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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 2008.5.29(목) 03:00 편집
李대통령 “경제협력으로 황해를 內海로 만들자”
[사진]이 있었습니다.
“우생순 선수 맞죠?”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오전 베이징 소재 한중 이동통신서비스 개발센터를 방문해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골키퍼 오영란 선수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 대통령, 장샤오창 중국국가개혁발전위 부주임, 전차이지 다탕그룹 회장. 베이징=이종승 기자
■ 원자바오 면담 - 경제외교
방중기간 27억달러 규모 투자협정 체결
양국 異種망 국제영상통화 첫 시연하기도
“北 어렵게 안해… 도와야한다는 생각 불변”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중국 방문 이틀째를 맞아 수행경제인단 조찬, 한중 경제인 오찬 연설, 베이징(北京) 생명과학연구소 시찰, 한중 이동통신서비스 개발센터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경제외교’에 주력했다.
▽원자바오 총리와 세계경제 불안 공동대응 논의=중국 권력서열 3위인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 4위인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의 이날 면담의 주제도 경제였다.
특히 베이징 지질대를 나온 경제관리 출신의 원 총리는 “달러가치 하락과 유가 급등으로 세계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진, 지진해일(쓰나미) 등 자연재해, 기후변화, 생태 문제 등에 대한 공동대응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올라가면 세계경제에 큰 혼란이 올 것 같다”면서 “세계 지도국들이 석유 식량 등의 예측 불가능 사태를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대타협도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양국 간 금융서비스 분야의 진출 방안을 연구할 것을 제안하고, “북한을 힘들게 하거나 어렵게 할 생각 없다. 먼 데 있는 나라도 어려움에 처하면 돕는데 북한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대북 식량지원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중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구축과 관련해 “남북 간에 미칠 영향이 어떨지 모르나 길게 보면 북한에 유익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도 했다.
원 총리는 양국이 전날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와 관련해 “어느 한때 혹은 한 가지 사건으로 변해서도 안 되고 변할 수도 없는 관계가 바로 전략적 관계다. 먼 목표, 먼 시야를 갖고 함께 가는 관계다”라고 규정했다.
▽“황해를 내해(內海)로 만들어 가자”=이 대통령은 이날 낮 베이징 샹그리라호텔에서 한중 기업인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오찬연설회에서 “방중을 통해 실용이 동서고금의 합리적 지혜이며 국제화와 개방사회를 열어가는 실천적 진리임을 다시 확인했다”며 “실용의 시대를 맞아 더욱 적극적인 역내 경제협력으로 황해를 ‘내해’로 만들어 가자”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수행경제인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도 “중국이 세계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것이 우리에게 위협도 되지만 기회도 된다”면서 “관시(關係)보다는 법에 근거한 투명경영으로 중국의 환경 노동 세제 등 기업환경 변화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중 간에는 이번 방중 기간에 SK에너지의 중국 석화합작공장 설립 기본협정 등 8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거나 체결될 예정이며 투자 규모는 27억 달러에 이른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이종(異種)망 간 최초의 국제 영상통화 시연(試演)=이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중관춘 내 ‘한중 이동통신서비스 개발센터’에서 베이징 올림픽에 대비해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핸드볼 국가대표 오영란 선수와 국제 영상통화를 하고 오 선수를 격려했다.
이날 영상통화는 한국이 가장 먼저 상용화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과 중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를 활용한 것으로, 이종망 간에 이뤄진 세계 최초의 국제 영상통화다. 한중 이동통신 서비스 개발센터는 지난해 2월 한국의 SK텔레콤과 중국의 다탕(大唐)이동통신이 공동 설립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속도에 시각차=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한중 간 추진을 검토키로 한 FTA와 관련해 “우리는 계속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고, 중국은 추진한다고 했다”며 양국 간 추진 속도에 대한 견해차가 있음을 인정해 눈길을 끌었다. 이 관계자는 “한국으로서는 한미 FTA가 1번이며 다음으로 유럽연합(EU), 인도와의 FTA다. 중국과는 EU와의 협상을 마무리한 뒤 여러모로 분석하면서 신중히 접근해야 하며, 일본과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천연기념물 따오기 기증=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이 대통령과의 27일 확대 정상회담 때 국제보호 조류로 우리나라가 천연기념물 제198호로 지정해놓은 ‘따오기’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28일 전했다.
베이징=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학교로… 복지시설로… 김윤옥 여사, 하루 4곳 ‘내조 외교’▼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방문 중인 김윤옥 여사는 28일 베이징 시내 교육시설 3곳을 잇달아 방문해 학생들을 격려하고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내조 외교’에 주력했다.
3박 4일의 방중 기간에 김 여사가 이 대통령과 별도로 참석하는 행사는 전날 있었던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류융칭(劉永淸) 여사와의 환담을 비롯해 모두 7개이며, 이 가운데 4개가 이날 하루에 집중됐다.
김 여사는 오전 베이징한국국제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고 5학년생들의 국어시간에는 동화 ‘빵집 아이’를 직접 읽어주기도 했다. 이어 베이징 제1사회복지원을 방문해 노인들의 재활치료에 대한 국가 지원 체계를 묻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고, 중국 무용예술의 산실인 베이징무도학교를 찾아 한국 유학생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오후에는 중국희곡학원을 방문해 경극 수업을 참관하고 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낮에는 한국대사관 직원 부인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국외 생활의 노고를 격려하고 외교관 부인으로서 역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이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분야에서 순방외교를 했다면, 김 여사는 사회 교육 문화 분야에서 양국 간 교류 증진의 저변을 넓히는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 셈.
한편 김 여사는 이날 한국국제학교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도 공무원이니 월급을 받는데 다 내놓고 있다. 3개월 됐는데 월급을 한 번도 못 봤다”면서 “(대통령 월급으로) 치료비가 엄청나게 드는 소아암 어린이나 결식아동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