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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경제 살리라고 뽑았더니, 가게 문 닫게 만들어" / [사설] 청와대만 지키면 나라는 무법(無法)천 지 돼도 그만인가
글쓴이 조선일보 등록일 2008-06-27
출처 조선일보 조회수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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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살리라고 뽑았더니, 가게 문 닫게 만들

    어"
  • ● 서울 도심 수십만 주민 밤마다 고립

  • 시청서 인왕산 넘어 3시간만에 집으로

  • 응급환자 생기면 병원 가기도 어려워
  • 이길성 기자 atticus@chosun.com

  • 입력 : 2008.06.27 02:37 / 수정 : 2008.06.27 05:56
    • 서울 종로구 내수동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이모(38·회사원)씨는 토요일인 지난 21일 오후 승용차를 몰고 외출했다가 자칫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뻔했다. 저녁 9시쯤 강남에서 약속을 끝내고 시청 부근에 도착했지만 세종로, 신문로, 사직터널, 사직로 등 집으로 통하는 모든 길이 막혀 있었다. 이씨가 인왕산 길을 넘어 겨우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3시간이나 흘러 있었다. 이씨는 "시위대가 없는 길도 막고 있는 경찰은 시위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로 줄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오직 청와대 방어만이 관심사인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  

      저녁 7시만 되면 서울 세종로와 신문로, 종로, 사직로와 안국로 등 서울 도심 대로에 전경버스 바리케이드가 들어선 지 한 달째. 이들 도로는 서울 시민들의 이동로이자 생활공간이라는 의미를 잃고, '청와대 방어'를 위한 진지(陣地)로 변하고 있다.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정권유지 도구로 전락한 셈이다.

    • 26일 밤 촛불시위 참가자들이 서울 세종로에서 세종문화회관 뒤쪽으로 가는 길목을 경찰이 전경버스로 차단하자 버스 유리창을 소 화기로 부수는 등 격렬하게 반응했다. 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 ◆5월 31일 밤 이후 세종로 바리케이드 상설화

      경찰이 매일 밤 세종로에 전경버스 바리케이드를 치기 시작한 것은 5월 31일~6월 1일의 주말 이후다. 경찰은 그때 경복궁 인근 효자로와 동십자각 부근에 전경버스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대를 막았다가 혼쭐이 났다. 깔때기 입구로 흘러드는 물처럼 밀려드는 시위대에 위협을 느낀 경찰은 물대포를 쏘았고 흥분한 전경은 버스 틈으로 들어오는 여대생을 군홧발로 짓밟는 사건을 일으켰다. 이날 경찰은 여론으로부터는 비판은 비판대로 받고 청와대 진출로는 내줄 뻔한 것이다. 넓은 길목을 내주고 배수진을 쳤다가 자초한 위기였다. 경찰은 그 이후 촛불 집회가 있는 날이면 청와대로 향하는 가장 큰 길목인 세종로를 막기 시작했고, 청와대를 빙 둘러 그곳으로 통하는 동서남북의 모든 도로를 전경버스로 막는 전략을 택했다.

      적은 인원으로 청와대를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시위대와의 직접 접촉을 최대한 피하자는 계산이었다. 대신 경찰은 촛불 집회 참가자들의 불법적 도로 점거는 전혀 막지 않았다.

      ◆경찰, 시민 불편 줄이기보다 청와대 방어에만 급급

      하지만 경찰이 전경버스 바리케이드 안으로 물러서면서 그 바깥쪽은 매일 밤 교통지옥으로 바뀌었다. 경찰이 사라진 공간으로 시위대는 거침없이 도로로 밀려들었고, 청와대 진출로를 찾아 헤매 다니는 시위대 때문에 사통팔달의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시위대의 전진기지가 돼버린 세종로 사거리는 수차례 철야농성이 벌어져, 출근시간대까지 교통체증이 벌어졌다.

