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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성 지진으로 생긴 호수 붕괴 시작 수만명 대피
연합뉴스
중국 쓰촨(四川)성을 강타한 지진으로 산이 붕괴되면서 형성된 거대한 자연호수 둑이 18일 무너지면서 주민 수만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2차 재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이날 “17일 오후 2시 현재 사망자는 쓰촨성 2만8천389명, 간쑤(甘肅)성 364명, 산시(陝西)성 109명 등 모두 2만8천881명이며 부상자는 19만8천347명”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쓰촨성 일대 지진 피해현장에 매몰된 주민들이 1만여명을 넘어서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대지진으로 인한 최종 사망자가 중국 정부의 당초 추산 대로 5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촨(汶川)현 잉슈(映秀)진에서 주민 57명이 구조되고 베이촨(北川)현 병원건물 더미에서 139시간 만에 생존자가 구조되는 등 생존자들이 잇따라 구조되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국제사회로부터 밀려오는 온정의 손길에 대해 공산당과 국무원을 대표해 지진 구조활동에 이바지한 외국 정부와 국제사회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 재해지역 덮칠 최대 ’뇌관’은 언색호 = 쓰촨성 대지진 피해지역에 만들어진 자연호수 ’언색호(堰塞湖)’가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힘든 주민들에게 설상가상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중국 국토자원부와 쓰촨성 수리청은 17일 지진으로 만들어진 자연호수 언색호가 베이촨(北川)현에 8개, 칭촨(靑川)현 5개, 스팡(什방 方+阜) 등 쓰촨성 일대에 18개에 달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언색호란 화산 용암 분출이나 지진 활동 등으로 산이 붕괴면서 강의 흐름을 막아 형성되는 자연호수로 영원불변의 고정된 호수가 아니라 침식이나 용해 등으로 쉽게 무너져 홍수를 유발할 수 있다.
문제는 이번 대지진 피해지역에 연일 비가 내리면서 호수 수위가 높아지고 연일 발생하는 여진으로 연약한 둑이 갈라지고 있어 주민들이 대지진에 이어 홍수에 매몰되는 2차 재앙의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광위안(廣元)시 칭촨(靑川)현에 만들어진 최대의 언색호가 18일 새벽 5시(현지시각)께부터 자연 붕괴를 시작하면서 물줄기가 터져나가자 하류지역 주민 3만명이 긴급 대피하고 있다.
이 언색호는 둑 높이만 무려 40∼50m에 달하며 평균 수위가 15-18m 정도고 상류 지역까지의 길이가 5∼7㎞에 이르며 저장하고 있는 물의 양이 500만∼700만㎥ 정도인 초대형 자연호수다.
전문가들은 이 언색호의 수위가 3m만 더 올라가면 하류지역 40㎞까지 5m 높이의 물길이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하류지역에 사는 칭촨현 주민 등 3만명의 목숨을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쓰촨성 수리청은 칭촨현과 베이촨현 등에 새로 만들어진 언색호마다 2명 이상의 전문가들을 상주시킨 채 인민해방군의 협조를 받아 정밀검사를 실시하면서 24시간 감시체제에 들어갔다.
쓰촨성 지질광산국은 긴급회의를 열고 쓰촨성 일대 언색호들이 5월 말이나 6월 초에 대부분 붕괴하면서 하류지역을 매몰할 위험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언색호 상류의 물을 빼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쓰촨성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베이촨현 차핑(茶坪) 마을의 저수지 댐이 17일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붕괴 조짐을 보이자 수천명의 주민들이 중상자 46명을 버린 채 고지대로 대피했다.
◇ 지진 생존자들 심리장애 일으켜 = 쓰촨성 지진 피해지역 현지에 파견된 정신과 의사들은 “심리장애를 일으키는 환자 대부분은 현재 의기소침과 분노, 근심, 죄책감, 자기의심, 불면증, 악몽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베이촨현 취산(曲山)초등학교에서 선생님 도움으로 살아난 초등학교 6학년 여자어린이 류샤오화(劉小樺)양은 눈물을 흘리며 대성통곡을 하고 있어 전문가들이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류 양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건물 더미 속에서 학교를 탈출, 집으로 달려갔지만 할머니와 남동생은 이미 숨져 있었고 당시 부모는 류 양을 구하기 위해 학교로 달려가다 사망했다.
중국 위생부 소속 재난 심리치료 전문가인 자오궈츄(趙國秋) 박사는 “현재 이 어린이의 정신상태는 너무나 상처가 커 사랑하는 부모님이 죽었다는 소식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건물 더미 밑에서 구조대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압박 당했을 때 일어나는 전신 장애인 ‘크래시(Crash) 증후군’으로 사망하는 생존자도 생기고 있다.
류샤오화양과 같은 학교인 베이촨현 취산초등학교 4학년생인 환췐옌(范泉 水변에艶 .10)양은 대지진 현장에서 매몰 57시간 만에 구조됐지만 매몰 후유증으로 구조 10분 만에 급사하고 말았다.
환양은 지진 발생 당시 3층짜리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서 시멘트 더미에 갇혔다가 지난 14일 밤 구조대에 의해 발견됐으나 이근 병원으로 옮기려할 때 아쉽게도 숨을 거두고 말았다.
크래시 증후군이 발생하면 근육조직에서 나온 미오글로빈이 요세관(尿細管)을 막아 급성신부전이, 혈액 중 칼륨이 증가해 심장근육 이상으로 부정맥이 생기며 처치가 늦을 경우 사망할 수 있다.
◇ 한국인 유학생 5명 무사 귀환 = 쓰촨성을 강타한 대지진 당시 진앙지 원촨(汶川)현 관광에 나섰다가 고립된 한국인 유학생 5명이 18일 무사히 쓰촨성 성도인 청두(成都)에 도착했다.
백준호(25.톈진외대 4년)씨 등 한국인 유학생 5명은 17일 임시 대피장소였던 원촨(汶川)현 잉슈(映秀)진에서 도보와 뱃길을 이용해 지진발생 지역을 빠져나와 밤 9시께 청두에 도착했다.
백씨는 18일 청두 한국총영사 관저에서 한국인 유학생들을 대표해 지진 발생 이후 구사일생으로 생환한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걱정해주신 부모님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6일 2주일 일정으로 중국 일주 배낭여행을 시작한 이들 유학생은 지난 12일 지진 발생 당시 산에서 굴러 떨어진 거대한 바위로 렌터카가 뒤집어지면서 기사가 숨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들은 차에서 기어나와 2, 3㎞를 마구 달리다 우연히 만난 현지 주민들과 나흘간 피난생활을 하다가 16일 낮 12시께 잉슈진에 도착해 구조활동을 벌이던 중국 인민해방군에 의해 구조됐다.
대지진이 만든 5개의 자연호수 '2차재앙' 경고
중국 쓰촨성서 또 규모 6.1 여진 발생
"뒤집어진 차에서 기어나와 마구 달렸다"
한국 유학생들의 기적같은 지진 탈출기
5일만에 생환 한국 유학생 인터뷰
입력 : 2008.05.18 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