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10 집회를 보며 많은 것을 생각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고민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 주말부터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쇄신책에 몰두하고 있는 대통령은,
미국에 파견된 대표단의 귀국을 하루 앞둔 11일에도 정국구상 속으로 침잠했다.
청와대측과 여권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번 인선에서는 비(非) 영남, 비 고려대 출신, 재산이 너무 많지 않을 것 등이 1차 기준으로 꼽하고 있다. 이른바 `3대 인선원칙`으로 불리는 대목이다. 대통령이 이번 쇠고기 사태를 겪으며 `강부자`, `고소영` 청와대 참모와 내각에 대해 여론이 얼마나 적대적인지 인식했음을 알려준다.
또 인사를 서두르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의 스타일대로, 이번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인사라는게 큰 상황을 정리하는 마지막 절차"라며 "(언론의)기대보다 오래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6월말까지 가면 너무 늦지 않겠느냐"고 말해 이달 20일을 전후해 발표될 것임을 시사했다.
더구나 쇠고기 추가협상을 위해 미국에 파견된 대표단이 12일 귀국한다. 대표단이 협상 결과 보따리를 풀어 놓으면 이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지켜본 다음 인적 쇄신안을 최종 손질해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여중생 고 효순ㆍ미선 양의 6주기인 13일에도 대대적인 추모행사와 촛불집회가 예고돼고 있다. 또 14일은 고 이병렬씨 장례식, 15일은 6·15 남북공동선언 8주년 기념일인데다, 노동계 파업 등 줄줄이 예고된 굵직한 일정은 시간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박근혜 총리 카드도 전체 판을 다시 짜는데 큰 변수가 되고 있다. 11일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제안받지 않았다"고 한데 이어, 청와대측도 "박 전 대표 쪽에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이 없다"고 했다. 아직 어떤 구체적인 액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청와대측은 "(박 전 대표 총리 제안은) 여러 카드 중 하나"라며 "여러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해 여전히 언제든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교체 대상과 그 후임에 대한 각종 하마평이 쏟아지는 가운데, 청와대와 정부 부처에서는 하루에도 몇번씩 뒤집어지는 살생 명단이 입에서 입으로 떠돌며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강부자` `고소영`인선의 실패를 교훈삼아 측근 및 교수가 인선에서 배제될 경우 정치인과 일부 관료 출신이 대거 등용될 가능성이 높다. 여당 역시 적극적으로 인사폭 확대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11일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국민이 안심하는 정부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원점에서 새출발한다는 각오로 청와대와 내각이 쇄신되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실제로 여의도에서
김덕룡,
맹형규의원 등과
박형준 의원, 윤여준 전 의원 등이 차기 청와대 참모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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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6.11 17:11 / 수정 : 2008.06.11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