      경찰이 청와대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차벽(車壁)을 설치하면서, 이 블록 안에 사는 수십 만의 시민들이 밤마다 고립되고 있다. 시위가 격렬한 밤 시간이면 동네 바깥으로 나갈 수도 없고 동네 안으로 들어올 수도 없다. 응급환자가 생기면 경찰의 호위 없이는 병원에 가기도 어렵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부근에서 장사를 하는 김모씨는 "경제 살리라고 찍어줬더니 불법 시위대에 밀려 가게문 닫게 만드는 게 이 정부의 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벽 바깥은 시위대의 '해방구'이지만, 그 안 주민들은 70년대 '통행금지 시대'로 돌아간 셈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적은 인원으로 다수의 시위대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더구나 시위가 철야로 진행되면서, 전·의경들이 지치고 있어 시위대와 직접적으로 맞닥뜨릴 경우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경찰의 저지선 뒤인 청와대 쪽으로 시위대가 진입할 경우, 경찰이 아닌 군(軍)이 나서는 작전 지역이라는 점도 경찰이 지금의 방식을 고집하도록 만들고 있다.

    • 미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뒷길로 가는 바리케이트 경찰 버스를 사이에 두고 경찰과 시위대가 격렬한 대치를 했다. /최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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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338
    청와대만 지키는 정권
    광화문은 한달넘게 밤마다 무법천지… '폭력의 해방구'

    상가 문닫고 교통마비 시민들 생업피해 극심

    "눈치만 보고 말로만… 이명박정권 비겁하다"

     

    최보식 사회부장 congchi@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지금 이명박 정부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한 달 이상 서울 도심이 밤마다 시위대에 의해 점거돼 무법(無法)천지가 되고 시민들의 불편과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지만, 현 정부는 무책임하고 무기력하게 눈치만 살피며 숨어 있다.

    26일 새벽에는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흙과 벽돌을 던지고, 전경버스 창문을 깨고, 버스에 밧줄을 걸어 당기는 등 '80년대식' 폭력 시위를 연출했다.

    현장에서 시위대에 붙들린 전경들이 방패와 헬멧을 빼앗긴 뒤, 바닥에 쓰러져서는 수십 차례 짓밟히고 발길질 당했다. 어떤 전경은 "방패 주세요. 헬멧 주세요. 저 그거 없으면 영창 가요"라며 시위대에 애원하는 광경도 있었다.

    시위대는 조직적으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사를 공격해, 신문사 로고를 떼고 오줌을 누고 오물을 던지기도 했다. 다음날 새벽까지 서울 도심은 정부 공권력이 전혀 작용하지 않는 '해방구'로 방치됐다.

    치안총수인
    어청수 경찰청장이 "훼손된 법 질서가 회복되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국무회의 석상에서 보고한 게 바로 전날이었다. 또 이명박 대통령도 불법·폭력 시위에 엄정 대처 방안을 천명했다.

     
    ▲ 시위대에 짓밟히는 경찰 26일 새벽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미 쇠고기 수입 반대 거리시위에서 시위대가 경찰 한 명을 둘러싼 채 집단 폭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그날 현장에서 시위대들은 "평화시위는 어제로 끝났어"라고 외쳤다.

    말로만 떠드는 정부와 대통령은 벌써 시위대의 조롱 대상이 된 지 오래다.

    공병호 박사(경제학)는 "이제는 촛불시위가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이 문제"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정부가 시위대에 대응해온 방식은
    청와대로 통하는 세종로 사거리와 도로들을 전경버스로 바리케이드를 치는 것이다. 시위대와 대충 타협해 청와대만 지키면 됐지, 일반 서민들의 삶은 아예 염두에 없다.

