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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쇠고기 고시, 수입위생조건 뭘 담았나
연합뉴스
▲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29일 오후 과천정부종합청사 합동브리핑센터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새 수입조건을 담은 고시를 발표하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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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청사 진입시도하는 농민단체
새로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에 따르면 앞으로 소의 월령에 관계없이 광우병위험물질(SRM)을 제외한 모든 부위가 수입될 수 있다.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였던 기존 수입조건에 비해 크게 완화된 것이다. 수입위생조건 본문에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을 때 우리가 수입을 막을 수 있는 권리가 명시돼있지 않지만, 부칙에 GATT 등 국제법을 원용해 중단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 美쇠고기 수입 규정 담아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장관 고시는 ’가축전염병예방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가축전염병예방법 34조 2항에는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가축방역 및 공중위생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검역증명서의 내용에 관련된 수출국의 검역내용 및 위생상황 등 위생조건을 정하여 고시할 수 있다”고 돼있다.
즉 수입위생조건 고시는 특정 국가의 축산물을 수입할 때 갖춰야하는 검역.위생 수준을 장관이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실제 수출업자 등이 갖춰야하는 검역증명서 내용을 명시하는 행위다.
◇ SRM 빼고 모든 연령.부위 수입
이미 알려진대로 지난달 25일 미국이 강화된 사료금지 조치를 공포한만큼 수입위생조건 부칙 2항에 따라 수입 가능한 미국산 쇠고기의 범위는 ’미국 연방 육류검사법에 기술된 소의 모든 식용부위와 모든 식용부위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확대됐다.
다만 특정위험물질(SRM)과 모든 기계적 회수육(MRM), 기계적 분리육(MSM), 도축 당시 30개월 이상된 소 머리뼈와 등뼈에서 생산된 회수육은 제외된다.
SRM은 용어 정의 부분에서 30개월미만 소의 편도와 소장끝, 30개월 이상 소의 편도.소장끝.뇌.눈.척수.머리뼈.척주(등뼈) 등으로 규정됐다.
위생조건 22조에 따르면 미국 수의당국이 발행하는 수출검역증에는 품명(축종 포함).포장 수량.최종 가공작업장 기재 중량.도축장.식육가공장.보관장 명칭.주소 및 작업장 번호.도축기간 또는 가공기간 등이 표시된다. 연령표시 항목은 없다.
다만 부칙 4항을 통해 수입위생조건 시행일 후 첫 180일동안 T-본 및 포터하우스 스테이크의 경우 미국측이 30개월령 미만의 소에서 생산됐음을 확인시켜줄 ’어떤 표시’를 상자에 부착하도록 했다. 그러나 180일 이후에는 교역과 검사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뒤 계속 표시할지 여부를 미국과 협의해야한다.
또 이번 위생조건에서 언급되는 소는 ’도축 전 최소 100일이상 미국내에서 사육된 가축화된 소과 동물’로 정의됐다. 캐나다 등 다른 나라 출생이더라도 도축에 앞서 100일 전에만 미국에 들어와 길러졌으면 우리나라에 수출될 수 있다.
◇ 美 공인작업장 모두 한국 수출 가능
6조 ’육류작업장 요건’에 따르면 미국 농업부(USDA)의 검사 아래 운영되는 미국의 모든 육류작업장은 한국으로 수출되는 쇠고기 또는 쇠고기 제품을 생산할 자격이 있다.
다만 부칙 3항에 따라 새 수입위생조건 시행일 후 첫 90일 동안에는 한국 정부가 새 작업장 승인이나 이전에 승인 취소됐던 작업장의 재승인에 대한 미국의 결정을 점검 또는 거부할 수 있다.
또 8조는 우리 정부가 한국으로 쇠고기를 수출하는 미국내 육류작업장 중 대표성을 띤 표본에 대해 현지 점검을 실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점검 결과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중대한 위반을 발견했을 경우, 한국 정부는 이를 미국 정부에 통보하고 미국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한다.
◇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단 권리 ’부칙’에
수입위생조건 5조에 따르면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하는 경우, 미국 정부는 즉시 철저한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하고 조사 결과를 한국 정부에 알려야한다. 미국 정부는 조사 내용에 대해 한국 정부와 협의한다.
그러나 광우병 발병만을 이유로 한국 정부가 곧장 쇠고기 수입을 막을 수는 없다. 추가 발생으로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 광우병 지위 분류(현재 광우병위험통제국)에 부정적 변경을 인정할 경우에만 한국 정부는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의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
이 부분이 바로 ’검역주권 상실’, ’굴욕 협상’ 주장의 핵심 근거가 됐던 조항으로, 정부도 지적을 받아들여 고시 기간 중 미국과의 추가협의를 통해 광우병 발생시 수입을 중단할 수 있는 권리를 문서(서한)로 보장받았다.
정부는 이 내용을 부칙 6항에 ’본 수입위생조건 제5조의 적용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GATT 20조 및 WTO SPS 협정에 따라 건강 및 안전상의 위험으로부터 한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했다.
본문 수입위생조건 23조에 따르면 검역 검사 과정에서 SRM이 발견될 경우, 미국 식품안전검사청은 해당 문제에 대한 원인 조사를 실시하지만 해당 육류작업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계속 수입 검역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한국 정부는 해당 작업장에서 이후 수입되는 쇠고기에 대한 검사 비율을 높일 수 있다.
24조에서는 같은 작업장에서 최소 2차례의 식품안전 위해가 발견될 경우, 개선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한국 정부는 수입을 중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작업장에서 중단일 이전에 인증된 쇠고기는 계속 검역을 받을 수 있다.
◇ 등뼈 횡돌기.측돌기도 SRM 간주
추가 협의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약속받은 한국 수출용-미 내수용 SRM 정의 일치 대목도 역시 부칙에 포함됐다. 부칙 5항은 ’미국 정부는 미국내에서 도축되는 모든 소(수출.내수용 불문)로부터 미국 규정에서 정의한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한다. 한국 정부는 수입검역.검사 과정에서 현행 미국 규정에 따른 SRM이 제거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을 발견하면 제23조, 제24조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수입위생조건은 ’30개월령 이상 소의 척추(등뼈)’를 수입할 수 없는 SRM으로 규정하면서도 이 가운데 ’(척추의) 횡돌기와 극돌기, 천추(척추의 한 부분) 정중천골능선과 날개는 제외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부칙 5항을 통해 사실상 횡돌기.극돌기.천추 정중천골능선 등도 모두 SRM으로 정의된 셈이다.
입력 : 2008.05.29 16:01 / 수정 : 2008.05.29 1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