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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정몽준 "기회가 오면 대권도전" / "노무현 '오욕 역사' 발언 수용못해" (조선닷컴)
글쓴이 조선닷컴 등록일 2008-07-20
출처 조선닷컴 조회수 1329

다음은 조선닷컴  http://www.chosun.com 에 있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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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기회가 오면 대권도전"
"노무현 '오욕 역사' 발언 수용못해"

 

전현석 기자 winwi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정몽준(조선일보 DB)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 ‘정치 권력은 목욕탕의 수증기와 같다’는 표현은 많이 들었어요. 하루아침에 없어진다는 거죠. 국민들이 대통령 자리를 일하는 자리로 생각해서, ‘당신이 현대중공업 경영을 잘했고, 월드컵을 성공시켰으니 국가도 한번 경영해 봐라’고 하면 하는 거죠.”


그는 ‘정치’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아버지 고(故)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떠올렸다. “아침에 산책하다가 아버지께 ‘대통령 선거가 복잡하다. 정치는 굉장히 어렵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아버님이 ‘야 인마 그러니까 니가 준비를 열심히 해야지’ 하세요. 내가 그때(1992년) 아버님 연세라면 이 세상을 다 준다 해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아버님이 대통령 선거에 나가서 ‘기업가는 정치를 잘 못한다’는 편견을 깨는 건 좋다고 생각했어요.”


6선 국회의원이자 한나라당 최고위원,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8개 기업군을 거느리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주주. 정몽준(鄭夢準.57) 위원을 월간조선 8월호가 인터뷰했다.

정 위원은 고 정주영 회장을 “이상주의자”로 회고했다. “세상 모든 일에 관심이 많은 분이었죠. 아침에 일어나면 신문을 두 시간 동안 읽으셨으니까. 그래서 아산재단을 만들고, 아산병원을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으로 만들었잖아요. 세속적인 사람들은 세상 일에 별 관심이 없어요. 아버지는 세상 전반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대선에 출마했고. 아버지는 서구식 개인주의 사상이 강했어요. ‘일본에서는 나라를 위해 벚꽃처럼 펴서 벚꽃처럼 진다는 말이 있는데 그건 좋지 않다. 국가는 개인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개인이 없는 국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이런 얘기를 항상 하셨어요.”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일할 때 마주칠 기회가 많았냐’는 질문에 정 위원은 “만난 기억이 거의 없다”고 했다. 정 위원은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이명박 후보와 아침식사를 같이 했는데, 이명박 대통령과 마주 앉아 식사를 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 오너인 정주영 회장의 지시만 이행했지 중요 결정은 해 본 적이 없어서 우유부단하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하자 정 위원은 “처음 듣는 얘기”라고 부인했다. “이 대통령의 현대그룹 경력은 서울시장이 되는 데 도움이 됐고, 서울시장 때의 업적으로 대통령이 된 거죠.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 대통령이 앞으로 잘 할 것이다’는 응답이 아직 60%쯤 됩니다.”


정 위원은 현대중공업의 지분 10.8%를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그는 “(현대중공업 업무와 관련해) 일상적인 것은 알아서 처리하고, 신규투자를 할 때 제게 상의를 한다. 신규투자는 수익이 불확실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밝혔다.


정 위원은 ‘현대중공업이 KCC와 손을 잡고 현대건설을 인수할 것이다’는 소문에 대해 부인했다. “회사에서 여러 차례 ‘인수 안 한다’고 했는데 자꾸 (언론에서) 쓰데요. 현대중공업이 현대건설 사들여서 국내에 아파트 짓는 일은 없을 겁니다.”


‘대선에 도전할 준비를 하고 있냐’고 묻자 그는 공직은 죽음과 같다’는 로마 시대 문필가 세테카의 말을 인용했다. “죽음이란 살다 보면 언젠가 오는 것인데, 피하려고 하는 것도 어리석은 짓이고, 죽음을 맞으러 가는 것도 어리석은 얘기예요. 공직을 할 기회가 오면 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걸 하겠다고 불나방처럼 쫓아다닐 생각은 없습니다.”


인터뷰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정 위원은 2002년 ‘국민통합21’을 창당해 대선에 도전했다. 출마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 당시 정 위원이 “한일 월드컵이 끝나고도 출마할 생각이 없었다. 9월 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등이 나왔다. 현역 의원이 출마를 안 하는 것도 무책임한 생각이 들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은 부정하지 않았다. “우리 보좌관들이 제발 그 얘기하지 말라고 해요. 제 출마 여부를 놓고 거대 정당으로부터 음해, 인신공격, 흑색선전을 많이 당했어요. 관훈토론회에서 오라고 해서 갔는데 이건 토론회가 아니에요. 그때 아버님 건강이 나빠지시고 ‘왕자의 난’ 같은 나쁜 소식만 돌고 있을 때예요. 그걸 계속 물어봐요. 제가 ‘나는 회사 일로 나온 사람이 아닌데 왜 회사 일만 물어보느냐’고 했더니, 패널들이 화를 내면서 그 얘기만 묻더라고요.”


2002년 대선 때 정 위원은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이룬 뒤 대선일 바로 직전 지지철회 선언을 했다. 그는 “노무현 후보가 그때 ‘공동정부를 운영하겠다’고 얘기를 했다”며 “그쪽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가만히 있으면 거짓말을 하게 되니까 지지철회를 했다”고 밝혔다. “지지철회를 선언하고 집에 들어갔더니 집 사람이 ‘당신이 그렇게 하더라도 이번에 노무현 후보가 당선될 거예요’라고 해요. 여자 특유의 직감이겠죠. 그렇다고 저쪽에서 ‘공동정부 약속’을 깨는데 내가 가만히 앉아 있을 순 없었죠.”


