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연호 하는 목소리가 무게를 실어 가는데 또 한 방향에서는 이와는 정 반대의 목소리가 서울 종로 거리를 뒤흔들었다. '대한민국' 함성과 태극물결이 일대를 뒤흔드는가 하면 대조적으로 촛불과 붉은 색상의 피켓이 좌.우를 아우르며 두 목소리가 뒤섞여 혼재된 날이기도 했다.
▲ 서울 혜화동 대학로 거리를 가득메운 태극물결. 10일 저녁 6시부터 이곳 대학로에서 열린 '대한민국 서포터스' 주최 '대한민국 경제살리기 문화행사'에는 전국에서 참여한 3만여명의 보수시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연호하며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한마당 축제의 장이었다 ⓒkonas.net | |
바로 6월 10일이 그랬다. 보수단체 집회가 열린 서울 광장도 그러했거나와 이 날 저녁 서울 동숭동 대학로 거리에서 열린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위한 시민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고 대학로 도로와 좌우측인도를 가득 메운 5만여 시민들의 함성과 박수 맞춤 속에는 현 시국을 개탄하는 목청을 넘어 내일에의 밝은 미래를 향유하기 위한 깨어있는 목소리가 넘쳐흘렀다.
10일 저녁 6시 동숭동 대학로에서 열린 보수단체 중심으로 이루어진 '대한민국 서포터스'의 나라사랑 마음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었다. 이 날 이 자리에서의 마음은 모두가 하나였다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고 쇠고기 파동과 광우병 괴담으로 사면초과에 직면해 있는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시민들의 힘 그 자체였다. 이 날 오후 퇴근시각, 대학로로 향하는 지하철은 말 그대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리고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이들 행사에 참석하는 보수단체 혹은 가족 단위로 참석한 참석자들의 대부분은 행사가 시작돼 3시간이 지나 끝나는 시간까지 무대에 선 가수의 노래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며 맞짱 시간을 가져 저마다의 흥겨운 시간을 연출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문화축제의 한 장이었다.
▲ Love 이명박 등 현장을 채운 각종 피켓 ⓒkonas.net | |
마로니에 공원 도로에서의 '대한민국 서포터스' 주최의 대한민국 지키기 범국민 문화제는 연주와 노래, 시민의 발언이 함께 어울러진 말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어쩌면 정해진 수순대로 연사들이 나서 정부를 비판 내지 옹호하던 종래의 여느 단체 집회와는 달리 나이드신 어른들에게는 다소 생소해 보이는 '비보이'의 땀에 흠뻑 젖은 역동적인 젊은이의 모습이 투영되는가 하면, 인기 개그맨 '웃찾사' 팀의 개그가 어우러지고 태극기를 흔들며 지난 날 추억의 노래를 함께 하는 이은하씨의 노래가 주변에 울려 퍼지는 문화제로 행사는 후반에 이르면서 더욱 절정에 이르렀다.
시민들의 주장도 다양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와 함께 아쉬움도 묻어나면서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이웃, 학생들에 대한 애증도 함께 묻어났다. 어쩌면 그게 지금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아이러니이자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시금석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대변한 자리이기도 했다.
이 날 행사의 본질은 분명했다. 지난 5월2일부터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파동으로 야기된 광우병 괴담과 이어진 한미 FTA 비준문제, 그리고 집권 3개월만에 '이명박 독재' '정권타도'로 이어지는 좌파 단체에 대응하는, 순수한 이명박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보수,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의 발로였다.
이미 전국이 쇠고기 괴담 소용돌이에 빠져 버린지 오래다. 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 벌써 심장에는 두터운 이중의 장막을 쳐놓고 있는 지 물경 3개월여였다. 그 어떤 해명과 설득도, 과학적인 설명과 해법으로도, 정치적 함유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바로 작금에 이루어진 쇠고기, 특히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며 광우병 얘기다. 누가,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접근하고 해결하려 해도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켜버린 이 문제를 쉽사리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상황으로 이어져 버렸다.
그러나 그럼에도 동숭동에 모인 시민들은 의연했다.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태극기를 흔들고 피켓을 흔들며, 가수들의 흥겨운 노래가 이어질 때면 앞장서 노래 도우미를 자처하며, 말 그대로 아줌마 부대들이 큰 몫을 차지하기도 했다.
▲ 태극기를 흔들며 즉석 자유발언대에 선 박세직 국가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 의장. ⓒkonas.net | |
이 날 무대에 선 박세직 국가정체성회복 국민협의회 의장은 "미 3억인구가 쇠고기를 먹고 300만 유학생이 지난 60년 동안 쇠고기를 먹었어도 광우병이 걸린 사람이 없는데 거짓말과 선동으로 오늘의 사태를 오도하는 세력이 있다" 며 배후 조종설로 제기되고 있는 단체에 의한 4단계 전략을 하나하나 열거한 뒤 "오는 2012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기해 북한의 김정일을 통일수령으로 하려 한다"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좌파 세력의 흉계를 적시했다.
이어 박 의장은 "오늘 우리가 왜 여기에 모였느냐"며 그 이유를 한마디로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다"고 목청을 높여 태극 물결과 함성을 함께 했다.
이날 자유 발언에서는 특히 서울 은평구에 사는 입시생 두명을 둔 엄마라는 주영미씨가 나서 거침없는 발언으로 주변을 놀라게했다.
전업주부라는 주영미씨는 사전 많은 준비를 한 듯 광우병과 관련한 내용을 지금까지 드러난 통계수치를 인용하면서 현재 처한 우리의 경제상황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언급한 뒤 "우리 유학생이 지금까지 먹고있음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쇠고기를 먹으면 뇌에 송송 구멍이 뚫린다는 괴담을 퍼트려 학생들을 불법시위에 앞장세우고 있다" 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들 뒤에는 분명한 배후세력이 있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 날 행사에서는 평상시 보수단체의 집회와는 다르게 요즘 청소년들에게 어필하는 인기그룹 비보이와 개그맨들이 참여해 분위기를 일신하는 면모를 보이기도 해 참신성과 새로운 면을 시도하는 초석으로도 받아들여졌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 문화제 행사의 서막을 연 전자현악연주팀 '스페이시켓' ⓒkonas.net | |
▲ 현란한 몸짓으로 공연하는 비보이팀 ⓒkonas.net | |
▲ 행사시작 30분 전 지하철에서 행사장으로 들어서는 참석자들. ⓒkonas.net | |
▲ 한 여성 참석자가 태극기와 피켓을 들고 무대쪽으로 향하고 있다. ⓒkonas.net | |
▲ 이 날 행사를 화끈하게 이끌고 있는 사회자. ⓒkonas.net | |
▲ 도로를 넘치고 가게 앞 인도까지 꽉 들어찬 행사 참석자들. ⓒkonas.net | |
▲ 이 피켓이 이 날 문화행사의 의미를 알려주고 있다. ⓒkonas.net | |
▲ "엄마 저도요 - 대한민국, 대통령 할아버지 힘내세요" ⓒkonas.net | |
▲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한 가수 이은하씨와 공연팀들이 참석자들과 함께 '애국가'를 힘차게 부르고 있다. ⓒkonas.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