    서울 도심의 교통이 비정상적으로 한 달 넘게 막히고, 상가와 음식점들은 일찍 문을 닫아야 하고, 택시기사들은 손님을 찾지 못해 애태우는 등, 생업에 힘든 서민들이 '무기력한' 정부를 대신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시위대가 장악한 도심 주변의 평창동에 사는 박모(67)씨는 "평창동과 부암동 등이 밤마다 완전히 고립된다"며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이 동네에서 한밤중에 아프기라도 하면 누가 책임질 건가"라고 했다.

    삼청동에 사는 한 회사원도 "대중교통이 들어오질 못해 걸어서 퇴근하기가 일쑤"라며 "불법시위라고 하면서 한 달 넘게 이렇게 도심 점거를 방치하는 게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2006년
    KDI(한국개발연구원)는 광화문 불법시위로 발생하는 교통지체 비용, 근처 영업점 손실, 투입 경찰 비용, 국민의 심리적 부담 등을 합친 사회적 비용이 하루에 776억원이라고 추산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제 구실 못하는 정부로 인해 지금까지 3조원 이상을 그냥 날린 셈이다.

    고영주 변호사는 "이명박 정권은 비겁하다. 그때 그때 위기를 모면하려는 생각뿐이며 대중에 아부하고 타협만 한다"고 말했다.

    시위대가 서울 도심 거리에서 '반정부 투쟁'을 내건 것 못지않게, 이제는 참고 있던 일반 시민들도 과연 이 정부가 존재할 의미가 있는 것인지, 정부는 왜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있다.

    • ▲ 26일 오후 서울 시청앞 일대에서 벌어진 촛불 시위가 시간이 갈 수록 점차 과격하게 변했다. -조선일보 사진부 VJ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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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오후 7시쯤 민주노총 조합원을 비롯한 촛불시위대가 덕수궁 앞 도로를 점거한 채 집회를 벌이고 있다. 경찰이 일대 도로를 통제하면서 극심한 교통정체가 또다시 빚어졌다.

    입력 : 2008.06.27 02:36 / 수정 : 2008.06.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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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어제 새벽 시위대, 망치들고 조선·동아일보 제호 부숴
  • 마스크 쓰고 사다리까지 치밀하게 준비

  • CCTV 가린후 경비원 때리고 오줌까지
  •  

     

  • 조중식 기자 jscho@chosun.com
    입력 : 2008.06.27 02:51 / 수정 : 2008.06.27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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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촛불시위대의 폭력이 경찰과 충돌하는 수준을 넘어 민간인인 기자에게 집단 린치(폭행)를 가하고, 특정 언론사 사옥과 시설물을 무차별 공격하는 테러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촛불시위대의 청와대 진출을 막는 데만 신경을 쓰느라, 시위 현장에서 민간인이 억류돼 폭행을 당하고, 언론사 사옥이 시위대에 테러 공격을 당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방치했다.

      시위대 100여명 조선일보에 테러

      26일 새벽 4시쯤 서울 태평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던 촛불시위대 중 50여명이 태평로에 접한 조선일보 사옥 앞으로 몰려왔다. 시위대들은 사옥 현관 입구에 컵라면 용기와 비닐봉지 등 쓰레기들을 수북이 쌓았다. 몇몇 시위 참가자는 지나가는 다른 시위대에게 "이곳에 쓰레기를 버려라"고 권유했다.

