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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시위 여대생 사망說 유포 40대 검거
글쓴이 동아닷컴 등록일 2008-06-05
출처 동아닷컴 조회수 1812



촛불에 둘러싸인 ‘촛불반대 1인 시위’ 촛불집회 반대 1인 시위를 벌였던 이세진(한양대 신문방송학 4학년) 씨가 전날에 이어 4일에도 서울 중구 태평로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씨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몰려오고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이날 오후 9시 20분경 1인 시위를 중단했다. 김재명 기자촛불시위에 참가한 여성이 경찰에게 목을 졸려 살해됐다는 허위 사실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누리꾼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4일 여성이 전의경에게 목 졸려 살해됐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인터넷에 처음으로 올린 경기지역 모 일간지 기자 최모(47) 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2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의 자유토론방 ‘아고라’에 ‘살인경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란 제목으로 “시위자 체포 과정서 20, 30대로 보이는 여성 시민이 무자비한 전의경의 목졸림으로 현장에서 즉사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최 씨의 글은 이후 인터넷에서 ‘여대생 살인설’로 급속히 퍼졌다.

경찰 조사에서 최 씨는 “쓰러진 사람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못 봤지만 느낌에 여학생 같아서 그런 글을 썼다. 그래서 글의 제목은 ‘살인경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라고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4일 인터넷에는 ‘여대생 사망설’에 이어 시위 참석자가 실종했다는 또 다른 ‘괴담’이 빠르게 퍼졌다. 이날 아고라에 올라온 ‘광주 여대생 실종사건’이란 글은 “방금 동생이랑 피디수첩 보는데 동생이 무심하게 스쳐가듯 하는 말. ‘내 친구 언니의 친구가 촛불시위한다고 서울 갔는데 그 후로 연락이 안 된대’라고 별뜻 없이 말하는데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란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글은 이날 아고라에서만도 수십 개가 복사돼 올라왔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의 시위 진압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촛불시위에 참가한 여대생이 실종됐다면 해당 학생의 가족이나 시민단체들이 가만히 있겠느냐”며 “실종 신고나 수사 의뢰가 들어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적지 않은 누리꾼들 사이에선 이 글이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ID ‘날라리’는 “사망설이 묻혀지는 분위기다. 예전의 이한열 님도 한 달이 지나서야 시체가 발견되었다”고 사실과 다르게 말했다.

ID ‘은빛 여울목’도 “아무리 봐도 냄새가 난다. 국가 차원의 은폐가 자행되고 있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경찰과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부처의 불신이 불러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정운(문화심리학) 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 여가경영학과 교수는 “청와대와 경찰 등 정부 채널에 대한 불신이 누적돼 사실에 관계없이 현장감 있어 보이는 인터넷 정보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폭력진압 경찰’이라며 인터넷에 이름과 사진이 유포된 전의경 3명은 이날 자신들의 신원을 공개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사람들을 찾아달라며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경찰청을 항의 방문해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 30여 명은 이날 오전 11시경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적 촛불대행진 폭력 진압한 어청수 경찰청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또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3500여 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집회가 열렸다. 집회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종로 등 도심에서 1시간가량 거리행진을 한 뒤 오후 9시 30분경 자진 해산했다.

이세형 기자
배태호 기자
신진우 기자

▼서울대 총학 “오늘 동맹휴업”▼

비운동권을 표방해 온 서울대 총학생회가 5일 하루 동안 한미 쇠고기 재협상 등을 관철하기 위한 동맹휴업을 결의하는 등 대학가에 동맹휴업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학생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일 동안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과 장관고시 철회를 요구하는 동맹휴업 여부를 투표한 결과 참가 학생 중 89.25%가 찬성했다”며 “5일 서울대인 동맹휴업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 주요 대학들을 비롯해 전국 대학가에도 동맹휴업을 결의하거나 촛불집회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성공회대 총학생회가 3일 동맹휴업에 들어간 데 이어 고려대와 성신여대도 10일 동맹휴업을 목표로 5일까지 학생 총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보수단체 “서울광장서 맞불집회”▼

뉴라이트전국연합,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성향 단체들은 10일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법질서수호·FTA비준촉구 국민대회’를 열기로 했다.

국민행동본부는 4일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를 위험물질로 왜곡, 과장, 날조한 선동방송이 학생들과 일부 시민까지 속이고, 이들을 촛불광란의 현장으로 불러내고 있다”며 “이제 침묵하는 다수가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집회에는 보수단체 회원 2만여 명(경찰 예상)이 참가해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소시지 시식과 구국기도회 등을 열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같은 날 오후 7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릴 ‘국민무시 이명박 정권 심판 100만 촛불대행진’ 참가자들과 충돌이 예상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