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는 27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태평로에서 51번째 촛불시위를 개최했다.
이날 시위에는 서울광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연 민주노총 조합원 300여명을 포함해, '전교조'·'공공노조'·'다함께'·'민노당'·'서울지하철노조'·'서총련'·'사회진보연대'·'진보신당' 관계자 등 3500여명(경찰 추산, 주최측 주장 4만여명)이 참가했다.
25~26일 이틀 연속 촛불시위가 극심한 폭력 양상을 보인 뒤라, 일반 시민들의 참여는 눈에 띄게 줄었다.
시위대는 오후 8시쯤부터 태평로를 점거하고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그러나 경찰은 지금까지 세종로 사거리에서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하고 시위대를 차단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파이낸스 빌딩 부근 태평로에 전경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시위대를 막았다. 또 25~26일 시위대가 집중 공격했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사옥 주변에도 경찰 버스와 경비 인력을 증강 배치했다.
경찰의 시위 대응은 한층 강경해졌다. 경찰은 132개 중대 1만2000여명을 태평로 주변에 배치해, 시위대가 행진을 시작한 직후 시위대 해산 권고 방송을 시작했다. 앞서 한진희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오후 2시 기자 간담회에서 "불법 폭력 시위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색소나 최루액을 첨가한 물대포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세종로 진출이 막힌 시위대 2000여명은 소공로·태평로·종로를 행진하며 거리시위를 벌이다 청계광장에서 태평로 등으로 진출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경찰 차벽 등에 가로막혔다. 거리 행진을 하지 않고 코리아나 호텔 앞에 모였던 일부 시위대는 경찰과 대치하며 호텔 앞을 가로막은 차벽 너머로 계란과 쓰레기봉투 등을 집어 던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대책회의 조직팀장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촛불집회 주최측에 대해 영장이 신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원석 상황실장 등 대책회의 관계자 8명에 대해서는 이날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이들 8명에 대한 전담팀을 편성해 검거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이 본격적인 사법처리 수순에 돌입하자 대책회의는 당초 이날 예정했던 제3차 국민대토론회를 무기한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