      10분쯤 뒤 이들 가운데 마스크를 쓴 한 남자가 철제 사다리를 가져와 현관 입구에 세웠다. 그와 동시에 같은 건물에 속한 코리아나호텔 현관의 위쪽에서 조선일보 사옥 현관을 향해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누군가 깃발로 막았다. '진보신당 경기도당' 깃발이었다. 그 깃발이 CCTV 카메라를 막고 있는 사이, 마스크를 쓴 남자가 쇠망치를 들고 사다리로 올라갔다. 사전에 조직적으로 준비를 하고 온 것 같았다.
    • 어제 새벽 26일 서울 태평로1가 조선일보사 건물 앞에 시위대가 버린 쓰레기더미 위 로 조선일보사 로고 일부가 떨어져 있다. 시위대는 이날 새벽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건 물에 붙어있던 회사마크와 로고를 망치로 두들겨 떼어냈다.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 그는 사다리에 올라 현관 위쪽에 붙어 있는 '朝鮮日報社(조선일보사)' 로고를 망치로 때리기 시작했다. 이를 보기 위해 근처의 다른 시위대들까지 몰려들어 시위대는 100여명으로 불어났다. 사다리 위로 올라간 남자는 10여분간 망치로 때린 끝에 조선일보 로고를 떼어내 밑에 쌓인 쓰레기 더미 위에 버렸다. 시위대는 환호성을 질렀다. 본사 경비원이 이들을 말리려고 시도했으나, 시위대 여러 명이 달려들어 경비원을 밀치고 때렸다. 깡통과 오물을 던지는 사람도 있었다.

      이후 시위대들은 까나리액젓, 먹다 남은 컵라면 국물 등을 쓰레기 더미 위에 뿌렸다. 심지어 시위대 3~4명은 현관 앞에 오줌을 누기도 했다. 당시 주변에는 여성 시위자도 있었다. 그들은 새벽 5시40분 정도까지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했고, 현관 옆 기둥에 '다음엔 똥 싼다' '조선일보 폐간하라' '촛불은 살아있다' 등의 낙서를 남겼다. 시위대가 1시간40분 이상 본사 사옥 현관 앞에서 만행을 저지를 동안 경찰은 단 한 차례도 나타나지 않았다.
    • 동아일보에서도 26일 오전 광화문 동아일보사 정문 모습. 촛불시위대가 버린 쓰레 기가 쌓여 있고, 회전문 유리창도 깨졌다. 정경열 기자
    • 시위대, 동아일보 사옥에도 테러

      시위대는 비슷한 시각 세종로 동아일보 사옥에도 조선일보와 똑같은 만행을 저질렀다. 같은 집단이 사전에 준비해와서 저질렀던 것이다.

      새벽 4시쯤 100여명의 시위대는 동아일보 사옥 앞으로 몰려들어 먹다 남은 라면 찌꺼기 등이 담긴 쓰레기봉지를 현관 유리문에 던지거나 앞쪽에 쌓았다.

      시위대 중 일부는 각목을 휘둘러 회전문 유리창 하나를 완전히 박살냈다. 회전문 위쪽에 붙어 있는 '동아일보' 로고도 떼어냈다. 동아일보 사옥 종로 방면에 붙어 있는 신문 게시판 유리 3장도 시위대가 박살냈다.

      시위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사옥 앞에 게양돼 있던 태극기와 동아일보사 사기(社旗)를 끌어내린 뒤, 쓰레기봉투를 매달아 올렸다. 이를 지켜보던 시위대는 환호성을 질렀다. 시위대는 또 동아일보 사옥 주차장 쪽에 집중적으로 오줌을 눠, 아침 출근 시간대까지 지린내가 진동했다.

      시위대가 조선일보 사옥과 동아일보 사옥에 몰려들어 테러를 자행하고 있을 시각,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 앞은 청사가 포함된 전체 도로 구간에 경찰버스 20여대를 5㎝도 되지 않는 간격으로 촘촘하게 주차시켜 요새처럼 경비하고 있었다.

    • 26일 새벽 4시 30분쯤 촛불시위대가 광화문 조선일보사 건물앞에서 신문사 현판을 떼내고 먹다남은 컴라면 등 각종 쓰레기를 버렸다. 또한 촛불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며 밤을 지새자 경찰들이 광화문 도로에 누워 지친 몸에 눈을 잠깐 부치기도 했다. /정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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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침몰하는데 정부는 무기력"

     

    이수영 경총회장 비판

    "법과 원칙 지켜주지 못해"

     

