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촛불 vs 북파공작원’ 자리다툼 신경전 / 서울광장서 보훈행사… ‘촛불’은 길 건너로 | ||
---|---|---|---|
글쓴이 | 동아닷컴 | 등록일 | 2008-06-06 |
출처 | 동아닷컴 | 조회수 | 1681 |
다음은 동아닷컴 http://www.donga.com 에 있는 기사입니다.
분야 : 경제 2008.6.6(금) 02:53 편집 |
‘촛불 vs 북파공작원’ 자리다툼 신경전
서울광장서 보훈행사… ‘촛불’은 길 건너로
시위대 “3박4일 지새운다” 시청 주변에 천막
경찰 “낮엔 도심 가두행진 불허” 충돌 우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가 보-혁 세력 간 충돌로 비화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와 보수단체들이 모두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기 때문이다.
5일에는 국민대책회의가 서울광장을 포기하고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양측 간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촛불집회 참가자가 서울광장에서 현충일 전야 추모제를 벌인 특수임무수행자회 측에 항의해 한때 긴장감이 고조됐다.
10일에는 뉴라이트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 단체들이 서울광장에서 ‘법질서 수호·FTA비준촉구 국민대회’를 열기로 해 국민대책회의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집회 장소 갈등=전직 북파공작원과 특수 첩보부대 출신으로 구성된 특수임무수행자회는 5일 오후 7시부터 ‘대한민국 특수임무전사자 합동위령제’를 위한 전야 행사를 열었다.
소속 회원 5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광장을 차지하고 광장 바닥에 북파공작 업무를 수행하다 숨진 영령들의 위패를 세우는 작업을 벌였다. 잔디밭 곳곳에 순직자 7726명의 이름이 적힌 위패가 세워졌고 태극기가 꽂혔다.
이어 오후 7시부터 군복을 입은 회원 400여 명이 릴레이 108배를 올리며 철야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서울광장에서 이날 오후 7시부터 8일까지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집회를 열려던 국민대책회의는 서울광장 맞은편 덕수궁 대한문 앞으로 집회 장소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양측 관계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특수임무수행자회 오복섭 사무총장은 “이곳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줄 몰랐다”며 “이번 추모행사는 현충일을 기념해 동지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것일 뿐 촛불집회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3박 4일 시위 시작=이날 오후 7시 덕수궁 앞에 모인 2만여 명은 ‘고시 철회, 전면 재협상’을 외치며 72시간 철야집회에 돌입했다. 국민대책회의 측은 철야집회를 위해 서울광장 주변에 30여 개의 천막을 세웠다.
이날 집회에는 동맹휴업을 벌인 서울대 등 서울 시내 대학 학생들도 총학생회 단위로 참가했다.
서울대생들은 총학생회 주최로 오후 3시부터 교내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서울대 입구까지 행진한 뒤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서울대 정치학과는 학부생 60여 명의 명의로 “이명박 정권의 아집과 기만으로 일관하는 독선적 행보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학생들은 각 대학에서 교내 집회를 가진 뒤 이날 오후 6시 이화여대에 모여 신촌 일대를 행진하고 합류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중에도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는 철야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국민대책회의는 8일까지 매일 오후 4시 도심 가두행진을 계획하고 경찰에 집회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은 “낮 시간 가두행진은 교통문제를 유발할 우려가 크다”며 대낮 가두행진을 금지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군홧발 폭력’ 의경 사법처리
기동대장 - 중대장 직위해제▼
촛불시위를 진압하던 중 여대생의 머리를 군홧발로 짓밟은 의경이 사법처리된다.
경찰청 감사관실은 1일 오전 2시 반경 서울 종로구 사간동 동십자각 사거리에서 시위 진압 중 서울대 음대 2학년 이나래(21·여) 씨의 머리를 잡아 바닥에 쓰러뜨리고 발로 밟은 혐의(폭력)로 서울지방경찰청 특수기동대 김모(21) 상경을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경찰은 부대원 관리와 현장 지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서울특수기동대장 한모 총경과 김 상경의 소속 중대장인 김모 경감을 직위해제했다.
한편 경찰은 촛불시위에 참가한 여성이 경찰에게 살해됐다는 허위 사실의 글을 올린 혐의로 4일 검거된 최모 씨에게 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심야 촛불집회서 분신 50대 중태
소 키우다 일거리 잃어 고민▼
소를 키우던 일용직 노동자가 광우병 촛불집회에서 몸을 불살라 중태에 빠졌다.
5일 오전 2시 33분경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분수대 옆에서 김모(56) 씨가 페트병에 담아 온 인화성 액체를 자신의 머리와 몸에 부은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소방대는 김 씨를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겼다.
병원에 따르면 김 씨는 2∼3도 화상을 입어 중태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당시 김 씨 주변에는 촛불집회를 마친 40여 명이 모여 있었다.
가족들에 따르면 김 씨는 최근 9개월 동안 경기도 일대 농장에서 소나 개를 키우는 일용직 노동자로 일해 왔으나 광우병 파동으로 일거리가 없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의 부인 문모(55) 씨는 “남편이 최근 한 달 동안 일거리가 없어 놀다시피 하면서 혼자 많이 고민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는 공무집행방해, 공공기물파손죄를 저질러 복역하다 지난해 8월 출소해 보호관찰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버시바우, 광우병 맞짱토론 해봅시다”
서울대 민교협 공식제안▼
서울대 교수들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인들의 과학적 지식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로 했다.
서울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 총무 우희종 교수(수의학과)는 5일 “다음 주 초 토론 제안서를 공식적으로 미국 대사관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교협이 검토 중인 토론 참가자는 광우병 원인물질인 ‘변형 프리온(prion)’ 연구로 명성을 쌓은 우 교수와 미국 축산업전문가인 최영찬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1998년부터 국내에서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 환자 60여 명을 진료해 온 김상윤 서울대 의대 교수 등이다.
우 교수는 “미국 기준이 국제적이라는 것을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한미 쇠고기 협상의 전면 무효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