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화보> 400 VS 40,000 혹은 500 VS 500,000
진정 촛불이 필요한 곳은 어디입니까?
▲ 5일 저녁 청계광장에서는 구국! 과격불법 촛불집회 반대 시민연대'(이하 노노데모)의 회원 400명 (경찰추산, 주최측 발표는 500명)이 '촛불이 필요한 곳은 북한 입니다'라는 표제를 내걸고, 촛불시위 반대 집회를 열었다.
같은 시각 맞은편 시청앞 광장에서 모인 시위대 4만(경찰추산, 주최측 발표는 50만)에 비하면 분명 적은 수였으나, '침묵하는 다수'의 침묵이 깨어지는 시작이었다.ⓒ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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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는 시위참가자들의 자유 발언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촛불이 필요한 것은 여기가 아니라 북한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풀뿌리만 캐어 먹다 죽었는지 아느냐?"며 열변을 토하던 어느 탈북자.
그는 자신을 소개하면서, 북한에서 수감되어 있을 당시 굶주림을 견다다 못해 38세의 동네 아줌마를 잡아먹었다는 父子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다른 탈북여대생도 "밥 한 끼 죽 한 그릇도 못먹는 동포가 있습니다. 그런데 쇠고기 갖고 이 난리를 치는 게 말이 됩니까? 미국산 쇠고기를 먹기 싫은 사람은 한우를 먹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라며 현 새태를 개탄했다. ⓒ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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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집회의 진행이 결코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촛불시위진영의 군중들은 집회시간 내내 청계광장 주변을 애워싸고 욕설을 하고 시비를 걸며 진행을 방해했다. ⓒ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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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시위진영을 향해 '노노데모', '촛불을 밝혀야 되는 곳은 북한입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응수하는 집회참가자들.
난동을 막기 위해 경찰들이 가로막고 나섰다. 그러나 불상사를 막기위해 경찰이 집회장소를 둘러싸고 폐쇄한 것은 역으로 '노노데모'측 참가자들의 모습을 '바깥'과 고립시켰고, 이는 어쩌면 '노노데모'측을 애워싸고 시비를 걸던 자들이 노리는 효과 중 하나 였을지도 모른다.ⓒ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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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40분경, 경찰에 신고한 집회시간 마감이 임박하자, 참가자들은 모두 애국가를 열창하며 해산했다.
그 중에는 지난 6월초 촛불시위가 날로 과격해지던 한 복판에서, 고독하고 위험한 1인시위를 통해 부조리를 고발한 이세진 군(사진중앙)도 있었다.
그의 용감한 행동이 조금씩이나마 '침묵하던 다수'의 침묵을 깨트리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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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노데모'측 참가자들을 구경꺼리인양 몰려와 비웃던 촛불시위측 군중들.
그들은 해산하는 집회참가자들을 향해 '친일파', '매국노' 같은 상투적인 욕설을 하며 빈정대고 있었다.
노노데모측이 정확히 8시가 되자 해산한 것과 달리, 그들은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집시법 상 불법으로 명시된 '야간 시위'와 '도로점거'를 위해 계속 광화문거리에 집결하고 있었다. ⓒ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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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는 발걸음을 촛불시위대가 한참 집결중인 시청앞 광장으로 돌려 보았다. ⓒkonas.net | |
▲영화 '브이 포 벤데타' 의 주인공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쓰고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취하던 시위대들.
영화 내용 중 주인공이 맞서 싸우는 독재세력은 광우병 괴담을 연상케하는 신종질병에 대한 공포로 메스미디어를 활용하고 시민들을 협박하며 정권을 장악하고 유지하는 존재이다.
시위자들은 그 독재자를 '이명박 정권'이라고 보는 것 같지만, 기자의 눈에는 실제로 신종질병에대한 공포를 이용해 매스미디어를 장악하고 시민을 협박해 이를 자신의 권력 장악 및 유지의 수단으로 쓰려는 존재는, 정작 그들 곁에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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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구독', '조중동 박멸'이란 구호를 적은 피켓을 든 '평화재향군인회'측 시위대들. 일부 '진보매체'와 MBC의 광우병 및 시위관련 보도가 연일 '오보' 및 '조작혐의'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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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젖먹이를 대동한 엄마 시위자도 눈에 띄였다.
노노데모측이 만든 노래 <신데렐라는 엄마와 유모차를 탔더래요~엄마가 가는 곳엔 어디든 갔더래요~싸바싸바 알싸바 물세례도 받고요~싸바싸바 알싸바 큰길에서 잠도 자요(후략)>가사가 연상되는 장면이다. ⓒ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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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기사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올린 사진 한 컷. '노노데모'집회당시 기자의 눈길을 붙잡은 전시물 중 하나였다.
촛불을 주도하던 세력들은, 교통사고를 당한 2명의 여중생과 천문학적으로 낮은 발병확률의 미국산쇠고기로 인한 광우병감염에 대한 공포에는 촛불을 밝혔으나, 시위현장으로부터 불과 40KM 북쪽의 동포들의 죽음을 위해서는 한번도 촛불을 밝히지 않았었다.
"1명의 죽음은 비극이나 100만의 죽음은 단지 통계에 불과하다"던 독재자 스탈린의 비웃음이 결국 지금의 이 나라에서는 정답이 되고 마는 것일까?
4만에 대항해 거리로 나온 400명이, 동시에 그 비웃음이 정답이 되는 것을 막기위한 저항의 작은 출발점이 되기를 기원한다.ⓒ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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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as)
김영림 코나스 기자 (c45acp@naver.com)
written by. 김영림 2008.07.06 04:46 입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