    호경업 기자 hok@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쇠고기 파문촛불시위로 촉발된 최근 정국에서 정부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재계가 '쓴소리'를 쏟아내며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이수영<사 진> 회장은 2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에서 "촛불시위로 사회가 진통을 겪으며 어려운 상황이고 경제사정도 나빠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정부가 강하게 끌고 가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이 회장은 정부 역할과 관련, "현 정부는 출범하면서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말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는데, 지금 보면 법과 원칙의 적용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게 경영계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경제5단체 중 하나인 경총 회장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정부를 향해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회장은 "국제 유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데다, '100만 백수가장'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실업자들이 양산되고 있다"며 "현재 경제는 희망이 없다"고 진단했다.

    또 "촛불시위와 국제여건 등 국내외 나쁜 요소들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경제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 노동계는 쇠고기 수입반대 등 노조활동과는 무관한 정치파업을 7월 1일부터 시작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오전 서울의 다른 호텔에서 열린 '2008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간담회'에 참석한 조석래 전경련 회장, 이희범 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5개 경제단체 대표들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입력 : 2008.06.27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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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젯밤 호텔 난입… 민간인 무차별 폭행

     

    "조선은 죽어라" 코리아나 호텔 들어가

    오물 뿌리고 호텔 직원 끌고나와 뭇매
    동아 사진기자 끌려다니며 맞아 실신
     
     
     
    안준호 기자 libai@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김성모 기자 sungmo@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 고시(告示)가 관보(官報)에 게재된 26일, 서울 도심의 시위대 중 일부는 쇠파이프를 들고 나왔다. 시위대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호텔 등 민간기업의 시설물과 재산을 훼손하는 등 폭력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청와대 진출을 시도하는 시위대에게는 물대포를 쏘며 맞섰으나, 호텔 시설을 훼손하는 시위대의 난동은 지켜만 볼 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10분부터 서울시청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 앞 태평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시작했다. 이날 시위에는 3000여명(경찰 추산, 주최측 주장 5만명)이 참가했다.

    시위대 중 4~5명은 대책회의가 집회를 시작하기 전인 오후 6시30분쯤부터 쇠파이프를 들고 시위 현장인 대한문 앞 태평로에 나와 있었다.

    오후 8시5분쯤 태평로의 왕복 10개 차로를 점거한 채 세종로사거리 방면으로 거리 행진을 시작한 시위대 중 200여명은 코리아나호텔 앞에 모여 "조선일보 폐간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쓰레기와 계란을 던졌다. 시위대 중 일부는 손수레를 동원해서 시위현장에서 배포된 유인물 등 쓰레기를 가득 싣고 와서 호텔 현관 앞에 쏟아 부었다.
    ▲ 어젯밤 26일 오후 촛불 시위대들이 서울 코리아나호텔로 몰려와 호텔 직원을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했다. 일부 시위대는 손수레에 쓰레기를 싣고 와 호텔 현관 앞에 쏟 아 붓기도 했다. 뉴시스

    몇몇 시위대는 호텔측이 내놓은 대형 화분에 담겨 있던 흙을 호텔 문 앞에 부었다. 이후 10여명이 달려들어 쓰레기와 흙을 호텔 로비 안쪽으로 던져 넣었다. 이 때문에 호텔 로비는 온갖 쓰레기로 가득 찼다. 또 호텔 유리문에는 시위대가 스프레이와 검은색 매직으로 "조선은 죽어라" "더러운 신문" 등과 같은 글을 휘갈겨 썼다. 이 과정에서 호텔 도어맨 전모(47)씨 등 직원 3명은 시위대에 끌려나가 발과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

    당시 호텔 앞에는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막기 위해 경찰관 60여명이 출동해 있었으나, 시위대의 난동을 막기는커녕 인도에서 호텔 로비 안쪽으로 대피했고, 호텔 현관문을 봉쇄했다.

