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美대선D-60]페일린 연설에 美언론 “만루홈런 (동아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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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아일보 | 등록일 | 2008-09-05 |
출처 | 동아일보 | 조회수 | 1432 |
다음은 동아일보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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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국제 2008.9.5(금) 03:00 편집 |
“나는 언론 호평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워
싱턴에 간다”
3일 오후 9시 반(현지 시간) 미국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 엑셀에너지센터.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 등극을 노리는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가 소개되자 장내를 가득 메운 2만여 명의 공화당원은 떠나갈 듯한 함성과 기립박수로 그를 맞았다.
고교생 딸의 임신 사실 공개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페일린 부통령 후보는 40분 동안의 연설에서 부드러운 미소 대신 비장한 얼굴로 자신에 대한 공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페일린 후보가 신랄한 풍자와 반어법을 사용하면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세를 높이자 장내는 어느새 ‘세라, 세라’를 연호하는 함성으로 뒤덮였다. CNN, ABC 등은 “페일린 후보가 만루 홈런을 쳤다”며 “공화당에 새 별이 탄생하는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페일린 후보, 은근하지만 아프게=페일린 후보는 오바마 후보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의 상대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오바마 후보를 꼬집었다.
그는 “우리 상대자가 나의 시장 경력과 주지사 경력을 평가절하하는 것 같다”며 “아마 소도시 시장은 실제 책임을 진다는 것을 제외하면 ‘지역사회 조직운동가’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후보의 과거 경력이 빈민들을 위해 활동했던 게 전부임을 지적한 것.
페일린 후보는 “어떤 사람은 ‘변화’라는 구호를 이용해 자신의 경력 쌓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존 매케인 후보는 변화를 이뤄내기 위해 자신의 경력을 활용해 왔다”고 비교했다.
그는 “이 사람(오바마 후보)의 연설을 듣다 보면 두 권의 회고록을 쓴 이 사람이 단 한 건의 주요 법률이나 개혁 관련 법안도 제출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잊기 쉽다”고도 했다.
앞서 그는 남편 토드 씨와 5명의 자녀, 자신의 부모를 차례로 소개한 뒤 “우리 가족도 다른 가족처럼 기쁜 일과 슬픈 일을 겪으며 똑같은 도전에 직면하고 기쁨을 누리기도 한다”는 말로 딸의 임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달라는 뜻을 대신했다.
▽깜짝 등장한 매케인 후보=페일린 후보의 연설이 끝난 뒤 매케인 후보가 예정에 없이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매케인 후보는 페일린 후보가 가족 및 ‘예비 사위’와 함께 참석자들의 환호에 답례하는 사이 연단 뒤에서 갑자기 나타났다.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로 반겼고 매케인 후보는 페일린 후보의 가족과 일일이 포옹하거나 어깨를 두드리며 친근감을 과시했다.
참석자들의 환호 속에 마이크를 잡은 매케인 후보는 “생큐”를 몇 차례 외친 뒤 “우리가 차기 미국 부통령을 제대로 고른 것 같다. 얼마나 멋진 가족이냐”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매케인 후보의 간이 연설을 요구하며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냈지만 매케인 후보는 4일의 후보 수락 연설을 기다려 달라는 듯 엄지손가락을 곧게 들어 인사한 뒤 무대 뒤로 사라졌다.
▽‘오바마 때리기’로 하나 된 공화당=이날 연단에 오른 공화당 경선 출마자들은 본격적으로 오바마 후보를 공격했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오바마 후보는 단 하나의 도시도, 단 하나의 주도, 더구나 어떤 군부대도 지휘해 본 적이 없다”며 “오바마 후보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후보의 행정 경험을 다 합쳐도 페일린 후보에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아예 이번 선거를 오바마 후보를 중심으로 한 ‘리버럴(좌파진보주의자)’ 대 매케인 후보를 위시한 ‘보수주의자’의 대결로 규정한 뒤 “우리는 리버럴한 워싱턴을 보수적인 워싱턴으로 바꾸는 제대로 된 변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세인트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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