노 후보가 선거 이틀 전 “공동정권 생각 없다. 그런 약속 한 적 없다”고 말했다고 인터뷰를 했다고 하자 정 위원은 “노 후보가 그런 인터뷰를 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면서 “그 분이 행동하고 말하는 데서 ‘신뢰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권 5년’에 대해 정 위원은 ‘역사’ 이야기를 꺼냈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큰 수혜자입니다. 그런데 이걸 다 부정했어요. 그 분이 우리의 근.현대사를 ‘오욕(汚辱)의 역사’라고 했습니다. 오욕이라면 다 나쁘다는 뜻 아닙니까. 굳이 표현한다면 영욕의 역사지, 오욕의 역사가 될 수는 없죠. 자기부정이 너무 심했어요. 우리의 역사가 전부 수치스럽다는 얘기를 국정책임자가 어떻게 할 수 있나요.”


정 위원은 지난 4월 총선때 지역구를 울산에서 서울 동작을로 옮겨 여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정동영(鄭東泳) 후보와 맞붙어 2배 가까운 득표율로 승리했다. 당시 언론은 ‘당내 기반 마련과 차기 대선 후보로서의 확실한 자리매김을 위한 정몽준의 승부수’라는 해설을 쏟아냈다.


“농담이 아니고,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 당에서 하라고 해서 받아들인 거예요. 저를 영입한 후 전국위원회를 열어 최고위원을 시켜놓고 공천을 확정시켜주지 않았습니다. 한나라당 지구당 위원장하고 저를 울산 동구의 복수 후보로 올려 놓았잖습니까. 그 시간이 일주일 가까이 길어지면서 슬슬 기분 나빠지더라고요. 이게 장난인가 뭔가, 상당히 모욕감을 느꼈습니다. 그렇다고 이방호(李方鎬) 사무총장을 한 대 때려 줄 수도 없고.”


정 위원은 지난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서 ‘서울 시내버스 요금 70원’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후 지지자가 쓰라고 보내줬다는 교통카드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가 그 카드가 어른이 쓸 수 없는 청소년용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현재 서울시내 버스요금은 교통카드를 사용하면 기본이 900원이다. 월간조선이 ‘기사가 있는 자가용을 탄 게 언제부터냐’고 묻자 정 위원은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라고 답했다. “1982년 현대중공업 사장이 됐을 때인) 서른 살 때부터네요. 아버지 덕에 화려한 직장생활을 한 거죠. 하지만 제가 1985년에 미국 유학을 갔을 때는 제 손을 차를 몰고 다녔습니다.”


정 위원은 ‘버스 타고 요금을 내 본적이 있냐’고 묻자 “버스는 타 봤다. 우리 동네 마을버스”라고 답했다. “여럿이 같이 타니까 내가 돈을 직접 내지는 않았죠. 보좌진이 카드로 계산을 했습니다.”


‘한국 제일의 부자가 서민의 아픔을 알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지난 번 총선 때 정동영 후보가 귀가 따갑게 한 얘기”라면서 “ ‘너는 서민이 아니니까 서민 생활을 모른다’ 그런 단순한 이분법으로 편을 가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지역구에서 만난 한 분은 제게 이런 얘기를 해요. ‘나는 정치인이 서민 서민 하는 게 정말 싫다. 서민을 중산층이 되게 만드는 게 정치다. 너희는 계속 서민 하라고 하면서 나한테 표를 찍으라고 하는 정치인을 미워한다’. 3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다 어려웠습니다. 30년 사이에 대기업도 생기고 큰 부자도 생긴거죠.”


그는 “신문에 내 배당금 기사가 나올 때” 대한민국 최고 부자 중의 한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고 했다. 지난 3월 정 위원이 받은 배당금은 621억원에 이른다.


정 위원은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장충초등학교 동기생이다. 함께 테니스를 치기도 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어깨를 다쳐서 테니스를 못 친 지 6~7년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2년쯤 전에 박 대표가 전화를 해서 서울시장 선거에 한 번 나가라고 했다”면서 “이홍구(李洪九) 전 총리가 ‘월드컵에 전념해야지 서울시장은 무슨 소리냐’고 해서 접었다”고 답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가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한 상황이 부담스럽지 않냐’고 묻자 “경쟁을 ‘협력하기 위한 한 방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인생이 불행해진다”고 말했다. “우리 아버님도 그러시더라고요. 내가 매번 ‘금메달 따야지 내가 금메달을 못 따면 큰일이다’라고 생각하면 좋은 기록을 낼 수가 없어요.”


정 위원은 올해 연말 16년 동안 지켜온 대한축구협회장 자리를 내 놓을 계획이다. 그는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자리는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FIFA 회장단 선거는 4년에 한 번씩 있습니다. 제 선거구는 아시아지역입니다. 총회에 참석하고 밥 먹고 사교하는 일이 중요한데, 앞으로 좀 줄이는 수밖에 없죠. 블래터 FIFA회장이 ‘정몽준 부회장은 국내 정치에 전념하고, 축구는 나한테 맡겼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얘기했는데, 그래도 계속 할 생각입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월간조선 8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입력 : 2008.07.19 14:20 / 수정 : 2008.07.19 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