    일부 외국인 투숙객들의 경우 호텔 1층 정문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와 시위대의 격렬한 행동을 목격하고 당장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리아나 호텔 관계자는 "오후 7시부터 투숙객들이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어 손님한테 안심을 시키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법 있는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도 시위대 200여명이 모여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들 중 일부는 동아일보 사옥을 향해 돌을 던져 대형 유리창 1장을 깨뜨렸다.

    또 신문로 쪽에서는 시위대가 전경버스 차벽을 뚫기 위해 버스 바퀴에 밧줄을 걸어 끌어내려고 시도했다. 이에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 세종로 사거리에 모인 시위대는 이순신동상 앞에 모래주머니를 쌓고 경찰버스 타넘기를 시도했다. 시위대가 전경버스와 버스 위의 전경들을 향해 계란을 던지고, 물에 탄 까나리액젓, 식초 등을 물총에 넣어 전경들에게 뿌렸다.

    이날 밤 11시25분쯤 신문로 옆길에서 시위현장을 취재하던 동아일보 사진부 변모(37) 기자가 시위대 200여명에게 둘러싸여 끌려다니면서 카메라를 뺏기고 폭행을 당해 실신한 뒤 구급차에 실려가는 일이 벌어졌다.


     

    • ▲ 26일 촛불시위대가 코리아나 호텔에 무단 친입해 시설을 훼손하고 쓰레기를 투척하는등 폭력시위를 벌였다. -조선일보 사진부 VJ 이재호 기자
    • ▲ 27일 오전 12시 30분쯤 시위대들이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 모여있다. 전날 8시부터 거리로 나온 시위에는 3000여명(경찰 추산, 주최측 주장 5만명)이 참가했다.
    입력 : 2008.06.27 02:51 / 수정 : 2008.06.2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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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조선일보  http://www.chosun.com 에 있는 사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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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청와대만 지키면 나라는 무법(無法)천


    지 돼도 그만인가

     

    입력 : 2008.06.26 23:32

     

    26일 오후 광화문 현대해상화재 빌딩 앞에서 만난 서울경찰청 1기동대 1중대 소속 서병훈 수경의 몸은 상처 범벅이었다. 윗입술 안쪽은 터져 있었고, 양 팔뚝은 성한 곳 없을 만큼 20여 군데 긁힌 상처가 있었다. 왼쪽 팔은 30㎝쯤 붕대를 칭칭 감았다.

    서 수경이 속한 1중대원 70명은 26일 새벽 2시쯤 촛불시위대와 대치하다 시위대 500여명에 둘러싸이면서 고립됐다. 시위대는 1중대원들을 한명 한명 끌어냈다. 서 수경도 동기(同期)가 끌려가는 걸 막다 4~5명에게 낚아채였다. 그때 방패를 안 뺏기려고 끌어안고 아스팔트 위를 질질 끌려가다가 왼팔 살갗이 다 벗겨졌다. 서 수경은 광화문빌딩 앞으로 끌려가 머리 감싸고 웅크린 채 발길질 주먹질을 그대로 받았다. 시위대 중 누군가 "이놈들아 우리한테 잡히면 죽는다고 했지, 잘 걸렸다, 죽어봐라" 할 때는 이제 끝이구나 싶었다고 한다.

    1중대원 절반쯤이 서 수경처럼 당했다. 동료 유주열 수경을 두들겨 패던 남자는 "너는 지금 인민재판 받고 있는 거야. 입 닥치고 가만 있어!"라고 고함을 질렀다. 유 수경은 10분 넘게 매 타작을 당했다. 고승진 상경은 시위대가 휘두른 방패날에 얼굴을 찍히면서 이 2개가 부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방패는 전경이 빼앗긴 것이었다. 한성민 이경은 "뒤에서 휘두른 각목에 맞아 한동안 정신을 잃었다"고 했다. 깨어보니 헬멧과 방패를 모두 빼앗긴 뒤였다. 김수진 일경은 손가락 굵기 쇠꼬챙이 같은 것에 어깻죽지를 찍혀 넘어졌고 허벅지를 밟히면서 양쪽 다리 인대가 파열돼 경찰병원에 입원했다.

