 원)보다 58조2000억 원이 늘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 부채의 증가와 대출 금리 상승으로 국내 가계는 1년 전보다 6조2000억 원의 추가 이자 부담을 지고 있다”며 “소득 중하위계층에 대한 감세나 재정지출 확대, 대출만기 및 거치기간 연장 등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리먼브러더스
15일 파산보호 신청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 리먼브러더스는 158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4위의 투자은행이다. 독일 출신 이민자 헨리 리먼이 1844년 미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에 세운 포목상을 시초로 1850년 리먼 형제들이 합류하면서 유통 교역 금융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2007년 기준으로 자산 규모 6900억 달러, 매출액 590억 달러, 직원 수 2만9000명에 이른다.
:: 메릴린치
15일 전격 매각된 메릴린치는 황소 모양의 로고로 유명한 미국 최대 증권회사이자 3위의 투자은행. 1914년 찰스 메릴이 뉴욕 월가에 사무소를 설립한 뒤 다음 해 에드먼드 린치와 동업하면서 시작됐다. 산하에 보험 부동산 금융 증권 등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총자본 규모는 348억 달러. 40개국에서 1조60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며 포천 500대 기업 중 30위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김재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