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진강 변협회장 “법치가 돼야 경제도 살고 국민도 편안” (동아닷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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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동아닷컴 | 등록일 | 2008-07-04 |
출처 | 동아닷컴 | 조회수 | 14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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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사회 2008.7.4(금) 02:58 편집 |
이진강 변협회장 “법치가 돼야 경제도 살고 국민도 편안”
“잘못된 점이 있으면 고쳐야지
나라전체 흔들리게 해선 안돼
남 생각않고 자기의견만 관철
그런 식으론 민주주의 못세워
신문사 상대로 광고중단 협박
의도와 목적을 함께 살펴봐야
건전한 소비자 운동으로 가장
한사람이 집중적으로 글 올려”
《“최근 촛불시위 양상이 격화되고 많은 시민의 생각과 다른 쪽으로 시위 성격이 변해가면서 헌정질서가 무너져 내리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이진강(65) 대한변호사협회장은 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면서 불법 촛불시위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이 회장은 “헌법에 따라 선출된 대통령이 취임한 지 몇 달도 채 안 지났는데 ‘대통령 퇴진’을 얘기하는 것은 헌법에 대한 부정이다”며 “만약 잘못한 게 있어서 그렇다면 고치고 개선하라고 하면 된다. 그게 민주주의다”라고 강조했다.
대한변협은 이날 이 회장 명의로 이 같은 취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 제목은 ‘흔들리는 촛불 너머 길 잃은 법치주의를 우려한다’.
이 회장은 또 인터뷰에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 특정신문 광고주들에 대한 누리꾼들의 광고 중단 협박에 대해 “건전한 소비자 운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법조계 원로로서 최근 몇 달간 혼란스러운 사회 상황에 대해 생각이 많았을 것 같다.
“대한변협 회장을 맡은 뒤 해외의 사회 단체장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들은 항상 ‘룰 오브 로(Rule of Law·법에 의한 지배)’를 얘기하더라. 법치가 확립된 나라가 선진국이다.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법치주의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는데 쇠고기 문제로 돌발사태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빚어져서 법치가 뿌리째 흔들렸다. 최근 법조계의 원로들과 많은 기업인으로부터 ‘나라가 흔들리지 않도록 변협이 나서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 변협이 중심이 돼 8월 말 개최하는 법률가대회도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한 행사다. 국민들에게 법치가 확립돼야 경제도 살릴 수 있고, 국민 모두가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행사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나.
“그동안 시위를 오래 지켜봤다. 하나 받아들이면 또 뭐라 그러고, (시위) 양상도 폭력성이 강하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야간 집회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되는 것으로 이전 정부에서도 다 합의한 것 아니냐. 그런데 촛불을 가지고 야간에 도로를 점거하는 것이 오래 지속되면 되겠는가. 이젠 잦아들어야지. 많은 국민이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이 굴욕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면 시정하고 고쳐야지 나라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까지 가면 안 된다. 다수의 국민이 현명하기 때문에 올바른 선택을 하리라고 믿는다.”
―집회와 시위가 그치지 않는 근본적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의견에 끝까지 반대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 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목적하는 바를 다 얻으면 상대편은 다 잃어버려야 하는 것이냐’고 묻고 싶다. 그런 식의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다. 내가 집에 걸어두고 자주 마음에 새기는 백범 김구 선생의 글이 있다. ‘젊은 사람은 노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부귀한 사람은 빈천한 사람의 처지를 돌아봐야 한다. 건강한 사람은 병든 사람의 입장을 헤아려야 한다. 제3자는 어떤 입장에 있는 당국자의 처지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의 처지를 잘 헤아리는 게 민주주의이며 나라를 튼튼히 세우는 근간이 된다.”
―18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됐지만 국회는 아직도 문을 못 열고 있다.
“총선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면 국회에 들어가 국민의 위임을 받은 일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가 잘못한 게 있다면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고, 법을 개정하거나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 대변자 역할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
―대한변협이 최근 메이저 신문 광고주들에 대한 누리꾼들의 광고 중단 협박에 대해 법률검토 보고서를 작성했다. 어떤 점에 주목했나.
“한 사람이 인터넷에 다수의 글을 집중적으로 올린다는 점, 그 글들이 또 다른 여러 사람하고 연관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문제의 글들을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뭔가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하나하나 띄어 놓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모아놓으면 엄청난 위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건전한 소비자 운동이 아니다.”
―거친 협박과 비난이 문제가 되자 ‘칭찬합시다’ 같은 식으로 표현을 바꿨다고 한다.
“설령 표면적으로는 ‘칭찬합시다’라고 했더라도 내면적으로는 그것은 가장이다. 진짜 의도가 괴롭히려는 것이라면, 칭찬을 가장해 계속 글을 올려놓고 전화를 건다면 당사자는 괴롭고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은 의도와 목적을 함께 봐야 한다. 그것이 불법이냐 합법이냐, 건전한 소비자 운동이냐 광고를 중단시키기 위한 의도를 가진 운동이냐는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판단을 해야 한다.”
―오늘 시국 성명서를 낼 때 숙고하셨을 텐데….
“대한변협은 어느 쪽으로도 편향되지 않고 공정한 자세를 견지한다. 사실 오늘 성명서를 내기 전에 ‘왜 빨리 변협이 성명서를 안 내느냐’고 다그치는 사람이 많았다. 대한변협은 아무 때나 가볍게 나서지 않는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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