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를 방문중인 박 전 대표는 이날 현지에서 동행 취재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일본이 엄연한 한국의 영토인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가르치겠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닌 거짓을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 가르치면 국제사회에서 볼 때도 일본이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느냐"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또 "사슴을 가리키면서 저게 말이라고 우기는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고사성어처럼 우긴다고 이게 말이 될 수 있느냐"면서 "우리나라도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각종 조치를 앞으로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서 우선 무엇보다 먼저 해야할 게 철저한 진상규명"이라면서 "진상규명이 안된 상태에서 공방만 하는 게 어떤 도움이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이점에 있어서는 북한도 협조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독도 영유권 논란이나 남북관계 문제가 현 정부의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한숨을 쉬고 한참 뜸을 들인 뒤 "어쨌든 간에 한국영토를 일본땅이라고 우기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면서 직접적인 언급은 삼갔지만 불만이 묻어났다.
이어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개헌론과 관련, 박 전 대표는 "개헌문제는 작년 대선 때 여야간에 거의 공감대가 이뤄진 문제"라면서 "다음 정권에서 개헌하자고 한 문제이기 때문에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고 주장했다.
권력형태에 대해서는 "저는 일관되게 4년 중임제를 주장하고 얘기해 왔으며,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복당 문제로 계파수장의 이미지가 생겼다는 데 대해서는 "제가 대표시절에도 계파 정치를 안했던 사람인데 계파가 어딨느냐"면서 "복당 문제는 계파와 상관 없이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달라는 것이었지 계파와 관계된 것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향후 청와대와 관계 설정에 대해 "나라가 잘되고 국민이 더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최고의 목표"라면서 "우리 나라를 위해서 좋은 일이고, 옳은 일인 경우에는 항상 협력한다는 것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최근 당직개편이 친이(친이명박)계 의원 일색이다', '현 정부의 실용주의가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과 관련, "외국에 나와서 국내 얘기는 가능하면 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싱가포르 방문소감에 대해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불가능도 없고, 동시에 기적도 없다는 말이 있다"면서 "불가능한 상황인 것 같아도 경제를 성공시킬 때는 그만한 원동력 내지 이유가 뒷받침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무에 아름다운 꽃과 열매가 맺힐 때는 안 보이는 뿌리, 줄기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3만달러 시대로 가자고 하는데 '3'이라는 숫자만 생각해서는 안되고 제도 및 의식의 선진화, 국민통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재외동포 참정권과 관련, "저희가 야당일 때부터 해외에 계신 동포께도 권리를 찾아드려야 한다는 논의를 했다"면서 "이번 국회에서는 그때 약속한 일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분의 소원을, 당연한 권리를 풀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싱가포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