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두 아들 美정착해 군면제”…뒤늦게 국내 취업-활동 드러나 [정연주의 KBS 5년 ](동아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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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아일보 | 등록일 | 2008-08-08 |
출처 | 동아일보 | 조회수 | 1949 |
분야 : 정치 2008.8.8(금) 02:55 편집 |
“두 아들 美정착해 군면제”…뒤늦게 국내 취업-활동 드러나
■ 정연주의 KBS 5년
《정연주 KBS 사장은 2003년 4월 취임한 이래 낙하산 논란과 두 아들의 병역 기피 의혹을 둘러싼 말 바꾸기, 특정 이념에 편향된 방송과 적자 경영 등으로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정 사장의 취임 이후 5년 행적을 정리했다. 》
1. 검찰과 감사원 출석요구 끝내 불응했던 그가…
검찰은 정 사장을 배임 혐의로 수사를 하면서 5차례 소환했으나 정 사장은 모두 불응했다. 또 정 사장은 특별감사를 벌이는 감사원이 최고경영자의 의견 청취를 위해 출석을 요구한 것도 6차례나 거부했다. 그런 정 사장은 감사원이 감사 결과에 따라 KBS 이사회에 해임 제청을 요구하자 그에 대한 무효 소송을 냈다.
2. 그 자신도 ‘낙하산 인사’였는데…
노무현 정권이 출범하자 당시 박권상 사장은 임기 70여 일을 남기고 사임했다. 정 사장은 노무현 후보의 언론고문을 지낸 서동구 전 사장이 낙하산 논란으로 9일 만에 물러난 뒤 임명됐다. 노 대통령은 김영삼 노조위원장, 김현석 기자(현 미디어포커스 진행자) 등과 청와대에서 후임을 논의했다. 지명관 KBS 이사장은 “서동구 씨를 밀었던 청와대 라인 쪽에서 ‘이번엔 정연주 씨를 민다’는 의사를 전했다”며 정 사장이 낙하산 인사였음을 폭로했다. 이렇게 임명된 정 사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키는 조건으로 사장의 임기 보장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3. 무원칙한 인사에 “KBS 사적 운영” 비난 일어
정 사장은 취임 3일 만에 본부장급 임원 7명의 사표를 수리한 뒤 초대 노조위원장 출신인 안동수 남산송신소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지명관 이사장은 정 사장에게 공개편지를 보내 “혁명이 아니라면 이런 인사는 있을 수 없으며 공공기관을 사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 사장은 승격 요건 미달자 20명을 국장으로 특별 승격시켰다는 감사원 지적을 받기도 했다. 정 사장은 연임된 직후인 2007년 3월 PD연합회장 출신인 이원군 TV 제작본부장을 부사장에 추가 임명했다. 노조는 “적자경영이 계속되는데도 사장이 부사장을 늘리며 방만 경영에 골몰하고 있다”며 “명분 없는 인사에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4. 노조 피해 주차장 출구로 역주행 출근하기도
2006년 11월 연임 때 KBS 이사회는 노조와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했으나, 정 사장에게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추위가 무산됐다. 정 사장은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을 피해 ‘역주행 출근’을 하기도 했다. 당시 KBS 이사 2명이 “사장을 공정하게 뽑기 위한 사추위의 파행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며 사퇴했다.
5. ‘신의 아들’이라던 병역면제자에 두 아들도
2002년 대선 때 한겨레 논설주간이던 정 사장은 기명칼럼에서 이 후보의 두 아들 병역 기피 의혹을 거세게 비난했다. 그는 칼럼 ‘부자들의 잔치’(2002년 8월 9일자) ‘병역비리와 확률’(2002년 8월 23일자)에서 “현역 3년을 꼬박 때우는 힘없고 ‘백’ 없는 자식들은 ‘어둠의 자식’, 면제자는 ‘신의 아들’이라고 부른다”고 비판했다. 2005년 대법원은 김대업 씨가 대선에서 제기했던 이회창 후보 측의 병역비리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판결했다. 또 정 사장은 같은 칼럼에서 총리지명자였던 장상 씨 아들의 미국 국적 취득 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하지만 정 사장의 두 아들은 각각 20세, 18세인 1995년 ‘미국 영주권 보유’를 사유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 정 사장은 둘째아들이 징병검사 통지가 나오기도 전에 병역 면제를 신청해 처음부터 병역 의무를 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이 같은 행태가 밝혀지면서 정 사장의 이중적 잣대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다.
