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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 2008.5.9(금) 11:22 편집
박근혜 “복당 입장변화 없어…대표안해”
인터뷰하는 박근혜 전 대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던 중 취재진에 둘러싸여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
"친박 복당, 대통령 생각 들을 수 있을 것"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전격 회동을 하루 앞둔 9일 담담한 표정으로 국회에 들어섰다.
지난달 3월25일 탈당한 측근들의 복당 문제를 제기한 지 47일만에, `신뢰가 깨졌다'고 이미 선언한 이 대통령과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지만 특별히 긴장하는 기색없이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 대한 정면 비판으로 시작해 4.9총선 지원유세 보이콧, 당선된 친박 인사들의 즉각 복당 및 최고위원회 의결 요구 등으로 한달여간 이어진 극심한 갈등의 기색은 적어도 표면상으론 찾아보기 어려웠다.
박 전 대표는 회동이 성사된 계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호주.뉴질랜드 출국 전에 한 번 봤으면 좋겠다는 전갈이 와서 만나게 된 것"이라며 "그전에 특별히 그런 것은 없었고, 이번에 호주 가기 전에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고 해서 보기로
한 것"이라고 간략히 답했다.
또 "(최종 날짜는) 어제 결정됐다"면서, 회동을 수락한 이유를 묻는 질문엔 "아니 대통령이 만나자고 하는데 그러면..."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자제했다.
그는 우선적 현안으로 예상되는 탈당 인사들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선 "그런 이야기도 있을 것"이라며 "특별히 요구한 것은 없다. 대통령이 그 동안 이 문제는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해 왔고, 당이 결정할 문제다. 다만 이번에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그러나 일각에서 거론되는 선별 복당에 대해선 "이미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가 있다. 거기서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일괄 복당 방침을 강조했고, 당대표 제안설에 대해서도 "전부 복당이 되면 당 대표에 나가지 않겠다고 이미 말했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특히 당 대표 문제에 대해선 "이것은 청와대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당원들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도 당의 중요한 문제는 당에서 알아서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분명한 각을 세웠다.
표면상으로는 담담하지만 박 전 대표가 이번 회동에 임하는 각오는 지난 대선 이후 두 차례 이 대통령과 면담과는 사뭇 다르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공천 과정을 거치며 이 대통령과 신뢰관계가 상당부분 손상됐다는 생각이 확고한 상황에서, 복당 문제를 고리로 이 대통령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사실상 마지막 담판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호주.뉴질랜드 출국 직전 회동을 전격 수용했다는 점에서, 복당을 기점으로 불거진 갈등 국면을 더 이상 끌고 가기엔 여론 등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만큼 이쯤에서매듭을 짓겠다는 판단이 섰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밝혔듯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수차례 주장했던 `일괄 복당'을 끝까지 밀어붙여 관철시키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할 것이고, 이 대통령과`국정 동반자'로서 신뢰 관계도 구체적 수준에서 분명한 확인을 받아내고 싶어할 가능성이 크다.
한 핵심 측근은 "지난 두번의 만남이 실패로 끝났기 때문에 이번에는 박 전 대표가 확실히 하려고 할 것"이라며 "현안도 있겠지만 국정 전반에 관한 문제를 이야기할 것이고, 만남 이후에도 진정성이 담보될 수 있는 지를 확인하고 싶어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에선 박 전 대표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등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의제에 대한 사전조율 없이 굳이 회동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한 측근 의원은 "국면 전환용으로 회동을 제안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왜 제안을 받아들였는지 모르겠다"면서 "이제까지 처럼 복당을 약속해놓고 나중에 당에서안된다고 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대정부질문에 참석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공개 일정 없이 이 대통령과의 회동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했으며,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당안팎의 측근들과 일련의 회동을 가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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