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가 5일 오후 7시부터 '72시간 연속 철야 집회·시위'에 들어갔다.
대책회의는 이날 서울시청 건너편 덕수궁 대한문 앞 태평로에서 1만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집회를 열고, 오후 8시20분부터 차도를 점거하고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는 당초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직 북파(北派) 공작원들과 특수첩보 부대원들로 구성된 '대한민국 특수임무 수행자회(HID)' 회원 400여명이 오후 4시쯤부터 HID 전사자 7726명의 위패와 태극기를 서울광장에 꽂아놓고 합동위령제를 진행함에 따라, 이들과의 충돌을 우려해 인근 대한문으로 옮겨 열렸다.
특수임무수행자회측은 "국가가 은폐한 호국 영령들의 희생을 국민이 기억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서울광장에서 행사를 진행한다"며 "6일 오후 5시까지 행사를 할 계획이지만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군복 차림의 회원들은 이날 밤 전사자 위패 앞에서 108배를 하는 등 철야 추모행사를 열었다.
'촛불' 對 '전사자 위패' 5일 밤‘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한 촛불 집회에 참가한 2만여 명이 서울광장 주변 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청 앞 광장은 전직 북파공작원과 특수첩보부대원 등으로 구성된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HID) 회원들이 특수 임무 전사자 합동 위령제를 위해 모신 전사자들의 위패로 가득 찼다. HID회원 들은 6일 오후 5시까지 위령제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대책회의 측은 3일간의 철야 집회를 위해 서울광장 주변에 설치했던 20여 개의 텐트는 그대로 두고 집회와 가두시위를 벌였다. 집회에는 동맹휴업을 결의한 서울대 총학생회와 고려대·서강대·한양대 등 10여개 대학 총학생회, 민주노총과 전국민주공무원노조 등 노동단체들이 대거 참가했다.
집회를 마친 뒤 차도를 점거하고 행진에 나선 시위대는 한때 2만여명까지 불어나 "이명박을 끝장 내자", "이명박은 짐을 싸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숭례문·명동·종각 등을 거쳐 세종로 사거리로 행진했고, 일부 대학생들은 신촌까지 가두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기동대 134개 중대 1만여 명을 동원하고, 세종로 사거리의 교보빌딩 앞에 전경버스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72시간 연속 집회가 시작된 이날, '촛불집회 반대'를 행동으로 나타내는 사람도 늘기 시작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한양대 재학생 이세진(25)씨가 '촛불집회 반대' 1인 시위를 처음 시작했으나, 이날 오후에는 주부 서정애(여·50·인천)씨와 대학생 김지연(여·20·단국대 행정학과)씨, 회사원 이모(29·서울 송파구)씨 등 3명도 같은 장소에서 '촛불집회 반대' 1인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이날 오전 2시40분쯤 서울광장 분수대 옆에서 김모(56·일용직 노동자)씨가 인화성 액체를 온몸에 끼얹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김씨는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가족으로부터 "최근 촛불집회에 계속 참가해왔다" "재개발 지역에 살다가 이주비를 못 받아 불만이 있었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분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