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고교생이 정권퇴진이라니” vs “웬 가스통?” (연합뉴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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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연합뉴스 | 등록일 | 2008-06-15 |
출처 | 연합뉴스 | 조회수 | 1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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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사회 2008.6.14(토) 16:56 편집 |
13일 고(故) 효순ㆍ미선양의 추모제가 함께 치러진 美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를 전후로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보수성향 단체 회원들과 촛불집회 참여자들 사이에 산발적인 마찰이 빚어졌다.
= "중고생들이 `정권퇴진' 외치는 게 말 되나" =
○... 이강욱 자유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고등학생들이 정권퇴진을 외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한탄했다.
촛불집회에 참여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노래를 부르며 `이명박 OUT'을 외치고 다니는 `어린' 중고생들에 대한 기성세대의 불신이 감지되는 대목.
이 대표는 그러면서 "촛불집회가 나라를 망하게 하려 하고 있고 문화 집회도 아니며, 모든 좌파세력이 총결집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보수성향의 단체들이 연 집회에는 고엽제전우회 회원 5천여명과 자유시민연대 1천500명 등 6천500명이 모여 집회 후 가로 7mㆍ세로 5m 크기의 대형 태극기를 들고 거리행진을 벌였다.
= "효순ㆍ미선 언니! 고3이 돼서야 알게 됐어요"
○... 오후 7시 효순ㆍ미선양의 추모제와 함께 열린 촛불집회에서는 교복을 입은 여자 중고등학생들이 연단 옆에 설치된 분향소 앞에서 장사진을 쳐 눈길을 끌었다.
여학생들은 한명씩 나와 묵념한 뒤 헌화ㆍ분향했고 곧 성인들까지 가세해 분향행렬은 8시45분께까지 열린 집회 내내 계속됐다.
`10대 연합'이라는 모임 소속인 심모(고3) 양은 자유발언으로 낭송한 추모 편지에서 "효순이, 미선이 언니! 사건이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있어서 그때는 몰랐는데 이제야 알았어요.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하지 않는 건 언니들을 죽인 미군에게무죄를 선고한 미국이고, 또 그에 면죄부를 준 우리 정부라는 걸요"라고 표현했다.
촛불집회에는 사망 여중생들을 추모하기 위해 검은 리본을 가슴에 단 시민들도 많았다.
= 경찰, 양측 마찰에 `눈치보기' 지적 =
○...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은 오후 5시15분께 청계광장에서 `이명박 규탄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던 촛불집회 참여자들에게 "이 빨갱이들아!"라며 시비를
걸었다.
회원들은 `이명박 OUT'이라는 문구가 빼곡하게 들어찬 길거리 게시판을 보고 격분해 촛불집회에 참여한 각계각층의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미술품 30여개 가운데 상당수를 집어던지고 발로 밟았다.
그러나 불과 10m 밖에 있던 경찰 20∼30명은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시만 할 뿐 적극적으로 말리지는 않았다고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촛불집회 참여자들은 전우회원들이 폭력을 행사한다며 112에 신고해 10분 뒤인 5시25분께 지구대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은 했으나 이들과 전경들이 양측간 충돌을제지한 건 5시50분께였다는 것이다.
= 갑자기 몰려든 인파에 경찰 `당혹' =
○... 집회에 7천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했던 경찰은 예상을 배나 뛰어넘는 1만5천여명(경찰 추산, 주최측 3만명)의 시민들이 모이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현장에 나온 경찰들은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은 당초 이날 촛불집회에 재야인사 1천명, 대학생 500명, 중고생 500명, 다음 포털사이트의 토론방 아고라 네티즌 1천명, 일반 시민 1천명, 전국노점상연합회(전노련) 회원 3천명이 참가할 것으로 봤었다.
그러나 대학로에서 오후 1시 노점상 대회를 마친 전국노점상연합회 회원들이 예상보다 5천명이나 많은 8천500명이 합류한 게 규모를 키우는 데 한몫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노점상들은 도시 미관을 개선한다는 서울시 방침에 따라 구청들이 노점을 강제철거하는 등 가로정비사업에 나서자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 공포의 `가스통 승합차' …회원들도 우려 =
○...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은 환자수송용 구급차의 보닛 위에 가정용 천연액화가스(LPG) 가스통을 매달고 MBC와 KBS를 잇따라 항의방문했다.
이들은 `가스통 승합차'를 MBC 북문 바로 앞에 주차시키고 밸브를 열어 가스를 분출시키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고 방송기자들이 촬영을 하자 가스에 불을 붙여 화단에 한 차례 화염을 방사했다.
이를 우려의 눈길로 지켜보던 다른 회원들은 "하지 말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취재진이 가스통을 촬영하려 하자 회원 2∼3명이 나타나 물리적으로 촬영을 막았다.
회원 중 한 명은 "자식 같은 전경들에게 불을 지르려고 했겠느냐. 그냥 겁을 주려고 그런 거다" "(화염을 방사한 것은) 시험삼아 해본거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