6. 국내 거주 아들 두고 “그립다” 국감서 거짓말
정 사장은 2005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두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에 대해 “(미국에서) 뿌리를 뽑아 (한국으로) 옮긴다는 것이 불가능해서 그랬다”며 “나는 두 아들을 그리워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남은 국감 3개월 전 귀국해 국내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위증과 도덕성 시비에 휩싸였다. 둘째 아들도 이후 입국해 서울 홍익대 앞 카페에서 연주가로 활동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7.816억 원 법인세 돌려받지 않아 검찰서 수사중
KBS는 1999년 국세청을 상대로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내 2004년 8월 승소했다. 그러나 2005년 8월 법인세의 환급을 포기한다는 조정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해 1996∼2004년 자진 납부한 법인세 816억 원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됐다. 감사원은 1996∼2004년 법인세를 재산정한 결과 514억 원을 추가 환급받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8.적자로 삭감된 임원 임금 이듬해 돌려받아
2005년 2년 연속 적자가 예상되자 예산 절감 명목으로 2005년 7월부터 12월까지 사장과 경영진 월급을 20% 삭감하고 쇄신을 다짐했으나, 2005년에 법인세를 환급받는 등으로 흑자를 기록하자 2006년 1월 이사회에 요청해 삭감한 전액을 다시 돌려받았다.
9. 노조위원장에 “퇴진 압력 땐 회사비리 폭로”
정 사장은 올해 1월 노조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계속 퇴진 압력을 넣으면 회사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고액 연봉자가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등 구체적 사례를 언급했다. 정 사장은 노조가 수신료 인상 실패를 거론하는 것은 해사 행위라며 징계를 암시하는 발언도 했다. 또 2005년 3월 본사 5층에서 열린 노조 중앙위원회 회의를 노무팀 직원이 불법 감청한 것이 적발되자 이 사건을 경영 쇄신의 계기로 삼겠다며 노조에 사과했다.
10. 언론학회 “KBS 탄핵방송 심하게 편향”
정 사장은 취임 이후 ‘한국사회를 말한다’ ‘인물 현대사’ 등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이념에 치우친 프로그램을 신설해 논란을 낳았다. 2004년 6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 10여 시간의 탄핵방송을 내보내 편파 방송 지적을 받았다. 한국언론학회는 KBS 등의 탄핵방송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편파적”이라며 “스스로 정한 공정성 규범조차 심하게 벗어난 일탈적 편향”이라고 지적했다.
11. 간접 - 중간광고 도입 무리하게 추진하다 무산
정 사장은 2005년에도 적자가 예상되자 같은 해 6월 1일 ‘간접광고와 중간광고 도입 추진’ ‘대하드라마 제작유보’ ‘민속씨름 지원 폐지’ 등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노조는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공영성을 포기하고 상업방송을 따르는 조치라고 비판했으며 이는 결국 무산됐다.
12. 비리 - 사고 잇따라
올해 6월 18일 오전 KBS 2TV에서 방영될 예정이었던 ‘유로 2008 축구 프랑스 대 이탈리아전’이 9개 중계소에서 상당기간 송출되지 않았다. KBS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2006년 10월 14일 오후 11시 8분 KBS 2TV ‘위기탈출 넘버원’ 방영 도중 20여 분간 오디오와 화면이 나오지 않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 다음 날 KBS 1TV ‘뉴스 9’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2005년 한 PD가 공금 3000만 원을 횡령했다. 2006년 12월에는 회계직원이 영수증을 위조해 4년간 9억 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2005∼2007년 자체 감사에서 공금 횡령 등으로 130건이 지적됐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