    1중대는 오전 6시30분쯤 시위대가 해산한 뒤 동대문 부대로 복귀했다. 7시30분쯤 내무반에서 눈을 붙였다가 낮 12시 다시 광화문에 나와 배치됐다. 이런 생활을 한 달째 해왔다.

    지금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법(無法) 아수라장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있는 선을 넘어버렸다. 흥분해 얼굴이 벌개진 시위대가 로프를 경찰버스 바퀴에 걸고 끌어낸다. 경찰에 돌멩이, 물병을 던지는 건 예삿일이다. 그 돌멩이에 경찰뿐 아니라 업소 유리창도 깨졌고 주차 차량도 박살났다. 남의 건물에 무단으로 들어가 소화전 호스로 경찰에 물을 뿌리는 사람도 있다.

    광화문에 직장을 둔 은행원은 귀갓길이 막힌 게 짜증나서 길가의 차량통제막대를 발로 걷어찼다가 시위대에 "프락치 아니냐"고 추궁당한 끝에 신분증을 보여주고 풀려났다. "경찰이었으면 아주 죽여버리려 했어"라는 말까지 들었다. 전경버스가 탈취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전화로 기사를 보내던 조선일보 기자도 시위대에 억류돼 발길질·주먹질에 차이다 1시간 만에 빠져나왔다. 기자는 얼굴이 부어오르도록 맞았다.

    시위대는 조선일보 일부 부서가 들어 있는 코리아나호텔 건물에 몰려왔다. 비닐 우의를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마스크를 쓴 사람이 사다리를 놓고 방범 CCTV를 다른 쪽으로 돌린 뒤 천으로 덮었다. 그러고는 망치를 휘둘러 조선일보사 현판글씨를 떼어냈다. 여러 사람이 우의와 마스크로 얼굴과 옷차림을 감췄으니 조직적으로 맘 먹고 왔다는 얘기다. 이들은 제지하는 경비원에게 주먹세례를 줬다. 시위대는 먹다 남은 컵라면 국물을 뿌려댔다. 소변을 갈기기도 했다. 벽엔 매직펜으로 '다음엔 ×싼다'는 낙서들을 휘갈겼다.

    동아일보도 유리창이 박살나고 현판글씨가 떨어져나갔다. 국기 게양대엔 쓰레기봉투가 달렸다. 시위대가 물러난 뒤 두 신문사 건물 앞엔 한 트럭분씩 되는 오물 쓰레기가 쌓였다. 시위대는 서울시의회 입구에선 조선일보 신문수송 차량의 운송을 방해했다.

    이건 도저히 나라라고 할 수 없는 꼴이다. 대통령은 불과 하루 전 "국가 정체성에 도전하는 시위나 불법·폭력 시위는 엄격히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25일 저녁 7시 500명밖에 안 되는 시위대가 태평로 대로(大路)를 차지할 때부터 경찰은 막는 흉내도 내보지 않았다.
    청와대로 가는 길만 지켰을 뿐이다. 그때부터 26일 아침 6시까지 11시간 동안 광화문 일대는 난동배들이 날뛰는 무법 해방구가 돼버렸다.

    무정부(無政府) 상태가 다른 게 아니다. 폭도가 날뛰고, 경찰은 두드려 맞고, 기자가 집단폭행을 당하고, 신문사는 테러당하고, 선량한 시민은 겁이 나 나다닐 수 없다. 그게 정부가 없는 것이지 무엇이겠는가. 경찰버스를 골목마다 줄지어 세워 청와대만 온전하게 지킨다고 정부 할 일 다한 것인가. 수천 명의 시위대도 통제 못해 서울 한복판을 무법천지로 방치하고 국민 재산을 못 지켜주는
    정부라면 정부 자격이 없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