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축제, 누가 돈을 댈 것인가? |
'촛불 전문 방송'으로 거듭난 M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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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기자, 2008-06-11 오전 10:55: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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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1일, 오늘은 10만여명의 인파가 몰린 어제 광화문 촛불집회의 양상과 파장, 향후 전망 등이 집중 조명되고 있습니다. 정치권 이슈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등원 공방'과 자유선진당의 등원 결정, 한나라당 친박인사 복당문제 등이 주목되고 있고, 경제분야에서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있는 수입원자재값과 생산자 물가 동향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어제 100만명이 운집할 것이라던 광화문 촛불집회는 10여 만명이 모인 '비폭력 집회'로 마무리됐습니다. 낮에는 수만의 '보수 우파' 시민들이 '한미FTA 촉구 및 법질서 수호' 집회를 가졌고, 밤에는 그 자리를 촛불시위대가 메웠습니다.
집회 참여 숫자를 놓고 광우병대책위측은 7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무리 늘려잡는다해도 객관적으로 볼 때 15만명을 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15만 명이 모였든 70만 명이 모였든, 적극적으로 행동화된 '민심'이 거리로 뛰쳐나온 규모가 10만을 넘어섰다면 이는 '비상 상황'임에 분명합니다.
오늘의 이슈 필자는, 80년대 운동권 출신으로 지금은 IT관련 중소기업을 하는 친구가 어제 부부동반으로 촛불집회에 나간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야! 이 놈아, 철 좀 들어라! 거길 왜가냐?" "ㅋㅋㅋ 재밌잖아..." "이놈아, 월드컵 응원이라도 하는 줄 아냐?" "ㅋㅋㅋ 바쁘다. 나중에 보자..."
어제 촛불집회에서 양희은이 '아침이슬'을 불렀습니다. 서울거리에 간혹 보이는 '7080 카페'가 어젠 광화문으로 옮겼던 모양입니다. 지난 10년의 '좌파 정권'에서 거의 잊혀져갔던 '이한열 추모제'도 어젠 성대하게 열렸습니다. 대한민국의 시계가 20년 전으로 돌아갔다는 느낌마저 주는 모습들입니다.
'쇠고기 파동'에 대해 정부가 지금까지 찔끔찔끔 대책이랍시고 내놓은 것들을, 한 방에 모아서 일찌감치 발표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왕좌왕 갈팔질팡하며, 원칙적이지도 유연하지도 못한 대응으로 부스럼을 갈수록 키워왔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10대들이 주축이 되어 시작된 '촛불 소풍'이 이제는 50대를 전후한 7080세대의 '촛불잔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쇠고기 파동 초창기부터 '촛불전문 방송'으로 거듭난 MBC는 길거리 시위에 대해 아련한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7080세대를 자극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노컷뉴스가 몇시간 전에 '오보'임을 스스로 밝힌 '경찰 프락치 의혹'을 버젓이 MBC 뉴스데스크에서 다뤘습니다. PD수첩만으로 모자란 듯, '뉴스후'란 프로그램에서는 촛불시위 참가자들을 '밀착취재'하며 '전의'를 독려했고, 미디어다음의 '아고라'를 '최고의 언론'이라고 추켜세우기까지 했습니다. 촛불시위대가 다른 언론매체의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고, MBC 취재에는 적극 응한다며 자랑스러워하는 MBC입니다.
거리로 쏟아져나온 '촛불 시위대'에는 이렇듯 '촛불전문 방송'의 부추김으로, 어떤 '조직'에도 끼지 않았던 '일반 시민'들이 상당수를 점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방송이 권력의 나팔수 노릇을 하던 것을 두고 '편파 방송'이라고 불렀지만, 이제는 방송권력 자신을 위해 국민을 선동하는 태도를 놓고 '편파 방송'이라고 규탄해야 할 때가 된 듯합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똑똑합니다. 그리고 위대합니다. 10만 이상이 거리로 뛰쳐나온 배경에는 이 똑똑하고 위대한 국민들의 '암묵적 동의'가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10대 들의 '촛불 소풍'이 7080세대의 '촛불잔치'로 이어진 저간의 동기와 동력을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심사를 뒤틀리게 만들었던 점은 이미 충분히 지적했습니다. 얼치기 반미좌파 세력들이 '촛불'에 올라타 기고만장해진 점도 충분히 짚었습니다. 그동안 본격적으로 지목하지 않았던 것으론 이제 '방송권력의 횡포'가 남았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접어두고, 당면한 '쇠고기 정국'만 논하고자 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기존의 한미 쇠고기 협상을 '무효화'하고 전면 재협상을 선언하면 됩니다. 길거리로 뛰쳐나와 '재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민심'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 박근혜를 총리를 임명하고 박 총리가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정부가 국민의 자존심을 건드린 탓에, 그 틈새를 타고 좌파세력들이 활개치게 된 것이 나라의 운명마저 위협하는 수준이라면 그까짓 무역보복 따위가 두려워 '재협상' 얘기를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7080세대들이 '재미삼아' 촛불잔치에 가담하게 된 것 역시, 이제는 살만큼 된 대한민국이 미국에 굴종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7080세대 특유의 시대인식이 반영된 탓도 있습니다.
오늘의 이슈 필자는, 이명박 정부가 현 상황을 돌파하고 싶다면 추가 협의, 추가 협상 등의 용어를 치워버리고 '재협상'이란 용어를 과감하게 받아들이라고 주문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얼치기 좌파세력들이 '재협상'을 주문으로 국민 대중을 꼬드기지 못하도록 '컨테이너 방벽'을 설치하란 말입니다.
한미쇠고기 재협상은 결국 한미FTA의 무산을 의미하는 것이 되고, 자동차 등에서의 무역보복으로 이어질 것이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먹고사니즘'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촛불잔치에 '재미삼아' 참여했던 사람들은 그 때서야 땅을 치고 후회할지 모릅니다.
당면 위기의 극복을 위해서라면 오늘 내일쯤 이명박 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 됩니다.
"국민 여러분, 한미쇠고기 재협상에 따른 부담은 결국 우리 서민들의 몫이 될 것입니다. 그 부담과 고통을 감수해야 함에도 여러분이 그것을 감수하겠다고 하시면, 일방적으로 협상 무효를 선언하고 재협상을 요구하겠습니다.... 이것이 '소통'이라면 수용하겠습니다....그러나 저 이명박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팔아먹은 최악의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그것마저 국민의 뜻이라면 따르겠습니다.."
합리적 이성이 감성의 폭력에 짓밟힌 대한민국의 현실이 마냥 안타깝고 슬픈 오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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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1 오전 10:44:07 © 프리존뉴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