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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그룹 "올해 96조 투자… 채용 18% 확대"
대통령 만나 '예상보다 큰 보따리' 풀어
수도권 규제완화 적극 주문
이천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제2 롯데월드 허용도 요청
최유식 기자 finder@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김희섭 기자 firem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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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이 정부의 경제 살리기에 발 맞춰 올해 투자와 고용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대신 정부에 대해서는 서울 잠실 제2 롯데월드 건설을 허용하는 등 수도권 규제와 유통·서비스 분야의 획기적인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28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 합동회의' 자리에서였다.
이 대통령 취임 후 재계와 갖는 첫 모임인 이 자리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4대 그룹 대표를 포함해 주요 그룹 총수 18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각 그룹의 이 같은 투자·고용 계획은 연초 발표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어서 새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합동회의는 기획재정부가 주관했다.
◆올해 30대그룹 투자 100조원 육박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준비해온 파워포인트 자료를 통해 "올해 30대 그룹의 투자가 지난해보다 23% 늘어난 92조8311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삼성그룹이 이날 발표한 투자계획에 따른 투자 증가분(2조8000억원)을 합치면 올해 30대 그룹의 전체 투자액은 95조631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6.7%나 늘어난다.
전경련은 삼성그룹의 올해 투자액을 지난해(22조4000억원)보다 2조6000억원 증가한 25조원으로 추산했으나 삼성은 이날 "24%(5조4000억원) 늘어난 27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30대 그룹 투자 계획은 새 정부 출범 전인 올 1월초 전경련이 공개한 30대 그룹의 투자 계획(89조9000억원)에 비해 5조700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30대 그룹은 호황이 지속되고 있는 전자·조선·철강 분야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은 반도체 8조원, 디스플레이 5조3000억원, 전자 제품·부품 1조2000억원, 조선 1조원 등을 투자하기로 했다. LG그룹도 파주 LG디스플레이의 8세대 라인 건설에 2조12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총 1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철강 분야에서는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 건설과 포스코의 광양 후판공장 증설, 동부제철의 당진 열연공장 등에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다. 조선 분야에서도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STX조선·두산엔진 등이 각각 수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고용도 18.3% 증가로 급반전
30대 그룹의 신규 고용도 지난해보다 18.3% 늘어난 7만7451명이 될 것으로 전경련은 전망했다. 이 같은 고용 계획 역시 지난 2월 전경련이 조사해 발표한 매출액 기준 400대 기업의 올해 고용 전망과 정반대이다. 당시 조사에서 올해 채용 규모를 확정한 161개 기업은 "고용을 지난해보다 6.3%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28% 늘어난 2만500명으로 늘려 잡았다. 이 중 대졸 신입사원은 7500명으로 지난해보다 700명 가량 증가했다. LG그룹은 20% 가량 증가한 6500명, 현대차는 10% 늘어난 4300명의 신규 채용을 계획 중이다.
전경련 고위관계자는 "각 그룹의 투자·고용 계획이 증가한 것은 새 정부 들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면서 기업들이 투자·고용에 적극적인 자세와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반도체 공장 증설 등 8~9건 민원도 제기
투자·고용 분야에서 적잖은 선물보따리를 내놓은 재계는 이 대통령에게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수도권 규제 완화와 서비스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 철폐를 주문했다.
전경련은 이날 경기도 이천 하이닉스반도체 공장 증설과 여주 KCC 판유리 공장 증설 허용 등 수도권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또 공군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서울 잠실 제2 롯데월드 허용도 요구했다. 전경련측은 "에둘러 말하지 않고 각 그룹의 구체적인 민원 8~9건을 모아 직접 제기했다"며 "유통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만큼 제2 롯데월드가 허용되면 규제 완화의 효과가 즉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 : 2008.04.28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