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막다 다친 전.의경 들에 대한 동정 여론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서서히 힘을 얻고 있다.
애인이 군복무 중인 사람들의 모임인 ‘고무신카페’(cafe.naver.com/komusincafe) 회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우현주씨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9일 “간식거리를 전달하러 시위현장에 들렀다가 억장이 무너지는 모습을 봤다”며 전.의경들의 수난사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그는 “시위대가 전경버스를 끌어내는 과정에서 전.의경들의 눈에 유리조각이 튀어 실명위기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고등학생부터 술취한 노인들까지 전.의경을 코앞에서 모욕하고, 언론에서는 전.의경 수십명이 입원해도 자세한 소식도 들려주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우씨는 “여러분이 말한 72시간 시위에서 그들은 몇시간이나 잠을 청했겠냐”며 “자신이 원해서 그 곳에 있는 게 아닌데도 왜 그들에게 돌을 던져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글을 본 네티즌들은 “마음이 아프고 공감이 간다”며 우씨를 위로했고, 이글을 인터넷 카페 등으로 옮기면서 ‘비폭력 시위’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있다.
전의경 부모모임, 고무신카페 등도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최대 규모의 시위대가 운집할 ‘6.10 촛불집회’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의 대규모 충돌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 현장에 직접 나와 평화집회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에서는 지난 8일 새벽 일부 시위대가 인근 지하철 공사 현장에서 가져온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두르거나 라이터 불에 살충제를 뿌려 화염을 방사해 전.의경 수십명이 다쳤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자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이디 ‘s584440’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촛불시위대의 목적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시민인 전.의경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며 “그들도 시위대와 마찬가지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를 주최하고 있는 광우병 대책회의도 지난 8일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폭력시위 자제를 촉구하는 ‘평화집회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홈페이지에서 비폭력 평화 원칙에 대한 토론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입력 : 2008.06.09 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