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소렌스탐처럼 정상서 떠나고파” 박세리 국내대회출전 귀국 (동아일보) | ||
---|---|---|---|
글쓴이 | 동아일보 | 등록일 | 2008-06-12 |
출처 | 동아일보 | 조회수 | 1277 |
다음은 동아일보 http://www.donga.com 에 있는 기사입니다.
--------------------------------------------------------------------------------------
분야 : 스포츠 2008.6.12(목) 03:04 편집 |
“소렌스탐처럼 정상서 떠나고파” 박세리 국내대회출전 귀국
‘맨발 투혼’ 1998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10년… 박세리 국내대회 출전 귀국
외환위기로 암울했던 1998년 이맘때 박세리(31)는 국민 영웅이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골프 대회에서 신인으로 연이어 2승을 올리며 실의에 빠진 고국 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깨치고 나가 끝내 이기리라’는 노래 가사를 배경으로 한 그의 US여자오픈 ‘맨발 투혼’ 장면은 보고 또 봐도 감동적이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러 국내에는 여전히 우울한 소식으로 가득 찬 가운데 마침 박세리가 국내 대회 출전을 위해 10일 저녁 귀국했다. 오랜 비행으로 피곤한 그는 대회 장소인 제주로 이동하기 전 김포공항의 분식집에서 라면부터 주문했다.
“면이 참 꼬들꼬들하네요. 약간 설익은 듯한 면발을 좋아하거든요.”
‘골프 여왕’으로 불린 화려한 경력에도 털털한 성격을 지닌 그는 “10년 전 영광의 순간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미국 올랜도의 집에 보관해 둔 당시 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의 우승 녹화 테이프를 요즘도 자주 본다고.
“뭔가 잘 안 풀릴 때 다시 보면 코끝이 찡하고 기분도 풀려요. 미국 사람들도 아직 그때 얘기를 해요. 벌써 10년이 지났다니. 아직 신인 같은데…. 달라진 게 있다면 후배들이 인사를 많이 한다는 것뿐이에요.”
○ 10년 후 골프 아카데미 열어 후배들에게 경험 물려줄 것
당시는 혼자 힘겹게 투어 생활을 시작했는데 요즘은 대회마다 마치 국내 대회에 온 듯 20∼30명의 한국 선수로 북적거린다.
“전 운이 참 좋았어요. 요즘은 한국 선수들의 영향으로 경쟁도 훨씬 치열해졌죠. 한국 선수가 너무 잘해 인기가 떨어진다는 말까지 나왔으니까요. 더 노력해야죠.”
후배에게 맨 먼저 하고 싶은 조언은 자기 관리의 중요성이었다.
“우리 선수들은 쉴 때도 늘 골프에 얽매여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정말 집중력을 발휘할 때 힘이 달리고, 확 타올랐다 금세 꺼지는 거죠. 안니카 소렌스탐이나 로레나 오초아 같은 선수는 휴가 때는 아예 클럽을 쳐다보지도 않아요.”
앞만 보고 달려온 박세리는 10년 후 어떤 모습일까.
“골프 아카데미를 열어 후배들에게 세계로 뻗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싶어요.”
자신의 어제와 오늘을 말하던 그의 왼손 약지에 낀 반지가 유난히 반짝거렸다.
“커플링이에요. 작년 말에 받았어요. 호호.”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김종석 기자
○ 한 살 위 재미교포와 교제 1년 반… “미현이 부케 받을래요”
박세리는 한 살 연상으로 로스앤젤레스에서 무역회사를 하는 재미교포 토미 김 씨와 사귀고 있다.
“1년 반 정도 됐어요. 운동하는 저를 잘 배려해 주고 이해해 준답니다. 오빠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이민을 왔는데 주로 전화로 데이트해요. 로스앤젤레스 부근에서 열리는 대회엔 응원도 오고요. 저희 부모님께도 인사드렸어요. 골프 실력은 보기 플레이 정도예요.”
자연스럽게 최근 유도스타 이원희와 12월 결혼을 약속한 김미현(31)의 얘기까지 나왔다.
“미현이 좋아 보이더군요. 예쁜 부케를 만든다고 하니 받으러 가야죠. 저도 결혼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할 나이잖아요. 결혼하더라도 당분간 선수생활은 더 할 거예요. 소렌스탐처럼 정상에서 은퇴하고 싶은데…. 지켜봐 주세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