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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100일] '내가 다 안다' 하지말고 통합의 리더십을
각계의 쓴소리 1) 대통령부터 변해야
국정운영의 청사진 제대로 준비 안돼
前정권 인사·정책 잘된 건 이어가야
권대열 기자 dykwo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조선일보가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과 새 정부에 대한 평가를 묻자, 국정 원로 및 전문가 50명은 기다렸다는 듯 문제점과 불만, 충고·주문을 한꺼번에 쏟아 냈다.
1 인사·통합 실패가 모든 문제의 근원
이종찬 전 국정원장은 "경험과 경륜을 갖춘 사람을 써야 할 자리에 아마추어들만 포진시킨 것이 혼선의 출발"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자신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할 기능적 인물들만 기용한 것이 문제란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때 '국민통합'을 핵심 슬로건의 하나로 내걸었지만, 노재봉 전 총리는 "대통령은 정치세력을 통합해서 국정을 끌고 가야 하는데 그 점에서 미흡하다"고 했다. 반대편은 고사하고 자기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제대로 못 지켰다(이원종 전 정무수석)는 지적도 나왔다. 도일규 전 육참총장은 "박근혜 전 대표를 감싸 안아야 한다"고 했고,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명박·박근혜 싸움'을 지금까지 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2 반대 세력 외면하고 협력없다
김우식 전 청와대비서실장은 "전(前) 정권 사람은 안 된다는 식으로 사람을 가려 쓰면 안 된다"고 했다. 제성호 뉴라이트전국연합 대표도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나온 정책도 긍정적인 것은 수용해야 하는데 포용력이 없다"고 했다. '탈여의도 정치'를 내걸고 정치권을 외면하려는 듯한 자세를 보여 야당은 물론 여권내부의 협력을 얻어 내지 못해 민심이반이 가속화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3 혼자 만든 정권이 아니다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10년간 고생해서 보수 정권을 만들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김광웅 전 중앙인사위원장은 "그동안 같이 일했던 참모들을 그대로 데리고 쓰는데 그러면 그게 '서울시장'이지 대통령이냐"고 했다.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이 당선 된 것은 그에 대한 '지지'도 있지만 '좌파정권 종식'과 '경제살리기'에 대한 '염원'과 '기대' 때문인데, 인사 등을 통해 독단적 행태를 보이자 지지층이 급속히 이탈했다는 것이다.
4 대통령실 등 인적쇄신 시급
함성득 고려대 교수는 "고어 부통령이 클린턴 1기 내각에 대해 '우리 백악관은 동네 축구팀 같다'고 한 적이 있는데 지금 청와대가 그와 비슷하다"고 했다. 선수들이 각자 포스트를 지키며 자기 역할을 해야 하는데 동네 축구팀처럼 모두 축구공만 따라 우르르 몰려 다닌다는 것이다. 따라서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김용태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빨리 대통령실과 내각에 대한 전면적인 인사 쇄신을 하고 새로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5 내가 '다 안다' 하지말고 프로를 활용하라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이 대통령의 스타일에 대해 "말수 좀 줄여야 한다. 잘못하면 '말만 하는 정부'가 된다"고 했다. 강봉균 전 경제수석은 "대통령이 '나만큼 경험 많고 많이 아는 사람 있으면 나와 봐'라는 식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정부출범 초 미·일·중 등 주요 국가를 방문하고 오면 대통령 자신이 누구보다 높은 위치에 올라있다는 생각이 들어 국내 정치권과 현안들은 상대하기가 싫어지는 '대통령병'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6 CEO와 대통령은 다르다
대기업 CEO는 효율과 속도중심으로 혼자서 끌고 가며 따라오라는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국가 지도자는 국민여론을 살피고 설득하면서 일을 추진해 나가는 통합형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고계현 경실련 정책실장은 "회사 사장은 이익 창출을 위해 자기 마음대로 하지만 국가는 그러면 안 된다"고 했고, 김종인 전 경제수석은 "기본적인 국정운영의 청사진이 제대로 준비 안 된 것 같다"고 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급할수록 돌아가고 폭진(暴進)하면 안 된다"고 했고, 문희상 전 청와대비서실장은 "국민 의사를 알아내고 거기에 승복해야 한다"고 했다.
<도움말 주신분·50명 가나다순>
▲가상준 단국대 교수 ▲강봉균 전 청와대 경제수석 ▲강원택 숭실대 교수 ▲고계현 경실련 정책실장 ▲권선택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 ▲김광웅 전 중앙인사위원장 ▲김민전 경희대 교수 ▲김수한 전 국회의장 ▲김우식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용태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용호 인하대 교수 ▲김재천 서강대 교수 ▲김정기 한국외대 교수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학량 정치컨설팅 캠스트 대표 ▲김희상 전 청와대 국방보좌관 ▲노재봉 전 국무총리 ▲도일규 전 육군참모총장 ▲문희상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찬욱 서울대 교수 ▲신율 명지대 교수 ▲신현수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 ▲양승목 서울대 교수 ▲양승태 이화여대 교수 ▲양승함 연세대 교수 ▲염재호 고려대 교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 ▲유인태 전 청와대 정무수석 ▲유호열 고려대 교수 ▲이각범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이남영 세종대 교수 ▲이만섭 전 국회의장 ▲이승철 전경련 전무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정희 한국정치학회장 ▲이종찬 전 국정원장 ▲이현우 서강대 교수 ▲제성호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 ▲조일상 메트릭스 대표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 ▲함성득 고려대 교수 ▲함인희 이화여대 교수 ▲허진재 한국갤럽 부장 ▲황태연 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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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100일 쓴소리 쏟아져
"대한민국 사장처럼 군림, 제왕적 대통령 우려"
규모 대폭 줄이고 투명성 강화해야
입력 : 2008.05.29 23:53 / 수정 : 2008.05.30 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