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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국 조폐국서 쓰는 인쇄기 도입"
美 “초정밀 ‘100弗 위조지폐’는 오직 북한産”
수퍼-K서 수퍼-X로 진화… 기계로도 식별안돼
6개월마다 결점 보강… 北 해외 공관통해 유통
안용균기자 agon@chosun.com
입력 : 2005.12.19 19:01 05' / 수정 : 2005.12.20 03:10 28'
미국 정부가 지난 16일 북한의 위조 달러 제조 증거라며 설명한 내용들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북한 외교관이 제3국의 은행에 위조지폐를 입금하는 사진 등 외에 북한이 수퍼노트(초정밀 100달러 위조지폐)를 외국 주재 북한 공관을 통해 대량 유통시키고 있다는 사실도 설명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또 6개월마다 위폐의 결점을 보완, 이제 웬만한 기계로는 확인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밀해졌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 수퍼노트 공식명 C-14342
미측은 이번 브리핑에서 북한이 만들었다는 100달러 위조지폐만 ‘수퍼노트’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다른 위폐는 수준이 떨어져 수퍼노트라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90년대 중반 많이 쓰인 수퍼-K나 최근 정밀도가 더 높아진 수퍼-X는 모두 ‘북한산’의 별칭이다. 15년간 이를 추적해 온 미국 비밀 검찰국은 ‘북한산 수퍼노트’를 공식적으로는 ‘C-14342’라고 이름 붙였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설명을 들은 한 외교소식통은 19일 “북한이 했다는 사실이 거의 100%”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89년 필리핀에서 처음 수퍼노트를 발견했는데 북한 관리의 외교 행랑에서였다고 한다.
미국측은 또 ‘인타글리오(intaglio)’라고 하는 초정밀 요(凹)판 인쇄기가 북한에 의해 거래됐고, 미국 조폐국에서 쓰는 스위스제 ‘인텔리오 컬러’라는 기계를 수입한 사실 등도 확인했다고 한다. 북한은 국제테러단체나 구동독, 러시아 마피아 범죄 조직 등을 통해 관련 기계를 일본과 독일로부터 구입했다고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말했다.
◆ 제3국 대사관이 창구
미국측은 최근 외신에 보도된 아일랜드 노동당 전 당수 숀 갈랜드와 관련된 각종 도청 및 사진 증거 자료도 제시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국은 영국 범죄수사국과 합동으로 98년 작전명 ‘말리’라는 이름으로 영국에 유통되는 수퍼노트를 추적했고 그 결과 숀 갈랜드가 최고 책임자임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양국 수사 당국은 버밍햄의 한 환전소에서 알란 존스라는 좀도둑이 수퍼노트 10장(1000달러)을 환전한 사실을 확인하고 곧 비밀 요원 2명을 이 조직에 침투시켜 1년6개월 동안 도청을 통해 수퍼노트의 유통과정을 확인했다. 그 과정에서 러시아 모스코바의 북한 대사관이 수퍼노트의 공급지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영국 BBC는 영국 수사당국을 인용해 “주 러시아 북한대사관과 옛 KGB 요원들이 관련돼 있다”며 “99년 6월 미국·영국·러시아 합동수사팀은 미행과 도청 등을 통해 숀 갈랜드와 북한대사관 간 거래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미국과 영국의 수사 당국은 당시 북한 대사관과 숀 갈랜드 간에 수년간 오간 팩스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이 보도 내용이 “거의 맞다”고 확인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