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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 2008.4.25(금) 02:57 편집
“시리아 핵시설에 북한인들 있었다”
지난해 9월 6일 이스라엘 공군이 폭격한 시리아 북동부 핵시설의 폭격 전과 후의 위성사진. 왼쪽은 폭격 한 달 전인 8월 5일에 촬영됐고 오른쪽은 폭격 한 달여 뒤인 10월 24일 촬영됐다. 점선 안의 건물이 없어진 것이 눈에 띈다. 사진 제공 디지털글로브·AP 연합뉴스
WP - NYT “이스라엘이 작년 폭격전 찍은 동영상에 등장”
방북 마친 성 김 과장 “좋은 방문… 본질적 협의 했다”
지난해 이스라엘 공군이 폭격한 시리아의 핵 의혹 시설을 내부에서 촬영한 동영상이 존재하며, 여기에는 북한인으로 보이는 근로자들의 모습과 북한 영변 원자로와 동일한 설계의 원자로가 등장한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마이클 헤이든 국장은 24일(현지 시간) 의회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북한-시리아 핵 협력 의혹 관련 정보를 브리핑할 예정이다.
한편 미 행정부가 그동안 비밀로 유지해온 이 같은 정보를 북-미 간 북핵 신고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시점에 의회에 브리핑하고, 일부 내용이 사전에 유출된 것과 관련해 그 배경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2박 3일간 방북 활동을 마치고 24일(한국 시간) 서울에 도착한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은 “매우 좋은 방문이었고 본질적인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시리아 핵시설 동영상=이스라엘은 지난해 9월 6일 시리아 동북부의 한 시설을 폭격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워싱턴포스트에 “시리아가 ‘알 키바르’라고 암호명을 붙인 이 시설을 촬영한 동영상이 지난해 9월 폭격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이 동영상에 북한인으로 추정되는 근로자들이 등장한다고 밝혔다. 그는 원자로의 연료봉 주입구 수와 외형 등이 영변 핵시설과 같으며 외부시설도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핵 전문가는 “절대 발뺌할 수 없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시설은 완전히 가동되지 못한 초기 단계였으며 우라늄이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두 신문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2001년부터 인공위성에 감지된 이 시설이 핵시설이라는 정보 판단을 내렸으나 미국 측이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자 지난해 여름 촬영된 이 동영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격 직후 시리아 정부는 항의 성명을 발표했으나 곧 불도저로 잔해를 밀어 버렸다.
미 행정부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통해 한국 정부 고위 관리들에게도 이 동영상을 보여 줬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노코멘트다. 민감하다”며 “미국이 그런 상황을 한국 측에 언제 알려줬느냐에 대해 답하기 매우 곤란하다”고 말했다. 다른 외교소식통은 “힐 차관보가 비디오가 있고 거기 나오는 원자로가 영변 것과 아주 비슷하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공개 시점 및 경위 논란=CIA는 의회에 동영상 내용과 관련된 원자로 공사 장면 사진들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CIA의 브리핑 결정 배경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을 경우 외교지원금을 삭감할 것이라는 의회의 압력에 행정부가 굴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핵심 정보 사항을 의회에 브리핑할 경우 그 일부가 외부로 유출될 개연성이 있어 북한의 핵 확산 의혹은 더욱 커다란 쟁점이 될 것이라고 의회 주변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그동안 미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확인을 거부해 왔다.
뉴욕타임스는 ‘국무부 내에서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 근거가 되는 협상이 진행되는 시점에 (대북 협상을 방해하기 위해)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한 강경파가 브리핑을 추진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